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홍 "한국농업 사실상 무정부 상태"
황주홍 "한국농업 사실상 무정부 상태"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7.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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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목표가격 설정 지연, 논 타작물 재배정책 등 지적
수출대국이 쌀 겨우 1만톤..."수출도 아냐, 농정 대실패"
"한국은 관료들, 공무원들의 나라...국회 책임있게 움직여야"
'쌀 자동시장격리제 입법 필요성' 국회토론회 공동주최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 현재 한국농업 시국에 대해 '무정부 상태'라고 일갈했다.

황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쌀 자동시장격리제 입법 필요성'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이 지난 16일 '쌀 자동시장격리제 입법 필요성' 국회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이 지난 16일 '쌀 자동시장격리제 입법 필요성' 국회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은영]

그는 "농정이 정말 걱정이다"며 먼저 예산 문제를 언급했다. "내년도 정부예산에서 다른 부는 다 증가하는데 농업분야만 유일하게 4% 줄어든다. 부처 요구 규모로 볼 때 전체 예산은 6.2% 느는데 농업만 줄이는 걸로 나와 있다. 이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쌀 문제로 화살을 돌렸다. 황 위원장은 "변동직불금의 지급 근거가 되는 쌀 목표가격은 이미 작년 말 결정했어야 했다. 금년도 하반기에 접어들었는데 직불금을 지급 못 하고 있다. 18만8000원에서 20만 얼마로 올리는 건 한 시간 안에 끝나는 일인데 왜 지금까지 못하느냐"고 제기했다.

황 위원장은 쌀 목표가격 설정이 미뤄지는 이유에 대해 "다른 게 끼어들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쌀 목표가격과 변동직불제를 없애는 공익형직불제를 지목한 것이다. 그는 "내년부터 변동직불금을 없앨지 여부는 너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학계와 전문가, 농민단체 의견을 폭넓고 깊이있게 수렴하는 논의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며 "그것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쌀 목표가격과 공익형직불제가 연계될 사안이냐, 절대로 분리될 사안이다"며 "우리나라 자급률 달성하는게 딱 쌀 하나인데, 이거 하나 주체를 못해서 밭농사로 이동하게 만드는 정책은 하책 중 최하책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쌀 수급을 해결할 네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그 네 가지는 가공확대와 대북지원, 해외원조, 수출이다.

그는 해외원조 5만톤을 일본처럼 20만톤으로 늘릴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쌀 수출과 관련해선 "우리는 가발까지 수출하는 수출 대국인데  쌀만은 수출 못하고 있다. 400만톤 생산량 중 겨우 1만톤 될까말까다. 이건 수출도 아니다. 농정 대실패다"고 규탄했다.

이어 "정부가 있는데 매년 마늘, 양파 풍년들어 가격이 하락한다.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고 수위를 높였다.

황 위원장은 계속해서 "왜 이런 일이 생기느냐. 공무원들이 쉬운 일, 편한 일만 하려고 한다. 새로운 일은 개척하기 싫으니 고작 예산가지고 장난한다"며 "한국은 관료들의 나라, 공무원들의 나라가 돼 버렸다. 국회가 다시 국민들의 나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책임있게 움직여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다소 진정된 목소리로 "유일하게 자급자족 하는 쌀조차 죽이려고 한다. 이런 때 '자동시장격리제'는 정말 필요한 제도다. 여러분들 의견 다 수렴해 입법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쌀만큼은 확실히 지켜야 한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농협RPC운영전국협의회 주관으로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 및 박완주, 경대수, 정운천 의원 등 주최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