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장조사 결과 수분손실 0.7% 확인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산물벼를 정부에 돌려줄 때 건조과정에서 입은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과연 얼마나 보전해 줘야 할지 보전 범위에 관심이 쏠린다.
해마다 수확기면 전국 RPC들은 정부를 대신해 농가들로부터 산물벼를 사들인다. 2018년산은 민간이 2만4000톤, 농협RPC가 5만8000톤 각각 매입했다. 정부는 이듬해 시장상황을 봐 가며 산물벼를 회수해 가거나 RPC에 판다.
작년엔 전년도 수확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쌀값의 인상 속도를 늦추기 위해 RPC에 산물벼를 팔았다. 하지만 올해는 쌀값이 계속 내리막을 타 예년보다 늦은 7월 ‘회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각 RPC들은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산물벼를 정부에 되돌려주는 작업을 이달 초까지 진행했다.
산물벼를 정부가 되가져갈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골칫거리가 ‘감모율’이다. 가령 A업체에서 벼 100톤을 수매했다고 쳤을 때 5~6개월이 지난 후 정부에 되돌려줘야 할 중량도 100톤이라는 데서 문제가 출발한다.
정부가 인정하는 수분규격은 13~15%. 이 기준에 미달하거나 초과하는 벼는 회수해 가지 않는다. 따라서 RPC들은 합격 안정권에 들기 위해 조금 과하게 건조시키기 마련이다. 수분율이 15%가 되도록 정확히 건조시키면 손해볼 게 없지만 불합격 될까봐 14%대로 건조시킨다는 얘기다. 때문에 날아간 1%의 수분만큼 벼 중량이 줄어들어 정부에 보낼 땐 RPC가 채워 돌려줘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정확한 수분 손실량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 현장검증을 실시한 결과 RPC가 벼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평균 0.7%의 수분 손실을 입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 말은 RPC가 건조시킨 산물벼의 수분 함유량이 평균 14.3%라는 의미다.
정부 등 관계자에 따르면 수분 손실량만큼 회수해 가는 산물벼 중량을 덜어내는 쪽으로 보전해 주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보전율을 더 높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수분 뿐 아니라 물벼 상태에선 걸러지지 않는 쭉정이, 먼지, 이물질 등도 고스란히 중량에서 빠지고 벼를 건조하느라 사이로에 넣어 교반할 때 마찰로 인해 닳아 없어지는 부분도 손실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물질 재정선 과정에서 이물질이 약 1% 정도 빠진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수분 손실까지 약 2%가 중량에서 빠지는 셈이다. RPC들은 이를 메우기 위해 800kg 톤백에 1kg을 더 넣어 정부에 넘겨주고 있다.
가령 공공비축미 1000톤을 수매했다면 정부에 되돌려줄 때 RPC가 중량을 맞추느라 15.930톤을 자신의 벼로 채워넣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한 RPC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전 RPC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분 증발량 조사 결과에 대해 “작년 수확기 이후부터 계속 쌀값이 내려 역계절 진폭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며 “산물벼 수분만이라도 보전 받으면 경영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