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기농업학회 하계 학술대회] 생태농업으로 농정 기틀 바뀌어야
[한국유기농업학회 하계 학술대회] 생태농업으로 농정 기틀 바뀌어야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6.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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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플랜·농업환경보전·식생활교육’ 키워드
공익형 직불제 정착 기반 생태농업 논의

친환경인증 면적 2018년 4.9%→2022년 8%

학교·군·관 등 공공소비 확대로 생산 견인

생태환경보전 인식…국민공감대 형성부터

공익형직불 성공 농업환경보존사업 조기 정착에 달려

김영재 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이 축사 하고 있다.
김영재 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이 축사 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생태환경 보전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고민해 보는 장(場)이 열렸다.

한국유기농업학회(회장 윤주이)는 지난 20일 단국대학교 천안 캠퍼스에서 ‘생태환경 보전과 건강한 먹거리’를 주제로 ‘2019 하계학술대회’를 갖고 건강한 먹거리의 생산 기반인 깨끗한 생태환경과 이를 실천하는 유기농업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대주제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생태환경 보전을 위한 공익형직불제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선정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황민영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상임대표의 ‘생태환경과 건강한 먹거리, 그리고 식생활교육운동’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으로 시작된 이날 대회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선 ‘생물다양성 보전정책의 변화:생태계서비스직불제 도입과 추진방향’(국립생태원 생태평가연구실 주우영 박사),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도입과 향후 제언‘(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임영아 박사), ’농업생태환경프로그램과 농민의식변화‘(충남연구원 이관률 박사) 등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2부에서는 최낙현 농림축산식품부 친환경농업과장이 ‘공공소비 확대를 통한 친환경농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아울러 ‘건강한 먹거리 공급을 위한 지역 푸드플랜 구축방안’(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정은미 박사), ‘친환경 음식육아 사례와 식생활 교육의 의의와 과제’(한살림서울식생활교육센터 김영연 박사) 등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종합토론에선 김호 단국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태영 경상대 교수, 강용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 위원장, 임정빈 서울대 교수, 전량배 충남 친환경농업협회장, 최덕천 상지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한국유기농업학회는 1991년 유기농업의 이론과 정책 및 역사를 연구하고 이를 널리 보급해 유기농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한 학술단체다. 현재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분야의 연구자와 현장 친환경유기농업 실천농가, 소비자 등 약 60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윤주이 유기농업학회장은 “오늘 학술행사가 생산적인 토론을 통한 지식공유의 장이 되어 깨끗한 국토환경을 보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생태환경보전 농정시대로의 대전환을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재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현장의 친환경농업인과 윤리적이고 건강한 소비를 이루는 소비자에게 구체적인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생태농업으로 농정의 기틀이 바뀌고 환경친화적인 생산 확대와 건강성을 담보하는 가공과 유통, 소비를 통해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보장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친환경농업 진영은 지난해 12월 18일 ‘생태환경 보전과 건강한 먹을거리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에 기여하는 친환경농업 2030 혁신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이는 친환경농업의 근본적인 가치와 역할을 사회가치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관률 충남연구원 박사가 주제발표하고 있다.
이관률 충남연구원 박사가 주제발표하고 있다.

 

농민의식 변화 과정 눈여겨봐야
로컬푸드도 전문성 갖춰 고객 확보를

농업생태환경프로그램 완료 이후에 사업에 참여한 농민들의 도농교류 및 직판·직거래에 대한 의식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보완이 요구된다.

이관률 충남연구원 박사는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충남도에서 보령 장현마을과 청양 화암마을 2곳을 대상으로 추진한 농업생태환경프로그램 시행 전후의 농민의식변화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업은 2016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추진됐으며 사업시행 이전, 시행 중간, 사업 완료, 사업 완료 이후의 4개 시점에서 농민의 의식변화 실태를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사업 시행과 함께 농민의식이 향상되는 영역은 계절에 맞는 다양한 농작물·농약을 안 쓰는 농작물 재배, 논밭에 다양한 생물 서식, 농업생태환경 보호 경작 등 4개 영역으로 나타났다. 사업완료 시점에는 깨끗한 마을환경 조성에 대한 의식이 향상됐으며 사업완료 이후에는 마을에 다양한 동식물 서식과 마을공동체 의식이 향상됐다. 토종종자 재배 및 재배의사에는 의식변화가 없었다.

이관률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을 근거로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향후 연구에선 농민의식변화가 이뤄진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성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한 먹거리 공급을 위한 지역 푸드플랜인 로컬푸드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정은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소량 다품목을 취급하는 특성상 농산물 수집과 분산이 복잡하고 유통비용 등이 발생하는데 그에 비해 수익성이 적다.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지역사회라 해도 다 팔리지 않아 경영능력 있는 전문가를 두는 등 전문성을 강화해 사업적으로 지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로컬푸드가 일반소매업체의 판매방식을 답습하면 로컬푸드의 성격이 매몰된다. 지역의 먹거리, 팔 거리, 볼거리 등과 연계해 대형마트 가는 소비자들을 붙잡을 수 있는 전략이 중요하다. 이게 농업의 6차 산업이다”라고 제언했다.

최낙현 농식품부 친환경농업과장은 앞으로 친환경농업 육성 방향은 공공소비가 생산을 견인하는 체제로 갈 것이라고 제시했다. 최 과장은 “친환경농산물의 소비 확대는 생산 확대를 촉발한다”며 “친환경 학교급식 확대, 군대 친환경쌀 공급확대와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은 최근 3년간 정체돼 있는 친환경농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2018년 4.9%인 친환경인증 재배면적 비율을 2022년 8%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호 단국대 교수를 좌장으로 열린 종합토론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김호 단국대 교수를 좌장으로 열린 종합토론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토론회에선…]

김태영 경상대 교수 : 지자체에서도 마을개선사업 하면서 공익형 직불제를 시행한다고 말씀들 많이 하시는데, 공익형 직불제와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은 구별해야 한다. 또 환경평가의 계량화가 어려운 만큼 공익형 직불제의 지불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강용 위원장 : 푸드플랜이 됐건, 어떤 사업이 공공성에서 출발했다가 사유화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대안을 세웠으면 좋겠다. 그런 맥락에서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의 농민 의식변화에 대한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나중에 잘 되지 않는다는 비판 속에서 제도 취지가 희석되는 일을 예방했으면 한다.

임정빈 교수 : 건강한 먹거리와 생태환경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먼저다. 정책방향도 중앙정부 주도형에서 중앙·지방협력형, 지방자율형 등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야 한다. 유아, 청소년에 대한 식생활교육이 사실 농업교육이다. 교육 과정에서 농업농촌,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된다.

전량배 회장 : 생태환경보전의 필요성을 농민들 스스로 이해 못하고 설명을 못하는데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밑에서부터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해 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담당 공무원이 2년을 못 가 바뀐다. 정책적으로 지속성을 갖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최덕천 교수 : 푸드플랜의 주체인 지역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들에 대한 연구와 정책, 인력육성을 해야 한다. 학자들도 유기농업이 갖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개발에 나서 정책에 반영하고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포스터 발표] 미생물 농법 이용 유기쌀 생산

식미 좌우 윤기치, 유기재배에서 높아

전남대 농화학과 친환경농업연구소 서동준, 차광홍, 최승희, 김길용, 정우진

전남 나주시 공산면 소재 친환경 광역단지(100ha) 내에서 일미벼에 미생물 배양액을 처리해 유기재배와 관행(일반) 재배 간의 수확량과 병해충을 조사하고 그 효과와 적용 가능성을 검토했다.

2018년 5월 초 시비처방서에 맞춰 유박을 10a당 140kg 처리했다. 볍씨는 60℃에서 10분 동안 온탕소독했고 5월 중순에 상자당 80~100g을 파종했다. 이때 유기농자재인 바구미입제를 사용해 벼물바구미를 예방했다. 온실에서 기른 모는 6월초에 3.3㎡당 50주(유기재배), 60주(관행재배)를 기계이앙으로 모내기했다. 제초는 우렁이(치패)를 10a당 1.2kg 사용했고 병해충 방제 및 생육 증진을 위해 젤라틴-키틴분해미생물(GCM)을 총 4회(7/17, 8/13, 9/4, 9/20) 광역분무기를 이용해 살포했다.

벼 생육조사 결과 2018년 8월 조사한 초장은 약 68~73cm였으며 분얼 수는 약 16~22개였다. 9~10월에 조사된 간장의 길이는 약 6167cm였으며 수량구성요소인 이삭 수는 약 18~20개였고 이삭 길이는 14~15cm였다.

유기재배 농가의 물바구미 피해주수는 20주당 약 1.3~2.3 주수이며 물바구미 발병주율은 6.6~13.3%였고 문고병 이병경률은 8~30.6%를 보였다. 관행재배를 대조구로 해 유기재배농가의 수량을 분석결과, 관행재배에서 약 1.3g의 현미 천립중이 높게 나타났으며 유기재배는 관행재배보다 약 6.3% 감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유기재배 농가들의 수량을 관행재배와 비교한 수량지수에서는 약 93.7~100.4%의 수량지수를 보였다. 벼 품질 조사결과 식미를 좌우하는 윤기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유기재배에서 높게 조사되었다. 유기재배 농가들의 소득은 2007년에 비해 10a당 약 13만원 증가한 약 74~78만원(10a)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