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후보 30일 장관 취임...쌀값 '비상'
김현수 후보 30일 장관 취임...쌀값 '비상'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8.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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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아 풍작...400만톤 웃돌 전망
구곡.수입쌀에 신곡까지...'시장격리' 필수
관료 출신 장관 ‘시장’에 맡기면 어떡하나

여론 신경쓰지 않는 성향

평소 "농산물도 시장에 맡겨야" 지론

산지쌀값 19만원대 붕괴...계속 떨어져

시장격리 안 하면 또다시 폭락 '기폭제'

농민단체 장관임명 반대의지 확고하지만

29일 인사청문회 직후 30일 장관 취임 예정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다가오는 수확기 풍작이 예상되는 가운데 쌀 시장격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업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관료 출신이라는 것과 무관치 않다.

27일 농협과 쌀전업농연합회 등에 따르면 올해 기후 등 여건이 좋아 2019년산 신곡이 수요량(약 390만톤)을 10만톤가량 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수확기로 이월되는 구곡 5만톤가량과 해마다 수입되는 밥쌀물량까지 합치면 남는 쌀이 20만톤이 넘게 된다.

김광섭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통계청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이지만 현장 상황으로 보면 올해 신곡 생산량이 400만톤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예년에는 다음 연도로 넘어가는 구곡물량이 7~8만톤, 많을 때는 20만톤까지 간 적도 있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는 상황이 양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해석을 좀 달리해야 한다. 왜냐면 2017년부터 가까스로 회복한 쌀값이 다시 폭락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 수확기에 사상 최대치인 72만톤을 격리한 것이 쌀값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남는 양보다 더 격리해야 효과가 확실하다는 교훈을 얻은 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에 쌀 포대가 쌓여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에 쌀 포대가 쌓여 있다.

이전에도 7번 시장격리를 했지만 예산당국의 허락을 받느라 항시 골든타임을 놓친데다 딱 초과량만큼만 격리해 쌀값에는 그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2017년 8번째 격리 때는 공공비축미 35만톤 외에 37만톤을 더 격리했고, 20년 전 가격으로 폭락했던 쌀값이 서서히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7년 12만원대(80kg)였던 산지 가격은 계속 올라 2018년산 신곡이 19만4772원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이 기간에는 기상 악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도 쌀값 회복세에 영향을 줬다. 2017년 397만톤으로 27년만에 처음 400만톤 밑으로 떨어졌던 쌀 생산량은 이듬해엔 387만톤으로 더 감소했다.

2018년산은 초과공급물량이 8만톤이라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현장에선 폭염.폭우로 인한 도정수율 감소로 오히려 쌀이 모자란다고 봤다. 농가의 예측대로 2018년산을 먹는 올해 쌀 수급은 크게 남거나 모자라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수확기 신곡 물량이 겹치면 시장격리가 아니고선 쌀값을 유지할 방도가 없다. 유난히 날씨가 좋았던 탓에 400만톤 이상 생산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 새로 오는 농식품부 장관이 관료 출신이라 쌀값에 관심이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론을 중요시하지 않는 성향 때문에 시장격리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장관 후보자인 김현수 전 농식품부 차관은 차관 재직 시절 농산물도 시장경제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단체들은 이런 이유들을 들어 관료출신 장관 임명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오는 29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직후 30일 장관에 취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쌀값이 18만원선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은 수급이 맞기 때문이다”며 “많이 모자라야 시장반응이 커 쌀값이 오른다. 올해 신곡 가격은 시장격리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이 계산한 산지쌀값은 6월 19만560원에서 7월 18만9752원으로 19만원대가 붕괴된 이후 8월 15일 현재 18만8628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