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작물 재배 성공-④논타작물 재배 앞으로 이렇게
타작물 재배 성공-④논타작물 재배 앞으로 이렇게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6.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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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밭작물 경쟁력 강화 위해 노력”

지난 2017년 쌀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쌀값이 역대 최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2018~2019년 논에 쌀 이외 작목 생산을 유도하는 생산조정제로 타작물재배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5만ha를 목표로 추진됐던 타작물재배는 3만7000ha에 그쳤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 쌀값은 올랐고 타작물재배를 선택한 농가에서는 재배기술과 판로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정된 몇 품목에서는 성공적인 전환을 이뤘다는 소식도 속속 전해진다. 이에 본지에서는 타작물재배 품종과 기술 등을 소개해 타작물재배 농가의 선택과 지속성을 도와본다. 

글 싣는 순서

타작물 재배 성공

①국산 품종이 ‘인기’
②‘물 관리’ 기술 여기에
③생산단지-가공을 잇다
④논타작물 재배 앞으로 이렇게

 

 

[밭작물 관련 연구 방향은]

‘기능성’ 함량 늘린 품종 밭작물 개발
‘이앙기 파종’ 가능 밭작물 연구 추진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에서는 생산성과 함께 기능성 함량을 늘린 밭작물 품종을 개발하고 기계화가 미흡한 파종과 수확, 재배까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국산 밭작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태정 연구관.

하태정 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 밭작물개발과 연구관은 “수량성에 기능성을 더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현재 밭작물개발과에서는 내습성 콩 품종과 유전자를 찾아내는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습성이 강한 품종을 육성하는 게 최종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재해와 돌발 병해충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웰빙 등 건강에 좋은 식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악한 품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하태정 연구관은 “시장 조사에 의하면 국산 농산물에 대해 수입산과 비교해 2배 이상 가격 차이가 발생하더라도 구매하겠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기능성과 안정성을 가진 국산 품종 육성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깨에 대해 수량성과 함께 기능성 성분인 리그난 함량을 높이는 방향의 육종, 들깨는 오메가 3 지방산을 늘리는 방향의 연구를 추진 중”이라며 “땅콩기름은 오메가-9 올레산이 83%까지 높은 품종이 개발돼 있다. 올리브유 올레산이 73%인 것과 비교해도 높은 함량을 갖고 있다. 간식용 먹거리 땅콩이 아닌 기능성 식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조제 처리…밭작물 수확을 쉽게

한원영 연구사.

한원영 남부작물부 생산기술개발과 연구사는 “밭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물관리, 기계화, 다수확, 작부 체계 등 4가지가 중요하다”라며 “침수피해는 가장 중요하다. 밭은 경사가 있어 물빠짐에 유리하다. 하지만 논은 그렇지 못하다. 수직으로 배수되는 부분이 적어 습해와 침수피해에 따라 논재배의 형태가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논콩 재배가 80% 이상이다. 지하수위 제어시스템을 통해 가물 때 물을 쓸 수 있는 부분을 실험 중”이라며 “올해부터 옥수수에 지하수위 제어시스템을 적용하고 더불어 양분을 관리하는 것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생산기술개발과에서는 개발된 기술에 대해 설치비용 등 경제성 분석을 통해 기술을 확립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콩, 팥, 참깨, 들깨, 땅콩, 조, 수수, 기장의 기계화를 연구하고 있는 한원영 연구사는 “그동안 파종과 수확에 초점을 맞춰 기계화를 추진했다”라며 “앞으로 원예작물처럼 밭작물에서도 공중 육묘가 가능한지 실험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조, 기장 등을 벼 육묘상자에 씨를 뿌려 벼 이앙기 가지고 이앙할 수 있는 기술도 실험할 계획”이라며 “콩, 참깨에 콤바인 수확을 쉽게 하도록 건조제 처리 수확 등의 실험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태정 연구관은 “타작물로 선택하는 소면적 작물은 가격변동 폭이 재배면적에 따라 크게 변한다”며 “팥 같은 경우에도 시기에 따라 kg당 3000원에서 1만원으로 오르내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재배시 이렇게 등락 폭이 크면 농가는 계약한 업체가 아닌 일반 시장에 판매를 하기도 한다”며 “계약재배를 통한 지속가능한 농업모델을 이루기 위해서는 농가와 업체의 신뢰 관계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농가에 당부를 전했다. 

 

[논 타작물 이 품종 어떤가요?]

기능성이 풍부한 들깨 ‘들샘’·‘들향’
기능성 품부 로즈마린산·루테올린
항산화 기미·주근깨 노화 방지로

들깨는 우리나라 대표 유지작물이자, 예부터 우리 생활에서 늘 가까이 이용되어 우리의 건강을 지켜온 양념이다. 오메가-3계열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식물성 유지 중 가장 많이 들어있어 들기름으로 소비가 많이 되고 있으며, 들깻잎은 신선 잎채소로 사랑받고 있다.

들깨는 용도별(종실용/깻잎용)로 재배방법이나 산업이 전혀 달라 품종부터 달라야 한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용도별 들깨 품종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 육성된 종실용 품종 ‘들샘’과 ‘들향’을 추천했다.

‘들샘’은 지난 2013년에 육성된 품종으로 농촌진흥청 주최 ‘제4회 우리 농산물 이름짓기’에서 최우수에 선정돼 지어진 이름으로 ‘들에 샘솟듯 수량과 기름이 많이 난다’라는 뜻이다. 

수확 시기는 성숙기가 10월 8일로 기존 품종과 비슷한 시기에 수확할 수 있다. 6월 중하순경 파종했을 경우, 경장이 134cm이고, 화방군수가 77개로 많다. 1000립의 무게는 3.4g으로 ‘새엽실(5.2g)’ 대비 가벼우나, 종자 껍질이 연하고, 진갈색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들샘’의 지방함량과 착유율은 각각 42.7, 39.4%로 높으며, 미백효과가 있는 루테올린은 133㎍/g으로 ‘새엽실(7㎍/g)’ 대비 높은 함량을 가지고 있다.

‘들향’은 2016년에 육성된 품종으로 가장 큰 특성으로는 밀삭형 화방과 소분지 초형이다. 화방군당 삭수가 52개로 표준품종(34개) 대비 18개 더 많은 밀삭형이며 분지는 12개로 새엽실들깨(16개)에 비해 적다. 종자의 1000립 무게는 2.4g으로 소립종이며 종자의 색은 회백색이며 껍질이 부드럽다. 

‘들향’의 지방함량과 착유율은 각각 44.9, 34.7%로 높으며 항암, 치매예방 효과가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의 함량은 63.2%로 나타났다. 항산화 및 항치매 효과가 있는 로즈마린산은 1592㎍/g 들어 있다. 들기름 용도 이외 통들깨용으로 적합하다.

이명희 식량원 남부작물부 밭작물개발과 연구사는 “‘들향’은 들기름 내에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어 들기름으로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다”며 “기름 이외 들깨에는 다양한 생리활성을 가지는 기능성 성분이 많다. 대표적으로 로즈마린산과 루테올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즈마린산은 주로 박하, 스피어민트, 로즈마리와 같은 허브식물에 함유돼 있으며, 항바이러스, 항치매, 항산화 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종자에도 많지만, 잎에도 많으며 잎의 경우 로즈마리보다 약 7배 많다”고 말했다. 

한편 루테올린은 항암 및 항염증 활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기미․주근깨 생합성 주요 효소인 티로시나제 (tyrosinase) 활성을 억제하여 피부의 미백활성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 들깨를 들기름이외 강정이나 칼국수 양념 등으로 통들깨로 섭취하면 기능성 성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어 건강에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