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 속의 일본 잔재 청산…우리 품종, 기술 개발 보급해야
우리 농업 속의 일본 잔재 청산…우리 품종, 기술 개발 보급해야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19.08.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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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메보레 등 일본 품종 쌀우수브랜드 선정 헤프닝

(한국농업신문 특별취재팀) 일본의 경제규제에 맞서 우리나라의 일본 불매운동도 한층 격화되고 있다. 이번 불매운동을 계기로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생활 속의 일본 잔재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근현대 농업은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일제는 한반도를 전쟁 물자 창고로 만들어 우리 농업을 일본 식량창고로 왜곡시켰다. 일본은 자국의 식량문제와 군량미를 확보하기 위해 한반도 농지의 대부분을 논으로 만들어 벼농사 일색으로 바꾸었고 다양했던 한우는 일제에 의해 갈색털의 한우만 남았다. 칡소, 흑소 등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한우는 단일 품종으로 전락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일본의 농업 수탈의 잔영이 남아 있다. 농업 용어는 일본이 남긴 그대로 사용하게 돼 일본식 한자어가 대부분이고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도 일본용어가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우리의 주식인 쌀도 일본산 품종이 국내에서 재배돼 고가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어 그 심각성은 더하다. 고시히까리는 맛있는 고품질 쌀이라며 국산 품종보다 10~30% 비싸게 팔리고 있다. 일본 쌀 품종 히토메보레는 전남 해남에서 한눈에 반한 쌀이라는 브랜드로 팔리고 있고 아이러니하게도 우수브랜드로 뽑히기도 했다. 히토메보레 자체가 첫눈에 반하다는 뜻이고 이를 그대로 브랜드명으로 만들었다.

행정에서의 쌀 거래단위는 일제의 수탈 잔재인 80kg 한가마니이다. 일제 강점기 우리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일본식 가마니를 도입했고 군산항은 넓은 호남평야에서 나는 쌀을 가마니에 담아 일본으로 가져가던 항구였다.

사과의 대명사인 후지도 일본에서 들어온 품종이며, 배의 신고도 일본 품종이다. 신고는 국내 배의 70% 이상 차지하고 있다. 후지와 신고는 로열티가 붙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것은 채소 품종이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양파는 일본 품종이 70%를 넘는다. 관세청의 자료에 따르면 양파 종자는 지난 2014년 2만2941kg, 2015년 2만2747kg, 2016년 1만9514kg, 2017년 1만9576kg, 2018년 2만1917kg이 수입됐다. 매년 20톤의 양파 종자가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양파 종자가 수입되지 않는다면 양파를 심어야 하는 9월부터 당장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본 품종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할 수는 없다. 하지만 쌀만큼은 종자만큼은 주권을 지키듯 우수한 품종을 개발해 우리가 종자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1997년 IMF 이후 우리나라는 우수한 품종을 가진 종자회사를 외국계 자본에 넘겨주어야 했고 지금도 외국계 회사가 원종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다.

농업 속의 일본 잔재는 우리 농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우수한 품종과 농사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대신 일본의 품종이나 기술을 베껴오기 일수였다.

이제는 농업 속에서도 NO JAPAN을 외쳐야 한다. 우리나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찾기 위해서는 일본의 잔채를 청산하고 우리의 종자,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한국농업신문은 광복절을 맞이해 우리 농업 속의 남아 있는 일본 잔재를 취재하고 기록으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