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호주에 이어 영국에서도 양념을 줄인 우리 한국 김치가 인기를 얻고 있다.

영국에선 채식열풍뿐 아니라 '유산균' 열풍까지 더해 김치가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전언이다.

세계김치연구소(소장 하재호)는 지난 12일과 14일 영국 런던에서 '한국의 채식, 김치와 발효음식'이란 주제로 김치 전시 및 시식회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2일 주영국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열린 행사에는 하재호 세계김치연구소 소장과 사찰음식 전문점 ‘발우공양’의 총책임자를 지낸 사찰김치 전문가 대안스님이 참석했다. 박은하 주영국 대한민국 대사, 리차드 버즈(Richard Burge) City of London 대외관계 고위 자문관, 조지 홀링베리(George Hollingbery) 영국 국제통상부 통상정책 국무상, 로빈 리블렛(Robin Niblett)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소장 등 영국 내 영향력 있는 정부, 문화계 고위층 주요 인사가 함께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김치는 세계김치연구소가 스님이 직접 김치를 담그는 국내 사찰들을 대상으로 계절별 김장 현황, 사용 재료, 조리 및 저장방법 등 사찰김치가 갖는 특징에 대해 조사 연구한 결과를 반영, 채식주의자도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배추김치, 통배백김치, 갓김치, 긴오이김치, 총각무김치, 열무김치, 깍두기, 깻잎김치 등 총 11가지 종류를 선보였다.

이밖에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된장, 간장, 고추장을 비롯해 장류를 이용한 음식인 장아찌와 나물무침도 선보였으며, 시식 행사에서는 채식 배추김치와 기존에 젓갈을 넣고 만든 일반 배추김치의 맛을 비교하는 등 다양한 김치를 맛볼 수 있도록 했다.

14일 킹스턴시 코리안 페스티벌에서 열린 김치 행사에선 한국 교민들과 킹스턴 시민들이 함께 모여 김장문화를 매개로 서로 깊은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전시는 물론 시식, 김치 조리 시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시식에선 채식 배추김치와 양배추김치, 채식김치전, 김치 부르스케타(구운 빵 위에 다진 김치를 올려 발사믹 소스와 파마산 치즈를 곁들인 음식)를 선보여 외국관광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 해외에서 부는 채식열풍을 타고 한국 김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9~12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19 호주식품박람회'에 국내 농식품 업체들과 함께 참가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는 새우젓과 육젓을 사용하지 않고 맵지 않은 특징을 가진 ‘비건(Vegan) 김치’가 현지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재호 세계김치연구소장은 "이번 행사는 한국 교민들과 현지인들이 함께 김치와 음식을 나누며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김장문화 정신을 이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세계김치연구소는 영국 킹스턴시에서 활동하는 민간단체인 KBCE(Korean British Cultural Exchange)와 15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김치 문화의 기록과 확산, '김장 프로젝트' 발전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학술정보 교류, 기술개발 자문, 홍보 등 협력할 계획이다. 
  
KBCE 김장 프로젝트는 영국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킹스턴시 뉴몰든 지역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북한, 연변 동포들을 대상으로 2월부터 9월까지 20개 김치 조리법을 정리하고 김장에 대한 추억을 기록해 킹스턴시 기록물로 엮어 보관될 예정이다. 뉴몰든 지역의 김장 축제는 매년 11월 셋째 주 토요일에 뉴몰든 하이스트릿에서 개최되어 왔으며, 올해는 11월 23일에 개최한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이번 행사와 업무협약을 통해 영국 내 김치문화 확산을 위한 현지 네트워크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