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米적米적]늦깎이 대응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기자수첩米적米적]늦깎이 대응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8.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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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다른 나라에서는 화상병에 대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농민을 많이 생각해주는 편이다.”

지난 8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열린 ‘과수화상병 전문가 현장 토론회’에서 정부 관계자가 가장 자신 있게 답한 발언이다.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리나라 농업 지원정책에 농민들이 감사 인사라도 해야 할 듯하다. 하지만 정부의 화상병 대응은 어땠을까. 화상병은 지난 2015년 국내 처음 발견돼 올해 123.8ha(2015년 42.9ha, 2016년 15.1ha, 2017년 22.7ha, 2018년 48.2ha)로 최대 피해가 집계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2020년부터 29억원 총 145억원을 투입해 과수화상병 발생원인 구명, 방제기술 및 저항성 품종 개발 등 기반연구과제를 선정하고 국내에 적합한 화상병 방제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화상병 첫 발병 이후 5년째 관련 연구가 계획되고 6년째부터 추진되는 방제 기술과 저항성 품종 개발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까. 골든씨드프로젝트를 추진하던 농진청 관계자는 품종 개발에 보통 10년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던 거로 기억된다. 참 빠른 대응이다.

5년 만에 추진되는 늦깎이 과수화상병 연구에 대한 해명은 이렇다. 검역본부에서 2015년 필요성을 이야기했어도 기재부에서 예산을 주지 않았다. 또한, 첫 발병 이후 감소세를 보여 소강상태로 판단했고 연구를 위한 차폐 시설이 그동안 없었다는 것이 검역본부의 해명이다. 사태가 악화되자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간다고 했지만, 이 역시 한발 늦은 대응이다.

이런 말들은 농민들에게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3자인 기자에게도 그렇게 들렸다. 이날 역시 화상병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기보단 우리가 이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자리였다. 실제 참석자 중에서도 “오늘 자리가 토론이 아닌 주제발표를 듣는 자리에 불과했다. 기다리다 지친 이들은 먼저 돌아가 버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변화하면서 외래 병해충이 발견되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에서도 계속 돌발병해충이 다시 발견될 것을 단언한다. 그때도 5년 뒤에나 대응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아닐지 염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