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응태 (사)한국쌀전업농충청북도연합회장]“단결과 화합으로 우리 목소리 외쳐보자”
[정응태 (사)한국쌀전업농충청북도연합회장]“단결과 화합으로 우리 목소리 외쳐보자”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8.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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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의무수입량 해외로 바로 원조 보내야
일본산 대체 농업 기술 확보 노력 필요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제7회 한국쌀전업농 충청북도회원대회’가 오는 26~27일 충북 음성군 금왕읍 응천하상 주차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이번 회원대회는 쌀전업농 만의 잔치가 아닌 농·소·정이 함께 모여 어우러질 수 있는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응태 (사)한국쌀전업농충청북도연합회장을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와 농업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번 회원대회 의미는.

2년마다 한 번씩 진행되는 회원대회가 벌써 7회를 맞이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충북지역 쌀전업농회원이 서로를 가족으로 느낄 수 있길 바란다. 더불어 도민 누구나 참석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우리의 위상도 드높이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음성군에서는 지역상품권을 통해 회원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과 쌀전업농의 상생 모델로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대회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실무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원활한 회원대회를 위해 물심양면 노력해준 이시종 충북도지사, 조병옥 음성군수, 박종국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장 등에게도 거듭 감사 인사를 전한다.

 

-국회에 바라는게 있다던데. 

그만 좀 싸워라. 국회에 계류하고 있는 농업 관련 법안 처리는 도대체 언제쯤 끝나는지 기다리다 목이 빠질 지경이다. 지금 국회에 쌀 농가들이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는 법안들이 많이 남아있다. 쌀 목표가격과 공익형 직불제 개편 등 하루 빨리 실행돼야 하는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언론을 통해 비춰지는 국회의 모습을 보면 정신 차려서 일하라고 물이라도 한바가지 뿌리고 싶은 심정이다. 국회의 싸움이 국민과 농민들에게 더 좋은 결과를 주기 위한 투쟁이라면 이해를 하겠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농업현안에 대해 논의할 때만이라도 같은 지향점을 찾아가는 국회의 모습이 앞으로 보여 지길 빌어본다.

 

-생산조정제 성공이라 보는지.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었다고 판단한다. 이런 노력의 시작에는 우리 쌀전업농의 협력과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정부가 알아주길 바란다.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압박하고 지자체 담당자들은 쌀전업농회원들에게 부탁하며 생산조정제 타작물재배 할당량을 억지로 채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쌀값이 회복되면서 타작물 지원액의 실효성이 떨어졌지만 우리 쌀전업농은 대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정책에 동참했다.

타작물을 재배하는데 지원금을 주는 제도가 한시적이라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기에 끝나면 쌀 생산이 다시 예전으로 복귀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에 장기적인 쌀 수급정책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지역 맞춤형 타작물 단지화 등을 건의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통계 등 세부적인 준비가 미진한 듯하다. 
다시 억지로 사업을 밀어 넣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철저한 준비 속에 정책이 이뤄져야 성공적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정부에서도 명심하길 바란다. 

“반도체가 중요하긴 해도 의식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쌀이었다면 어땠을 것인가. 우리가 쌀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면 당장 먹을 쌀이 없어 결국 백기를 들었을 것”

-일본 제품 불매 어찌 보시는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처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도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거다. 애석하게도 우리 쌀 농업에 사용되는 농기계만 하더라도 일본산 제품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기계가 한, 두 푼 하는 게 아니기에 쉽사리 교체하지 못한다.

다만 앞으로 구입하는 농기계를 비롯한 제품에서 일본산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 회원들도 대부분 이 말에 공감하고 있다. 이번 문제는 무역 신뢰와 국가적 위상을 넘어 과거까지 부정하고 있는 천인공노할 일본에 본때를 보여주는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더불어 말하자면 정부에서도 일본산 제품을 대체할 수 있도록 농업 원천 기술 확보에도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

-쌀의 미래, 농민은 뭘 준비해야

쌀 생산 농가들에게 매년 들어오는 쌀 의무수입물량이 커다란 적이다. 시중에 낮은 가격으로 돌아다닌다는 소문도 돈다. 해외에서는 의무수입물량을 바로 해외로 원조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고 있다. 우리도 이처럼 바로 해외로 보냈으면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양곡저장비용이 1톤에 37억 원이 들어간다. 수입 쌀 저장을 위해 예산을 소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할 수 있는 쌀 품종 개발과 노동력을 절감 시킬 수 있는 저렴한 농기계 등이 필요하다. 여기까지는 정부와 산업계에서 해야 할 일이다. 물론 우리 농민들의 자구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소비패턴의 변화로 소비자들은 현재 육류, 밀가루 등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다양화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흥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일손 부족 상황은 어떤지요.

농촌 일손 부족은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축산이나 특작, 시설 작물을 찾는 젊은이들은 더러 있다. 하지만 쌀은 없다. 유일하게 자급률 100%를 달성하고 있는 국가 주식인 쌀의 미래는 어찌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다.

현재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농촌에 청년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쌀의 미래를 찾기 위한 노력은 부족한 듯하다. 어렵사리 농촌으로 들어온 청년농업인들도 기존 농업인들과 불화가 조성되는 문제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기존 농업인과 청년농업인을 아우르며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도 심층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역 맞춤형 타작물 단지화 등 계획 실행하기 위한 통계 등 세부적인 준비 미진”
“철저한 준비 속에 정책이 이뤄져야 성공적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하길”

-충북 농민수당 논의가 한창인데.

충북에서도 농민수당이 필요하다는데 농민들이 의견을 함께 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농업 정책이 농업 기본 소득을 보장 시켜주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농민의 수익은 도시 근로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최근 일부지자체에서도 농민수당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충북 농민들도 농민수당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도입을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 어려운 농업현실을 백분 이해하는 정책이라는 생각이지만 실질적으로 농민에게 도움 되기 위해서는 지원액이 기존 타지역에서 지급되는 지원액보다는 배는 높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충북연합회 회원들에게 한마디.

우리 농업과 쌀 산업은 국가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가장 기본 산업이다. 우리는 우리의 임무이자 천직인 농업으로 식량주권을 지키고 있다. 최근 우리가 필요해 수입하던 반도체 원료를 무역 무기로 활용하는 일본의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반도체가 중요하긴 해도 의식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 품목이 쌀이었다면 어땠을 것인가. 우리가 쌀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면 당장 먹을 쌀이 없어 우리는 결국 백기를 들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회원들이 이처럼 중요한 식량의 주권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을 잊지 않길 바란다. 회복된 쌀값에 농가들의 근심이 살짝이나마 해소됐지만 아직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순탄치 않음을 인지하고 단결과 화합을 기반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끝까지 함께 외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