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군기 용인시장]“시대가 바뀐 만큼 농업도 바뀌어야”
[백군기 용인시장]“시대가 바뀐 만큼 농업도 바뀌어야”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8.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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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P·친환경 쌀 재배단지 육성 사업 추진
지역 내 먹거리 선순환 푸드플랜 수립 계획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용인시는 인구가 100만이 넘는 대형도시다. 농업인구가 2% 정도인 2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그중 가장 많은 것은 역시나 쌀이다. 오는 22~23일 용인시 한화리조트에서 개최되는 ‘제7회 한국쌀전업농경기도연합회 회원대회’를 앞두고 백군기 용인시장에게 시의 농업 정책과 쌀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회원대회 축하 메시지를 부탁한다.

쌀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쌀전업농경기도연합회가 용인에서 ‘제7회 한국쌀전업농 경기도대회’를 열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쌀 농업현안과 정책에 대한 논의로 쌀 농정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107만 용인시민과 함께 응원하겠다. 성공적인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신 연합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

 

-용인의 농업에서 쌀은 어떠한가. 

용인시 전체 농가 7193호의 87.6%인 6303호에서 벼를 재배하고 있다. 면적으로는 전체 경지 7234ha의 48.8%인 3532ha에 이른다. 관내 대부분의 농가에서 벼를 생산하는 셈이다. 이들 농가에선 비옥한 토양과 풍부한 일조량, 팔당 상수원의 깨끗한 물로 우수한 품질의 1급 특미를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모든 쌀은 용인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운영하는 이동·남사·원삼·백암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전자동 시스템으로 엄격하게 가공·선별·포장해 출하한다. 

 

-용인의 쌀 브랜드는 무엇인지.

시는 쌀에 ‘백옥’이라는 시 대표 농산물브랜드를 붙여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백옥쌀은 농산물우수관리(GAP), G+ 경기도지사, NHQ 농협중앙회 인증을 받으며 우수성을 입증했다. 
2006년에 상표 등록한 ‘백옥’ 브랜드는 밥을 지으면 백옥처럼 희고 윤기가 흐른다는 데서 비롯됐다. 시에서 생산하는 오이, 포도, 버섯 등의 농산물브랜드로도 사용할 정도로 쌀은 용인시 농업에서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포곡·구성·원삼·수지농협과 죽전휴게소 로컬푸드 직판장 등 5곳 운영
쌀 경쟁력 확보…생산비 절감·판로 개척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계획

-쌀과 농업에 대한 철학이 있으시다면.

나 역시 농촌에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농사를 지어본 경험도 있으므로 우리 농민들이 얼마나 피땀 흘리며 농사를 짓는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 농민들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벼농사는 20~30년 전까지만 해도 호황이었다. 하지만 쌀 소비가 점점 줄어들고 타 식품으로 먹거리를 바꾸면서 밥 한 끼 하자는 말도 옛말처럼 돼버렸다. 안타깝지만 이제 단순히 먹기 위해 살던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시대가 바뀐 만큼 농업도 바뀌어야 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좋은 농산물이 건강한 몸과 생각, 삶의 가치를 만든다고 인식을 하고 있다. 우리 시는 건강하고 질 좋은 농산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미래의 농업을 준비하려 한다. 이에 참신한 아이디어로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농부가 직접 농산물을 판매하는 새로운 유통경로를 만들고 있다. 또 4차 산업을 기반으로 미래의 먹거리를 마련하고 있는데 농업인들이 단순한 생산에 그치지 않고 농산물을 가공·유통하고 체험형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 내 먹거리가 선순환하는 푸드플랜을 수립하려 한다. 지역농업 발전을 도모하고 시민들에겐 신선하고 안전한 농식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쌀 농가를 위한 사업이 있다면. 

용인시 농업인구는 1만8000여 명이다. 또 27개의 자생 농업생산자 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농가엔 젊은 층의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는 농가의 생산비용 부담을 줄이고 소득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 상토 등 영농자재를 지원하고 소규모 농가에 못자리를 위탁해 재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 농가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속적인 GAP쌀단지와 친환경 쌀재배단지 육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요즘 소비 트랜드에 맞춰 농약을 쓰지 않거나 우렁이를 활용한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는 등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친환경으로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업 단지에는 필요한 농자재나 비료를 지원한다. 현재 350농가 295ha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또 새로운 국산 품종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의 변화를 가져다주려 노력하고 있다. 주재배 품종이었던 추청을 국내 육성품종인 참드림쌀로 바꾸려는 것이다. 참드림쌀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토종품종인데 요즘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려해 밥맛이 부드럽고 찰지며 단백질 함량을 낮게 개량한 것이다. 지난해 시에서 개최한 식미평가회에서도 추청에 비해 밥 모양이나 찰기가 좋다고 평가됐다.

 

-역점을 두고 있는 농업 정책이 있다면.

그동안의 농업은 식량의 안정적 생산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요즘엔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생기는 등 생산, 가공, 체험, 관광 등이 결합해 6차 산업으로 발전했다. 
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ICT를 접목한 ‘스마트팜’ 같은 첨단 융복합 산업으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재원을 집약 투자하는 것은 물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신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젊은 인력들이 투입돼야 한다. 드론을 사용해 농작물을 관리하고, 인공지능 로봇이 열매를 수확하는 시기가 멀지 않았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농업의 인구 고령화나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우리 시에도 청년 농부들이 많이 늘었다.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세련된’ 상품을 많이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다. 그들은 기존 유통경로를 활용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질 좋은 상품을 재빨리 공급한다. 이런 인력들이 ‘스마트팜’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농업을 만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소비자 트렌드 맞춘 감성적인 콘셉 ‘米米한봉’ 상품 출시…반응 좋아

백옥쌀, 농산물우수관리·G+경기도지사·NHQ 농협중앙회 인증

-앞으로 용인의 농정방향은 어떤가요.

용인시는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도시 중 107만 인구를 지닌 거대 도농복합도시다. 기흥구와 수지구는 인구 밀집 도시인 반면 처인구는 전형적 농촌형 도시의 모습이다. 일부에서 동서 간 균형 발전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한편으로 도농복합도시이기 때문에 농업을 잘 활용하면 도시민과 농업인을 모두 만족시키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관내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재빨리 공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농가에서 당일 아침에 생산한 신선한 농산물이 오후에 도시민의 식탁에 오른다고 생각해보라. 생산자는 든든한 유통 판로를 확보하고 소비자는 건강한 먹거리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서로에게 이득이다. 
지금 포곡·구성·원삼·수지농협과 죽전휴게소 로컬푸드 직판장 등 5곳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기흥 농협에 추가로 직판장을 열고 임기 내 ‘로컬푸드 센터’를 조성해 판매와 더불어 생산, 품질점검, 농업인 교육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더 많은 소비자가 찾을 수 있도록 용인시 농산물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용인시 농산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7대 품목에 대해선 생산기반시설 지원을 강화하고 우수 농축산물로 육성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 도시와 농촌이 교류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체험 등의 즐길 거리를 접목해 ‘농촌체험마을’ 이나 ‘농촌관광지’ 조성에 더욱 힘쓰겠다. 더불어 4차 산업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자립형 농가를 육성할 수 있도록 시설채소단지, 농산물 특화단지 등도 만들어나가겠다.

 

-쌀 생산 농가에 당부하실 부분이 있다면.

매년 쌀 소비가 줄어 많은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안다. 시에서도 생산비를 절감하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이다. 백옥쌀의 우수한 품질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홍보·마케팅을 강화하고, 학교급식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확대해 판로를 넓히겠다. 또 쌀을 이용해 떡, 과자, 연잎밥, 막걸리 등의 가공식품을 만들어 쌀 소비량을 높이려 노력할 것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맞춘 감성적인 콘셉트로 ‘米米한봉’이라는 상품을 출시했는데 젊은 층의 반응이 아주 좋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도약할 기회가 충분히 열려있다. 
용인시가 농업인 여러분의 지원군이 되어 쌀 생산 농가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고 107만 용인시민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