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태풍으로 전국 벼 피해 심각…재난지역 선포해야
연이은 태풍으로 전국 벼 피해 심각…재난지역 선포해야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19.09.24 1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벼 도복‧침수로 흑수 등 2차 피해 발생
침수된 벼, 농작물재해보험 무용지물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제17호 태풍 타파로 남부 지역에 집중호우와 강풍이 동반되면서 벼 침수와 도복 피해가 커 신속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1414ha의 논에서 도복 또는 침수피해가 발생했고 벼 도복 피해는 앞으로 정밀조사 과정에서 피해면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태풍으로 인한 침수, 도복된 벼가 흑수, 수발아 등 2차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13호 링링과 17호 타파가 동시에 거쳐간 전남도의 피해가 가장 컸다. 전남도는 링링으로 8000ha 농경지에서 벼 쓰러짐 등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타파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496ha에서 벼 침수피해가 나고 323ha가 벼 도복 피해를 봤다.

전남은 23일 기준으로 전남 전체 벼 재배면적 15만여 ha의 6%에 달하는 9000ha 가까이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도는 지역에 따라 많게는 300㎜ 이상의 집중호우와 초속 29.4m 등 강풍으로 인해 벼 도복 피해 159ha, 과수 낙과 257ha, 과수 도복 52ha, 기타 5.3ha 등 총 473.3ha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도에서는 벼 367.4ha, 사과 176.2ha, 배 34.5ha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충북도에는 23일 기준 옥천 15㏊, 보은 5㏊, 영동 0.28㏊ 등 총 20.28㏊의 벼 도복 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전북은 벼 도복과 침수피해 49ha가 신고됐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면서 쌀농가들은 정부가 빠른 피해조사를 실시해 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태풍이 강풍으로 피해를 주고 연이어 많은 비를 뿌리면서 수확을 앞둔 논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며 “벼가 까맣게 변하는 흑수현상와 수발아 현상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어 정부가 빠른 피해조사와 함께 피해가 심한 지역에 대해서는 재난지역 선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풍으로 피해를 본 벼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해 있으면 손실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침수된 벼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해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순천에서 벼를 재배하는 한 농가는 “벼가 도복돼 싹이 나서 상품성이 없어 팔 수가 없는 상황인데도 흑수나 수발아된 이삭까지 모두 중량을 재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가 없다”며 재해보험이 무용지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도복된 벼를 묶어서 일으켜 세우면 이는 피해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농가들은 쓰러진 벼를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농가들이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