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쌀 5만톤 대북 지원 결정
정부, 쌀 5만톤 대북 지원 결정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9.06.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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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한다vs묵묵부답… 농민 마음 들었다 놨다
국내 쌀값 상승 영향은 ‘미비’
적정량 지원, 수급조절은 기대해볼 만해
지속적 대북지원 국민적 공감 관건

(한국농업신문=박우경 기자)북한의 식량 지원 요청에 따라 정부가 쌀 5만톤을 지원한다고 밝힌 가운데 쌀값 상승에 대한 농가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쌀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대북 지원사업 자금인 800만 달러 공여를 추진을 최초로 발표하면서 14년간 정지됐던 대북 쌀 지원이 다시금 추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농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됐다.

이로 인해 쌀 수급조절을 위한 타작물 재배의 참여도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지난해 대비 쌀 생산면적은 0.9%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4일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대북지원에 대한 국민여론이 악화돼 통일부 대변인도 대북지원에 관해서는 “추진 중이다”, “말씀드리기 곤란한 상황이다”라고 일축시켜 농업계에서는 대북지원이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 10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 지상파 방송에서 대북 쌀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대북 쌀 지원에 대한 가능성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후 지난 19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구체적으로 5만톤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농민들을 중심으로 쌀값 상승을 전망하는 기대 심리도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17년산 재고미 5만톤 지원으로 국내 쌀값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쌀 재고는 122만톤으로 적정 재고인 80만톤에 비해 42만톤이 초과되고 있는 상황,  그 중 5만톤의 재고 소진이 국내 쌀값에 영향을 미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이번 대북 지원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대북 지원은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이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진행한 것처럼 장기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면 국내 쌀의 수급안정에 분명 도움은 되겠지만 대북 지원 자체가 수급안정을 위한 방법처럼 해석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북 쌀 지원과 관련해 긍정적인 분위기인 농업계와 달리 대북 쌀 지원에 대한 국민 여론의 찬반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어, 지속적 대북 지원을 위해서는 국민의 공감을 끌어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 47%는 대북 쌀 지원 ‘반대’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14일~16일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대북 지원 관련 인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항목에서 '최근 유엔 산하 기구가 북한이 식량 부족 사태에 처했다고 밝혔는데,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47%의 응답자가 ‘지원하지 말아야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야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1%로 집계됐으며 응답을 거절하거나 ‘모른다’라고 답한 비율은 9%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는 지난달 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하노이 회담 결렬 등 대외적인 원인과  함께 대북 쌀 지원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도 국민들의 인식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북한에 쌀을 지원해왔으며 대북지원을 목적으로 시장격리를 추진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이 공공연히 유포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대북 식량 발표를 통해 “17년 산지쌀값이 20년 전 보다 낮은 상황에서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해 불가피하게 시장격리를 추진한 것”이며 “대북식량지원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국민의견 수렴 등 필요한 국내적 절차를 거쳐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1995년 대북지원 당시 13600대 차량과 18척 선박 등이 동원된 점을 감안하면 비공식적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실제 대북 쌀 지원이 인도적 지원이 아닌 정치적으로 필요에 의한 지원이라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급안정 지원 아닌 ‘인도적 차원 지원’

김명환 GS&J 인스티튜트 원장은 “사실이 아닌 부분들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며 “정치적 사안을 배제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지원을 접근해야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권태진 박사는 역시 “대북 지원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런 오해를 막기 위해선 시작도 중요하지만 쌀이 북한에 들어간 이후 어떻게 나눠지는 지에 대한 체크가 분명하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지원되는 5만원톤은 세계식량계획(WFP)를 통한 지원으로 우리나라는 선적항구에서 WFP 인계 시까지 운송을 담당하고 이후 WFP에서 분배지역까지의 절차를 담당하게 돼 쌀 지원에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