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S제도 소비자도 농민도 모른다
PLS제도 소비자도 농민도 모른다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9.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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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등록농약 부족’·‘비산 문제’
‘PLS 정책 방향 모색 국회 토론회’

 

농민 “페로몬 공급·잔류 짧은 농약 개발 필요”
서아론 부장 “PLS 이해한 소비자 얼마 없어”
김인선 교수 “비산 문제 노즐 개발로 해결”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우리 농산물의 안전성 확보와 소비자 신뢰 제고를 목적으로 도입한 PLS가 제대로 농민과 소비자에게 홍보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부터 지적되던 등록농약 부족과 비산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농민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만희 의원(자유한국당, 경북 영천·청도)이 개최한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의 실태와 바람직한 정책 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농민, 소비자, 정부, 학계 관계자가 의견을 교환했다.

PLS제도는 농산물별로 국내·외 등록된 농약에 대해 잔류허용기준을 설정·관리하고 그 외 잔류허용기준이 없는 농약은 일률적으로 불검출 수준을 0.01ppm으로 일괄 적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농약이 작물에 등록되지 않아도 효과가 나타나면 사용했던 관행을 막아 국산 농산물의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준비기간이 짧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몇몇 작목을 재배하던 농민은 대체 농약이 등록되지 않은 가운데 기존 사용했던 농약을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영천의 한 농민은 “영천지역에서는 포도와 복숭아, 사과 등이 많이 재배된다. 과수원이 바로 옆에 위치하기도 하며 복숭아의 경우 수확기가 다른 조생종, 중만생종 등이 번갈아 심겨져있다”며 “이런 경우 농약이 비산돼 잔류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최근 지구온난화로 새로운 병해충이 늘어나고 있어 사용주기가 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 농업현장을 반영한 정책이 수립되길 바라며 친환경농자재, 해충 페로몬제 공급 확대, 잔류가 짧은 농약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년전 만든 PLS영상 조횟수 낮아
또 비산과 홍보 부족 문제도 지적됐다. 서아론 녹색소비자연대 홍보캠페인부장도 “국민들이 살충제 달걀 이후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 혐오)가 확산됐다. PLS를 통해 소비자 신뢰 제고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PLS 도입은 밀린 숙제를 갈아치우듯 농약을 등록한 과정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들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PLS를 이해한 소비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홍보영상물이 1년간 1만뷰 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오히려 잔류농약을 없애는 기술이 4만뷰가 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선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새로운 제형의 농약 개발도 절실하다. 장비살포에 적합한 하이브리드 농약이 예이다. 일본은 비산을 줄이기 위한 노즐을 개발하고 있다”며 “드론과 분무기에도 이런 노즐이 사용되도록 해야 하며 비산을 막는 보조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토양과 수질에 얼마나 농약이 있어야 안전하다는 기준이 없다. 농약에 대한 경작지와 수질 안전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만희 의원은 “현장에서 제도를 모두 따라가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한 게 많다. 현장에서 따라가기 어렵고 설익은 정책을 강제로 적용해야 하는가. 피해자를 만들면서 제도를 완성시켜 나가야 하느냐. 아니면 더 준비해 정책의 성숙도를 가지고 하느냐는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의해 정해진다”고 말했다. 이날 PLS와 관련된 공석에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던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도 자리했다. 이동호 식약처 유해물지기준과장은 “심도 있게 고민하겠다. 괴뇌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