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농어촌 상생기금’을 찾습니다
실종된 ‘농어촌 상생기금’을 찾습니다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7.03 0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부국장) 농업계가 난리다. 쌀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한창 출하중인 양파, 마늘이 남아돌아 아우성이다. 지난 겨울에는 배추가 넘쳐 농가들 한숨에 땅이 꺼졌다. 매년 모자라던 보리도 2년 연속 풍년이 들어 처치 방법을 놓고 고민중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쌀 수급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정부는 농가에 지원금을 줘가면서 논에 타작물을 심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시원찮다. 작년 목표면적 5만ha 중 3만7000ha가 모아졌던 타작물 재배 신청면적은 올해는 5만5000ha 중 3만3000ha에 그쳤다. 이마저도 이행점검에서 훌쩍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작년에도 타작물을 정말 심었는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현장 점검을 나갔을 때 2만6000ha로 내려갔었다. 타작물 재배가 잘 안 되는 것은 돈 때문이다. 정부가 주는 지원금이 쌀농사를 지었을 때 소득보다 적기 때문에 농가들로선 참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양파는 재배면적이 소폭 줄었지만 기상 호조로 사상 최대의 풍작을 기록했다. 정부는 재배면적이 줄었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3월 농업관측만 믿고 있다가 낭패를 봤다. 마늘은 작황도 좋지만 재배면적도 늘어 올해 예상생산량은 37만t으로 평년 대비 6만t이나 많다.

정부와 지자체, 농협은 부랴부랴 산지폐기 등 시장격리에 나섰지만 가격이 반등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농산물 생산량이 수요량보다 많아 산지폐기의 악순환을 거듭하는 것은 통계의 비정확성과 함께 해마다 지적 대상이 됐다. 농산물 유통을 관장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등에 따르면 기후온난화와 저장기술의 발달로 농산물 공급과잉 시대가 도래했다. 모자람을 걱정하는 시대는 한참 지났다는 얘기다.

기온도 올랐고 저장기술도 발달했지만 또 하나 빠진 게 있다. 사실 과잉공급의 근본적 원인은 수입개방에 있다. 이럴 걸 대비해 만들었던 게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이다. FTA(자유무역협정)로 이득을 보는 수출기업들이 이익의 일부를 보태 상대적인 피해를 보는 농어촌을 도와주자는 의미에서 2017년 출발했다.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출범 2년이 넘은 2019년 6월 현재 조성된 기금은 576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농업농촌에 대한 기업들의 무관심이 확연히 드러난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릴 셈인가. 농어촌상생기금 출연을 자발적인 참여에서 의무로 전환해 강제 이행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