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포장지 두루마리 휴지처럼 만드나
농약 포장지 두루마리 휴지처럼 만드나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8.28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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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개편 비용 수십에서 수백억 예상
농약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우려
농민 “현장서 포장지 안 봐 쓸데없는 짓”
이중라벨.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농약 포장지 개편이 농약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용 전시행정이 농민 피해로 돌아오는 것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도 들려온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농약병과 물병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개편된지 3년 만에 ‘농약 포장지 표시기준 변경’을 재추진하면서 농업계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농약 포장지가 변경될 경우 많게는 수백억, 적게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업계에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비용이 결국 농약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약 포장지 개편으로 수십 수백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되면 농약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더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불필요하게 소진되면서 결국 농가의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이후 농약 포장지에 표기할 사항이 많아지면서 현재 이중으로 라벨이 사용되고 있다. 개편 방향은 내용을 추가하고 글씨는 키운다는 게 골자다. 또 3년 전 개편 당시 제거했던 작물 그림이 다시 삽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현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업계 관계자는 “3년 전 음료수와 오인된다며 작물 그림을 빼놓고 이제 와서 다시 넣으라니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며 “농약 포장지에 적어야 할 사항은 늘고 글자 크기는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론 농약 포장지가 두루마리 휴지처럼 농약병을 둘둘 말아 나오게 될 것만 같다”고 지적했다. 

농약의 사용자인 충북의 한 농업인은 “이중이든 삼중이든 사중이든 라벨을 찾아 읽어 보는 농민은 현장에서 거의 없다”며 “쓸데없는 짓으로 농약가격 올리지 말고 병해충에 잘 드는 농약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