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대책 9월 발표해야
수확기 대책 9월 발표해야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9.0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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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놓치면 신곡 가격 지킬 수 없어
쌀전업농·농협, 쌀값 지킬 수단 ‘시장격리’ 촉구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올해 신곡의 공급과잉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인 시장격리가 수확기 쌀값을 좌우할 전망이다. 쌀농가단체와 농협 등 업계는 ‘9월 격리’만이 애써 회복시켜 놓은 쌀값을 유지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 시내 한 양곡 도매상 쇼윈도에 쌀 가격이 나붙어 있다. [사진=유은영 기자]
서울 시내 한 양곡 도매상 쇼윈도에 쌀 가격이 나붙어 있다. [사진=유은영 기자]

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지난달 30일 ‘전북도연합회 회원대회’ 개회식에서 “올해 작황이 좋아 잉여물량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 시장격리 추진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에 따르면 수확기로 넘어가는 구곡 물량은 약 5만톤 정도로 예측된다. 2019년산 신곡은 10만톤에서 15만톤이 과잉될 것이라는 업계의 추정이 나온 상황이다. 여기에 해마다 공매로 방출되는 수입밥쌀까지 합하면 올해 쌀 잉여물량은 20만~25만톤이 되는 셈이다.

쌀값에 빨간 불이 켜짐에 따라 농협은 지난달 28일 전국 농협RPC와 비RPC농협 장장 및 대표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수확기 쌀값지지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쌀값 방어전에 나섰다.

김옥주 농협경제지주 양곡부장은 “올해 쌀 생산량이 수요량보다 많을 게 분명해 금년 수확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적정물량을 적정가격에 매입해 수확기 쌀 시장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 부장은 “쌀이 남을 때 쓸 수 있는 방법은 시장격리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확기 쌀값을 방어할 유일한 보루 ‘시장격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방법론도 업계를 달구고 있다. 지금까지 8번 시장격리를 했지만 시기와 물량, 예산상 문제 때문에 2017년 한 해만 제외하고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7년 수확기 대책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당시 수확기 대책은 본격적인 수확기 도래 전인 9월 확정 발표됐다.

정부가 물량이 남았을 때 어떻게 조치해 나가겠다는 대책을 미리 발표함으로써 시장에 불확실성을 없앤 것이다. 또 남는 물량 이외에 추가 물량을 더 격리했다. 공공비축미 35만톤 외에 추가로 37만톤을 격리했는데 이 37만톤도 과잉물량보다 15만톤을 더 얹은 수치였다. 시중에 쌀이 부족해져 본격적으로 쌀값이 회복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김광섭 회장은 “기존 시장격리는 통계청 자료를 받아 11월 쌀값이 다 형성된 다음에 해 효과가 없었다”며 “9월에 선제적으로 들어가야 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8월 15일 기준 산지쌀값은 18만8600원대를 기록했다. 작년 수확기 쌀값(19만3592원)과 비교하면 약 2.6%의 역계절 진폭이 나타난 상태다.

한편 김현수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내정자 때 쌀값폭락이 예상될 경우 대책을 묻는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질의(박완주 의원)에서 “수확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조기에 수확기 대책을 마련해 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