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매년 반복 공급과잉 악순환 끊어야"
[인터뷰] "매년 반복 공급과잉 악순환 끊어야"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9.07.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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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한국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 수석부회장

(한국농업신문=박우경 기자)전국 마늘 재배면적의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서마늘 주산지로 알려진 경남도 창녕군 이방농협의 지난 1일 경매가격은 1500원~1600원(상1kg 기준)으로 거래됐다. 같은 품질이 지난해 2700원, 하반기 최대 3500원까지 형성된 것에 비하면 대폭 하락한 가격이다.

지난해 겨울 배추 가격 폭락 등 산지채소의 공급과잉 가격폭락 문제가 여러 차례 맞물려 발생하면서 농민들은 사전적·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경남도 창녕군에서 8000평 규모의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이주호 (사)한국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 수석부회장에게 현장의 상황과 농민들이 원하는 대책을 들어봤다.

이주호 부회장은 “사실상 지난해부터 마늘의 공급과잉은 예상돼왔던 일”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작년에 마늘이 32만톤 생산됐는데 올해는 생산량이 더 늘어 36만톤까지 생산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재고까지 포함한다면 약 40만톤이 총 생산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유통업자들이 저온창고에 가지고 있는 재고도 올해 생산량의 ‘변수’라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농민들은 유통업자들이 거둬들인 저온창고 속 마늘 재고량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재고 수치가 정확하게 집계돼야 소비량과 대비해 과잉이 예측되는데 항상 통계치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재배면적과 비례하는 생산량이 정확히 집계돼야하지만 실제 생산량과 통계의 괴리가 클 뿐더러 통계가 사전에 발표되지 않아 적절한 폐기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주호 부회장은 “마늘이 커지기전에 폐기 시점을 정하고 조속히 폐기해야 농민들의 피해가 덜한데 부정확하고 뒤늦은 통계로 공급현상이 반복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수입 종구 사용도 공급과잉 부추겨

이주호 회장은 농가에서 국내 종구를 사용하지 않고 수입종자를 사용하는 것도 생산 과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수입 종구를 사용하게 되면 국산 마늘 종자가 사용되지 않고 남게 되는데 그 양이 연간 상당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입업자들은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고 종구를 수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수입 자체까지 제제할 수 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주호 회장은 “결국 농가 개개인이 나서서 수입종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일부 농협에서는 수입 종구를 사용하는 농가에도 보조금을 주고 있어 국내산 종구를 사용하는 농가들과 형평성에 어긋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입산 종구를 막을 수 없다면 농가가 중국산 종구를 대신해 국내산 주아재배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수입산 종구를 쓰는 농가와 차별을 둬야한다”고 말했다.

주아란 일명 마늘종으로, 씨마늘로 사용하기까지 약 2~3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이후만 지나면 주기적인 재배가 가능하다.
이주호 회장은 “비록 초기에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보면 수입산을 대신해 튼튼한 국산 마늘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며 “현재 창녕군 농가들도 국산 주아 재배를 사용해야한다는 의식으로 많이 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급조절 정부·농가 함께 협력해야

이주호 부회장은 “이처럼 반복되는 공급과잉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농가가 함께 협력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남도는 공급 과잉 해소 목적으로 마늘 산지 폐기를 진행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정부가 재배면적, 생산량, 재고물량을 정확히 집계한 통계를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농가와 함께 사전적 수급조절을 진행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농가도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해 다양한 품종을 재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주호 회장은 “현재 마늘 재배량의 대부분은 대서마늘, 남도마늘이다. 과거엔 아래지역에서만 대서마늘을 재배했지만 이제는 충남 지역까지 확대돼 같은 작물을 재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듯 대량 생산하고 품종이 몰리다보니 김장용 마늘이 부족해지는 품귀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경남도 창녕군은 품종 다양화를 위해 도와 군에서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주호 회장은 조합원들과 함께 ‘홍산마늘’이라는 새로운 품종을 보급·확산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는 “홍산마늘은 병충해에도 강할 뿐만 아니라 병충해에도 강하고 뿌리가 적어 인건비도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며 “또 강도도 높아 식감도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렇듯 정부와 농가가 다각적으로 노력해야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의 악순환을 끊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