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물벼 말릴 때 줄어드는 중량 얼마나 될까
산물벼 말릴 때 줄어드는 중량 얼마나 될까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9.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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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C 업계 "수분·쭉정이 걸러내면 2% 줄어"
정부, 현장조사 결과 수분손실 0.7% 확인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산물벼를 정부에 돌려줄 때 건조과정에서 입은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과연 얼마나 보전해 줘야 할지 보전 범위에 관심이 쏠린다.

한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공장에서 벼를 지게차로 트럭에 쌓고 있다.
한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공장에서 벼를 지게차로 운반해 트럭에 쌓고 있다.

해마다 수확기면 전국 RPC들은 정부를 대신해 농가들로부터 산물벼를 사들인다. 2018년산은 민간이 2만4000톤, 농협RPC가 5만8000톤 각각 매입했다. 정부는 이듬해 시장상황을 봐 가며 산물벼를 회수해 가거나 RPC에 판다.

작년엔 전년도 수확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쌀값의 인상 속도를 늦추기 위해 RPC에 산물벼를 팔았다. 하지만 올해는 쌀값이 계속 내리막을 타 예년보다 늦은 7월 ‘회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각 RPC들은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산물벼를 정부에 되돌려주는 작업을 이달 초까지 진행했다.

산물벼를 정부가 되가져갈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골칫거리가 ‘감모율’이다. 가령 A업체에서 벼 100톤을 수매했다고 쳤을 때 5~6개월이 지난 후 정부에 되돌려줘야 할 중량도 100톤이라는 데서 문제가 출발한다.

정부가 인정하는 수분규격은 13~15%. 이 기준에 미달하거나 초과하는 벼는 회수해 가지 않는다. 따라서 RPC들은 합격 안정권에 들기 위해 조금 과하게 건조시키기 마련이다. 수분율이 15%가 되도록 정확히 건조시키면 손해볼 게 없지만 불합격 될까봐 14%대로 건조시킨다는 얘기다. 때문에 날아간 1%의 수분만큼 벼 중량이 줄어들어 정부에 보낼 땐 RPC가 채워 돌려줘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정확한 수분 손실량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 현장검증을 실시한 결과 RPC가 벼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평균 0.7%의 수분 손실을 입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 말은 RPC가 건조시킨 산물벼의 수분 함유량이 평균 14.3%라는 의미다.

정부 등 관계자에 따르면 수분 손실량만큼 회수해 가는 산물벼 중량을 덜어내는 쪽으로 보전해 주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보전율을 더 높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수분 뿐 아니라 물벼 상태에선 걸러지지 않는 쭉정이, 먼지, 이물질 등도 고스란히 중량에서 빠지고 벼를 건조하느라 사이로에 넣어 교반할 때 마찰로 인해 닳아 없어지는 부분도 손실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물질 재정선 과정에서 이물질이 약 1% 정도 빠진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수분 손실까지 약 2%가 중량에서 빠지는 셈이다. RPC들은 이를 메우기 위해 800kg 톤백에 1kg을 더 넣어 정부에 넘겨주고 있다.

가령 공공비축미 1000톤을 수매했다면 정부에 되돌려줄 때 RPC가 중량을 맞추느라 15.930톤을 자신의 벼로 채워넣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한 RPC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전 RPC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분 증발량 조사 결과에 대해 “작년 수확기 이후부터 계속 쌀값이 내려 역계절 진폭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며 “산물벼 수분만이라도 보전 받으면 경영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