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전업농전북도 익산대회 특집⓶]조희성 전북도연합회장 “다같이 어울리는 축제의 한마당 되길”
[쌀전업농전북도 익산대회 특집⓶]조희성 전북도연합회장 “다같이 어울리는 축제의 한마당 되길”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8.2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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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과 교류로 쌀 수급조절 풀어야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 소비촉진이 답
2030 정착의지 갖도록 지원 현실화 필요
공익형직불, 3조 예산 확보·자동시장격리제 도입해야

농민과 함께 사업발굴…협치농정 분위기 조성 필요

농기계 과도한 빚, 중고 농기계 사용 확대로 해결

농산물 과잉공급, 농협 계약재배로 예방할 수 있어

쌀 목표가격·변동직불금…농업에 관심없어 뒷전 밀려

쌀 관련 정책만큼은 전업농 중심으로 가도록 힘 모아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임기 2년차인 조희성 쌀전업농전북도연합회장은 전북도내 14개 시·군 연합회장들이 추대해 도회장에 옹립했다. 오랜 농민단체 생활을 하면서 입으로 뱉은 말은 반드시 지켜 신뢰를 쌓은 결과다.

조희성 회장은 이번 전북도연합회 회원대회가 쌀 농업에 함께 종사하며 이심전심 희로애락을 공유한 쌀 농가들이 그간 쌓아온 신뢰로 다같이 어울어지는 축제의 한마당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준비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정헌율 익산시장, 조규대 익산시의장 등에게 감사의 마음도 빠뜨리지 않았다.

특히 농정현안과 관련, 공익형 직불제 개편안에 찬성한다는 기본 입장을 밝히며 농가소득보장 장치로 자동시장격리제 도입과 직불 예산 3조2000억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고 농기계 사용 확대와 후계농에 대한 정책적 지원, 농산물의 과잉공급 예방책으로 신속,정확한 통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무엇보다 조희성 회장은 “쌀값이 곤두박질쳐도 풍년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며 농부서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조희성 한국쌀전업농전북도연합회장
조희성 한국쌀전업농전북도연합회장

-‘제7회 쌀전업농전북도 회원대회’ 개최 소감.

쌀전업농의 큰 행사를 개최하게 돼 긴장감에 부담도 컸다. 중요도가 큰 만큼 규모도 커져 준비하는 데 나름 애 쓴 면이 많다. 특히 정헌율 익산시장님, 조규대 시의장님, 이성희 익산시연합회장님께 감사말씀 드린다. 익산시 농업정책국 미래농업과 분들도 도움을 많이 주셨다. 이번 대회는 회원들이 모두 참여해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 쌀전업농뿐 아니라 전북에서 농사짓는 농민들도 다같이 모여 흥겹게 어울리는 한마당이 되길 바란다.

-농정현안에 대해 한 말씀.

지난 4월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출범했지만 농업농촌은 달라진 게 없다. 농업이 하대받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정치권에선 농업인들에게 단 얘기는 많이 하지만 실행되는 건 한 가지도 없다는 사실이다. 농업에 관심이 없으니 쌀 목표가격 설정도 지연되고 변동직불금 지급도 미뤄지는 것 아니겠나. 9월에 국회 타결을 본다고 하지만 그것도 가봐야 알 것 같다.

-타작물은 얼마나 신청하셨나.

7000평인데, 작년처럼 기상 피해를 입을까봐 신청을 망설였다. 올해는 다행히 날씨가 좋다. 전북 지역은 친환경농업이 주를 이룬다. 제가 거주하는 익산시 함라면만 230ha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6만평을 짓는다. 땅심을 키우기 위해 볏짚 전량 환원하고 유기질 비료를 그 전의 절반만 넣고 있다. 농약을 못 치니 사람 손이 많이 가 고되지만 판로 걱정이 없어 보람이 크다. 아이쿱생활협동조합으로 쌀, 보리, 밀 등 농산물 180ha(1200톤)를 납품하고 있다. 유기농쌀의 경우엔 오히려 부족해서 다른 지역 생산자들한테서 사 온다.

-타작물 재배, 해야 하나.

국가정책이니 따라가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도시 소비자들과 유대 관계를 통해 쌀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농업문제는 사회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도시민들과 공유해야 한다. 저는 지속적으로 도시 소비자들과 정기적인 간담회를 갖고 있다. 농산물 납품처인 아이쿱생협에 강사단이 있는데 저도 강사다. 농촌 현실을 전달하고 도시민들의 애로사항도 들어주며 쌀을 어떻게 더 맛있게 드실 수 있는지 알려주면서 쌀 홍보를 한다. 농촌진흥청에서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 국민들에게 쌀이 들어간 먹거리를 제공했으면 한다.

-상반기 마늘, 양파 등 과잉공급으로 홍역을 치렀다.

나올 때 몽땅 나와 값 떨어지면 전량 폐기처분 할 수도 없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신속, 정확한 정보공유만 이뤄지면 해결될 문제다. 국가에서 정확한 통계예측으로 정보를 빨리빨리 줘서 농민들이 골고루 생산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농협에서 각 농산물별로 계약재배를 하면 수급조절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장마철에 양파가 도로에 쫙 깔려 있는 걸 보고 매우 안타까웠다.

-공익형 직불제로 개편이 추진중인데.

공익형 직불제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농업농촌이 가진 다원적, 공익적 기능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영위할 때 우리 농민들이 얼마나 행복할까, 농촌이 활기찬 모습으로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그런 모습을 도시민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갖고 있다. 다만, 쌀값을 지지해 농가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자동시장격리제 도입과 더불어 직불제 예산 3조2000억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물론 쌀전업농들도 자조금을 만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설 것이다. 쌀 목표가격은 쌀전업농이 제시한 24만5000원에 근접했으면 한다.

-농민의 어려움 중 농기계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한다.

우리 농민들도 자각을 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고쳐서 쓸 수 있으면 최대한 고쳐 쓰는 게 좋다. 제 경우는 콤바인을 5년째 쓰고 있는데 올해 수리비 300만원 들었다. 앞으로 3~4년은 느긋이 더 쓸 수 있다. 어떤 분들은 3~4년에 한 번씩 콤바인을 바꿔 항상 빚을 진다. 고장날 듯하면 새로 사고, 새로 사고…. 트랙터는 영구적으로 쓰지만 이앙기와 콤바인, 특히 콤바인은 6조식이 1억3~4000 가는데, 대리점이나 농기계 파는 사람들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중고로 사서 철저히 고쳐 쓰면 그 이상의 값을 한다.

또 하나 농기계 사고도 많다. 특히 60~80대들이 예초기 사고를 많이 당한다. 났다 하면 중상이고 발목을 주로 다친다. 항상 안전에 신경써야 한다.

-후계농 문제도 심각하다.

2030이 정착 의지를 갖도록 지자체나 정부에서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 자산이 없는 청년농은 신용대출이든 일반대출이든 등급이 낮을 수밖에 없는데 금리를 6.8%를 받는 농협도 봤다. 그 정도면 사채 아닌가? 전업농에겐 4.5%도 많다. 시중은행에선 3%대에 자금을 빌릴 수 있을 텐데, 일선 농협을 농민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이용해 농협이 사채놀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정부에서 창업농, 귀농인들에게 정책자금을 풀어 이자라도 낮춰줘야 한다. 농어촌공사 지원을 받아 농지를 사려고 해도 평당 지원금이 3만5000원밖에 안돼 5~6만원은 자부담해야 한다. 최소한 70% 이상은 지원돼야 청년농이 정착할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정보가 빨라 조금만 도와주면 훨씬 앞서갈 것이다.

-농업을 시작하신 계기.

1990년 사업 실패로 부모님 땅을 물려받아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정미소도 운영했는데 자금난 때문에 힘들 때가 많았다. 후계자 생활도 오래 하고 익산시쌀전업농회장 등 농민단체 활동을 오래 했다. 친환경농업 하느라 육체가 고된 것도 힘들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회원들이나 농민들한테 불신을 받을 때 가장 괴롭고 힘들었다.

-하시고 싶은 말씀.

요즘 세상은 소통이 대세다. 농민들도 깨어 있기 때문에 협치농정을 해야 한다. 어떤 정책을 펴든 농민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같이 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농업 관련 공무원들이 이런 마음을 먹는다면 그 지자체는 농정만은 전국에서 1위를 달릴 것이다. 또 하나는 농부로서 올해 풍년이 들길 바란다. 쌀값이 똥값이 돼도 대풍이 들어야 한다. 쌀전업농이 앞장서서 쌀자조금 조성에 힘을 모으고 쌀 관련 정책만큼은 전업농 중심으로 갈 수 있도록 이끌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