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5만톤 부족하다는데 쌀값은 '하락' 기미
신곡 5만톤 부족하다는데 쌀값은 '하락' 기미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10.1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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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자 첫 수확기 조사가격 기대보다 낮아
남은 구곡 물량도 7만톤...신곡 가격에 영향
5만톤 숫자도 '오차범위 안'...반등보다 '유지'에 방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신곡 5만톤 부족' 발표

10월 5일자 산지쌀값 19만1912원(80kg)

수확기 9차례 조사 중 첫 가격...생각보다 낮아

앞으로 반등 가능성보다 '하락'이 우세

최근 10년간 수확기 10월 5일자 가격에서 오른 적

'사상 최대 격리' 2017년 빼곤 한 번도 없어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올해 신곡 생산량이 5만톤 모자라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조사 결과를 놓고 업계에 이견이 갈리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쌀 도매점에 쌀 포대가 쌓여 있다.
서울 시내 한 쌀 도매점에 쌀 포대가 쌓여 있다.

일단 농가들은 벼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출하를 미루는 눈치다.

13일 전북의 한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관계자는 "농경연 발표가 나온 후 농가에서 벼 확보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RPC, DSC(벼 건조저장시설) 등 산지유통업체들은 10월 5일자 쌀 가격에 주목하고 있다. 12월까지 이어지는 수확기 첫 중만생종 조사가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데다 이 가격이 앞으로 쌀값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10월부터 12월까지 수확기 동안 산지쌀값 조사는 9차례 이뤄진다. 최근 10년 동안 10월 5일자 이후로 쌀값이 올랐던 때는 지난 2017년을 제외하고는 한 차례도 없었다. 2017년엔 7월부터 반등한 쌀값이 9월 사상 최대 물량 격리로 탄력을 받아 수확기를 지나 이듬해까지 연이어 계속 올랐던 해다.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는 과잉물량(22만톤)에다 15만톤을 추가로 격리했었다.

10월 5일자 산지쌀값은 80kg 한 가마에 19만1912원. 지난달보다 3.4% 올랐지만 앞으로 하락할 것을 감안하면 '수확기 최고가' 치고는 농가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수치다.

더우기 모자라다는 물량 5만톤이 오차범위 내에 속한 숫자라는 게 쌀값 하락 전망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5만톤은 국민이 5천만명이니까 1kg 잘못 보면 나오는 숫자다"며 "남을지 모자랄지 지금으로선 예측할 수 없다. 게다가 구곡이 남았다"며 쌀값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곡 재고물량이 이월돼 넘어오면서 하락한 가격이 신곡 가격에 영향을 주어 수확기 첫 조사 가격이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농협RPC와 비농협RPC에 남은 2018년산 구곡은 10일 현재 5만톤, 여기에 민간 재고 약1만톤과 시장에 푼 수입쌀 등을 합치면 7만톤 정도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농협과 민간RPC에서 이달 중 재고 소진이 다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소비지에 도달해 없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수확기 내내 쌀값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옥주 농협 양곡부 부장은 "모자라다고 하면 가수요가 붙고 쌀값 회복 기미가 보여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며 "2017년처럼 '전약후강'으로 갈지 유지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쌀값을 유지시키도록 수급상황에 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