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쌀 맥주, 맛은 ‘굿’ 농가 수익성은 ‘배드’ 
우리 쌀 맥주, 맛은 ‘굿’ 농가 수익성은 ‘배드’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6.1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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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높게 책정되지만 수확량 절반 수준
농가, 수확량 높은 맥주용 쌀 품종 원해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최근 맥주의 주원료로 사용하던 외국산 맥아 대신 우리 쌀을 넣은 ‘쌀맥주’가 나와 쌀 소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맥주용 쌀 품종의 수확량이 기존 쌀보다 현저히 낮아 농가 소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촌진흥청은 서울벤처대학교대학원, 산업체(바네하임, 국순당)와 공동 연구를 통해 우리 품종 쌀을 30∼40% 넣은 쌀맥주를 상품화했다. 원료로는 ‘설갱’, ‘한가루’ 등 연질미와 ‘도담쌀’, ‘큰품’, ‘흑진주’ 등 기능성 품종을 사용한다. 

이 중 ‘설갱’과 ‘도담쌀’ 은 산업체와 지역 농가가 계약재배를 통해 쌀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또 쌀의 당화를 돕는 액화 과정을 추가해 고유의 향과 부드러움을 더해 맥주 본래의 맛을 살렸다. 이렇게 개발한 우리 쌀 맥주는 차별화된 맛과 품질로 출시 전부터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맥주용 쌀 품종의 수확량이 기존 쌀과 대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1ha 재배 시 맥주용 쌀 품종의 경우 3톤을 생산할 수 있지만, 일반 쌀은 5.5톤이 생산된다. 계약을 맺은 농가로부터 맥주용 쌀 품종을 구매할 때 10% 정도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지만, 수확량 자체가 절반 가까이 줄어 농가 수익도 결국 줄어든다는 것. 

충북의 한 농가는 “맥주용 쌀 가격을 높게 책정하더라도 기본 수확량이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어 경제성이 없다”며 “쌀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돼 쌀 수급조절과 수입대체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수확량이 높은 쌀이 개발될 때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농진청 관계자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쌀 맥주용 품종으로 소량 재배되고 있으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며 “아직은 농가에 권장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