[전문가칼럼]아침밥은 왕처럼 먹어야
[전문가칼럼]아침밥은 왕처럼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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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2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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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쌀가공식품협회 이성주 전무이사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이성주 전무이사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이성주 전무이사

‘아침형 인간(Early Bird)’이 좋다고 한다. 초등학교시절부터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배운 분도 많을 것이다. 건강의학적으로도 저녁 10시부터 12시 사이에 수면과 관계되는 멜라토닌(Melatonin)이 많이 생성되므로 이 때 자는게 좋고 아침 일찍 일어나면 식욕, 기억력,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세로토닌(Serotonin)이 분비되는데 이 때 탄수화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난 3월 20일 국회에서 ‘아침 결식률 감소와 쌀 소비를 연계한 학생 아침급식 확대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다. 아이들은 등교하는 동안 신진대사가 이뤄지고 친구들과 함께 할 때 아침식사도 즐겁게 하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한 아침급식사업의 효과가 크다며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우리나라 초등학생 아침결식률은 10%에 달하고 중·고등학생 결식률은 34.6%로 그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의 관찰보고에 의하면 아침을 먹지 않은 학생들은 교문을 들어서기 전에 학교앞 분식집이나 편의점에 들러서 라면이나 오뎅, 청량음료 등을 사먹는다. 아침 결식은 청소년들의 학습능력을 떨어뜨리고 패스트푸드를 대신 섭취함으로써 아동·청소년기의 비만이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만도 2005년 3조원 가량이던 것이 2018년 11조 5천억 원에 육박한다 하니 이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아침밥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고 직장인들은 업무능력이 향상되며 학생들의 학교성적이 오른다는 것은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서 밝혀낸 사실이며 우리나라 농촌진흥청도 매일 아침밥을 먹은 학생들의 수능점수가 아침밥을 거른 학생들보다 평균 20점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예부터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는 말이 있다.아침식사야 말로 균형있는 식단으로 차려서 충분히 잘 먹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대부분은 거꾸로 아침을 거지처럼, 저녁은 혈기 왕성한 왕자처럼 폭식을 한다. 식습관이 중요하며 어려서부터 올바른 식습관을 가져야 평생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 학생들에 대한 아침급식에 힘을 쏟는 이유이다.

정부는 2013년부터 958개 학교, 56만 6천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쌀을 중심으로 하는 식습관 교육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급식과 쌀가공식품을 간편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침급식사업이 시범사업을 넘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인력과 예산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만, 인력과 예산을 절감하는 방법이 있다. 아침을 간편하게 준비할 수 있는 쌀가공식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밥과 부식재료(생선, 채소, 육류, 과일 등)를 조합하여 한 끼의 식사로 손색이 없도록 영양가도 높이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가공비빔밥이나 끓이기만 하면 되는 간편조리식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며, 학교가 요구하는 레시피대로 외주 조달이 가능하다. 지난 5월 21일부터 5월 24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쌀가공식품산업대전에서도 더욱 진화된 HMR(가정간편식) 식품 등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아침급식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아침 급식은 학생들의 건강과 학업증진을 위해 추진하는 것인데 마치 쌀의 소비를 위해 추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한 토론회장에서의 한 방청객의 얘기도 새겨보았으면 한다. 농업을 살리고 농업인을 위해 단체급식을 이용하는 명분은 더 이상 메아리가 크지 않다.

쌀 소비를 위한 아침급식활동을 내세우기에 앞서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건강과 능률 향상을 위해 아침밥 먹기 운동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접근할 때 일선 학교와 관계부처의 공감도가 높아지고 지속성도 생기게 될 터이며, 이를 통해 자연적으로 쌀 소비는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침급식사업을 시행하는데 있어서도 보다 학생과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