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대산농촌문화상' 수상자 권혁기씨 선정
'제28회 대산농촌문화상' 수상자 권혁기씨 선정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9.1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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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 가치 드높인 공로...10월 23일 시상식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대산농촌재단(이사장 진영채)은 제28회 대산농촌문화상 수상자를 선정, 18일 발표했다.

수상자는 농업경영 부문 권혁기 씨(56⋅농업회사법인 왕산종묘 대표), 농촌발전 부문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회장 안희문), 농업공직 부문 안철근 씨(48⋅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등 3명이다.

대산농촌문화상은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드높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인사에게 수여하는 농업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교보생명 창립자 대산 신용호 선생의 뜻으로 1991년 제정되어 2019년까지 28년 간 124명(단체 포함)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번 수상자 중 농업경영 부문 수상자 권혁기 대표는 39년간 세계 4대 작물인 감자산업에 매진해 안정적 씨감자 공급시스템을 구축하여 농가 경영 안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감자 신품종 육성(단오,백작,왕산) 및 씨감자 13종 생산으로 감자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농촌발전 부문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수상 단체)는 생명농업, 도농교류, 식생활교육 정착 등 시대와 환경변화에 맞춘 지속 가능한 농업 농촌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왔으며, 자주적 농민조직을 중심으로 도농협력형 친환경농업을 정착시켜 지역 발전 모델을 확립했다.

농업공직 부문 수상자 안철근 연구사는 ‘라온’등 우수 미니파프리카 품종을 개발하고, 우리나라 기후와 재배시스템에 맞는 재배법을 개발, 보급해 종자 주권확보와 농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했다.

제28회 대산농촌문화상 시상식은 오는 10월 23일(수) 오후 5시 엘타워 그랜드홀에서 개최하며 수상자에게 총 상금 1억 2000만 원(농업경영·농촌발전 각 5천만 원, 농업공직 2천만 원)과 상패를 수여한다.

 

◆수상자들 어떻게 농업농촌 가치 드높였나

 

총 13종 씨감자 공급, 민간 역할 뛰어넘어 감자산업 선도

농업경영부문=권혁기 농업회사법인 왕산종묘 대표 (1963년생, 2011~현재 농업회사법인 왕산종묘 대표)

 

권혁기 대표는 1981년부터 39년간 꾸준히 감자산업에 매진하면서, 세계 4대 작물 중 하나인 감자와 종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량 씨감자의 안정적인 생산·공급에 힘써왔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시행하던 감자 보급종 생산·공급이 일부 지자체·민간에 이양되면서 정부 보급종은 수요의 30% 정도에 그치고, 보급종을 제외한 씨감자는 불량률이 높거나 식용감자가 씨감자로 둔갑하는 등 농민의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2011년 농업회사법인 왕산종묘를 설립해 정부 보급종 생산과 동일한 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적 씨감자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기후 특성상 씨감자 생산의 최적지인 왕산면 내 해발고도 700~800m에서 망실재배로 무병씨감자를 생산하고, 봄, 가을, 겨울 작형을 각각 개발해 우수한 씨감자 연중공급 기반을 구축, 전국 씨감자 생산량의 약 10%(1200t, 2018년 기준)를 공급한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겨울철 무가온 시설 재배 기술과 씨감자 저장 큐어링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여 감자 생산농가의 소득 증대와 경영 안정화에 기여했다.

또한 권 대표는 미국에서 도입해 1978년 국내 보급종 선정 후 재배면적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는 ‘수미’ 품종 중심의 퇴화에 대비해 2005년 육종을 시작하여 단오, 백작, 왕산 등 국산 신품종을 개발했고 특히 ‘단오’는 수량성, 내병성, 상서율 등이 ‘수미’보다 뛰어나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다. 

보급종(5종) 이외에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가 개발한 품종 중 ‘새봉’(2기작 품종)과 ‘홍영’, ‘자영’(컬러감자)을 생산해 총 13종의 씨감자를 공급해 농가와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며 민간의 역할을 뛰어넘어 감자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권혁기 대표는 정부보급종 생산 및 보급이 부족한 감자산업에서 민간차원의 신품종 육성, 생산 및 보급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40년에 이르는 현장경험과 기술을 전국 감자 농가에 전수하며 우리나라 감자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고 있다.

 

도농협력형 친환경농업 지역발전모델 확립

농촌발전 부문=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1978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창립, 1996년 영농조합법인 안동가농 창립, 2013년 사단법인 나섬, 나섬식생활교육원 설립)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는 1978년 설립되어 42년간 시대적 흐름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1970~80년대는 농업·농민 권익보호와 마을단위 현장 활동 중심의 제도민주화, 1990년대는 안전한 농산물 생산 및 판매를 유도하는 생명농업 운동, 2000년대는 도시소비자와 농민이 함께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자급퇴비 가농소 입식 운동’ 등 도농교류와 새로운 식생활 문화 실천, 2010년대에는 친환경 학교급식, 공공급식, 로컬푸드 등 민관협력형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마을주민을 중심으로 한 자발적이고 자주적인 모임인 ‘13개 분회(92농가)’를 구성해 이끌며 생산계획과 출하기준 확립, 공동방제력 등 합리적 생산체계를 확립하고, 상향식 의사결정 문화를 정착했다. 종교를 망라해 지역 친환경 농업인들이 참여하도록 하고, 공동모내기, 품앗이로 전통을 유지하며 풍물, 마당극 등 공동체문화 확산을 실천하는 모범적 농민 조직으로 자리매김했다.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는 지역농민단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생명농업을 표방한 도농협력형 친환경농업 지역발전모델을 지향하고 확립함으로써 지역공동체의 건강성을 확보했다. 친환경농산물 가치와 판로 확대를 위해 품목별 조직화와 다양한 조직((영)나눔과섬김·(사)나섬·나섬식생활교육원·안동시학교급식지원센터 등)을 운영하고, 서울시, 대구시 친환경 쌀 공급 협약, 송파구 공공급식 산지 선정 등 다양한 민관협력형 모델을 발굴해 도시민들에게 건강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등 바른 식생활교육을 전개하여 친환경농업 확산에 이바지했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살며, 모두를 살리는 도·농 생명공동체 운동’을 신조로 삼고 농가소득 증대와 유통구조 개선에 기여하며 귀농인, 청년을 융화하는 등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귀감이 되고 있다.

 

‘금보다 비싼 파프리카 수입 종자’ 대체한 '라온' 개발

농업공직 부문= 안철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1970년생, 1995~현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2010~현재 한국파프리카연구회 회장)

안철근 연구사는 1995년부터 25년간 꾸준히 파프리카를 연구하여 우리나라 재배 환경에 적합한 파프리카 재배기술을 확립하고 국산 미니파프리카 13종 개발과 보급으로 종자주권 확보에 이바지했다.

1993년에 국내 보급되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금보다 비싼 파프리카 종자’는 농가에 큰 부담이 되었고, 지속적인 재배면적 증가와 경기침체로 30%에 달하는 소규모 파프리카 농민의 경영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산 품종 개발과 대체 작목 전환이 시급했다.

안철근 연구사는 기존 파프리카보다 작고 당도(평균 10Brix)가 높아 과일처럼 먹을 수 있는 미니파프리카에 주목하여, 우리나라 기후환경과 재배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재배가 쉬운 ‘라온’을 비롯해 국산 미니파프리카 품종 13종을 개발했다.

특히 기존 파프리카와 수입 미니파프리카의 단점을 개선한 ‘라온’은 소규모 파프리카 농민이 생산하기에 적합하고 종자 가격도 수입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농민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으며, 수량 및 저장성이 뛰어나 기존 미니파프리카 시장의 70% 이상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품목 다양화와 균일한 모양과 선명한 색, 뛰어난 식감 등으로 호응을 얻고 있으며 소비 시장의 기대도 높다.

안철근 연구사는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기존의 식자재용 파프리카와 차별된 생식용 파프리카 시장을 개척해 일본에 연간 50t을 수출하는 한편, 멕시코에 종자 수출,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시범재배를 하는 등 글로벌 종자회사들을 상대로 국산 파프리카 품종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높였다.

안철근 연구사는 농민에게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파프리카 산업에 종사하는 농민과 전문가, 주변 동료들의 평가가 높은 모범적인 공직자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