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용 쌀 공급량 예측 가능해졌다
가공용 쌀 공급량 예측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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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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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이사
이성주 한국쌀가공협회 전무이사
이성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이사

정부는 지난 6월 13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추진할 제2차 쌀가공산업 육성 5개년계획(이하 2차 5개년계획)을 발표했다. 본 계획은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거 매 5년마다 수립하는 중장기계획으로 향후 쌀가공산업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구체적인 추진과제와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아왔다.

2차 5개년계획의 최종(2023년)목표는 매출액 7조원, 가공용 쌀 소비량 63만톤(주정용 제외)으로 설정했으며 수출은 1억 7천만$, 신규 일자리도 약 3,900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핵심 추진과제를 요약해서 살펴보면 첫째, 시장에서 통하는 유망제품을 육성하여 내수진작은 물론 전략 수출국에 대한 수출을 집중지원하고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쌀가루산업을 육성하는 등 미래유망분야 발굴을 지원한다.

둘째, 산업 혁신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원료쌀의 안정적 공급방안, 시설 및 경영개선, R&D 및 전문인력 육성, 정확한 통계 및 정보제공에 힘쓴다.

셋째, 수요기반 확대를 위해 특히 군·학교 급식 등 대규모 공공수요를 촉진하고 유통채널 확대와 소비홍보를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2차 5개년계획의 골자는 2018년 초부터 관계기관 전문가와 쌀가공식품제조업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특히 정부의 가공용쌀 공급계획을 중장기적으로 예측가능하게 밝혔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크다.

처음 정부의 가공용 쌀 공급정책은 미질이 나빠진 재고미를 처분할 목적 위주로 출발하였다. 가공용 쌀이 정부의 재고량에 따라 단기적으로 공급되다보니 식품원료쌀로서의 안정성이 결여되어 소비확대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공용쌀의 품질고급화는 물론 쌀가공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원료쌀의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2차 5개년 계획에 의한 연도별 가공용쌀 수요·공급 예측 물량(단위:천톤)
2차 5개년 계획에 의한 연도별 가공용쌀 수요·공급 예측 물량(단위:천톤)

더구나 상당한 재정지출이 예상되고 미래의 불확실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향후 5년간의 연도별 정부양곡 공급량을 미리 제시했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자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물론 현장의 요구가 100% 반영되지는 못했지만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량을 확보하고 미래예측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정부의 가공용쌀 공급에 따른 정책효과도 훨씬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가공용 쌀에 대한 정부의존도를 점차 낮추고 민간에 의한 자생력을 키워 나가는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공용쌀 재배농가에 대한 직불금 지원 등 제도적 지원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또한, 최근 정부양곡재고량이 감소함에 따라 가공용쌀 공급정책도 변화할 것이란 관측이 있는데 이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어야 한다. 정부양곡은 사료용이나 주정용에 앞서 당연히 가공식품용으로 우선 공급되어야 한다. 동시에 식품원료용 쌀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공급가격에 대한 안정성과 예측가능성도 중요하다.

향후 2차 5개년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책담당자의 일관된 의지와 함께 예산 확보가 뒷받침 되어야함은 물론이다. 이를 통해 쌀가공산업이 활성화됨으로써 가공식품용 쌀 소비량도 정부가 목표한 63만톤을 훨씬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