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정감사-aT] 1%도 안 되는 수출실적, 상담규모로 ‘뻥튀기’ 논란
[2019 국정감사-aT] 1%도 안 되는 수출실적, 상담규모로 ‘뻥튀기’ 논란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10.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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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직매장 70% 적자, 질적성장 대책 주문
여성 관리자 비율 5% 미달…방탄 유리천장 지적도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가 개최하거나 참가했던 글로벌 박람회에서 이뤄진 우리 농식품 수출상담이 실제 수출로 이어진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나 수출실적 ‘뻥튀기’ 논란이 일고 있다.

또 aT가 지원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70%가 적자상태인 것으로 드러나는 등 국산 농식품의 유통 전반에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aT에 대한 농림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이런 내용들과 함께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에 대응한 대책마련과 여성 고위직 비율 제고에 대한 주문이 이어졌다.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회 의원(민주평화당)은 “aT가 2016~2018년 K-Food 박람회를 통해 8400억여원의 수출상담실적을 거뒀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수출로 이어진 금액은 25억여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aT는 K-Food 박람회 성과측정 전문기관을 통해 매년 참가업체를 대상으로 수출 이행현황을 조사한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6년~2018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와 중국, 일본, 미국, 두바이 등 국외 19곳에서 박람회를 열어 8419억원 규모의 수출상담실적을 달성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수출액은 1%도 못 건졌다. 반면 행사를 여느라 들인 경비는 행사 개최비와 바이어들에게 지급한 숙박비 및 교통비 등으로 약 100억원이 들어갔다.

aT가 국내 기업들과 홍보관을 꾸려 참가한 국제식품박람회의 경우엔 지난 3년(2016~2019)간 5조5362억원의 수출상담액을 기록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aT는 행사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의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수출금액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6~2018년 임직원들은 박람회 현장 운영 관련 등 명목으로 39억2000여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나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2018년 aT의 수출진흥사업 예산은 2014년 대비 37.1%, 인력은 약 30% 증가했다.

김종회 의원은 “수출상담회가 실제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출 계약 성과가 좋은 바이어들을 관리하고 성과가 저조한 바이어들은 초청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엄격한 성과관리 시스템을 적용할 것”을 강조했다.

aT가 지원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도 부실관리로 질타를 받았다. 김태흠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해 전국 111개 로컬푸드 직매장 중 82개가 적자를 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체 매장 중 절반에 가까운 52개 매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과 비교하면 흑자 매장은 전체의 31%에서 26%로 감소했고 평균 매출액은 1억원 이상 줄었으며 인건비는 500만원 증가해 영업손실이 1500만원 늘었다.

김태흠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까지 로컬푸드 비중을 현행 4%에서 15%로 늘리고 직매장 숫자를 229개에서 1210개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라며 “로컬푸드 비중 및 직매장의 양적 확대도 필요하지만 매장 대상 경영컨설팅 등 질적 개선을 통해 지속적인 운영을 도모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일본이 올해 6월 반도체 수출규제와 더불어 우리 농식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높여온 것으로 드러나 대응 마련이 요구된다.

김태흠 의원은 “대 일본 수출에서 발생한 농식품 통관애로는 올해 1월 2건 이후 4개월간 발생건수가 전혀 없다가 6월에만 6건이 일어났다”며 일본의 보이지 않는 수출규제에 국제무역기구 등을 통한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일본은 우리 농식품에 대한 비관세장벽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2015년 11건이었던 통관애로는 2017년 19건, 지난해 22건 등 5년간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올해부터 시작된 온라인 경매 시범사업의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박완주 의원은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온라인 경매를 통한 거래는 8일에 불과했다”며 “거래물량은 18톤, 금액으로는 5000만원이다. 지난해 전국 도매시장 거래량이 626만1646톤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대비 0.0003%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aT는 가락시장을 온랑니 경매 시범시장으로 선정해 올해 상반기부터 도매시장 2개 법인은 자체 개발한 온라인경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경매는 기존의 시장반입-진열-경매-운반-배송 등 복잡한 단계의 오프라인방식에서 산지보관-온라인경매-배송으로 유통단계를 축소해 물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마련한 시스템이다.

박완주 의원은 “aT는 사업부진의 책임을 출하자, 중도매인, 도매시장 법인 등 도매시장 종사자에게 지울 것이 아니라 사업 활성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aT에는 여성 상임 임원이 단 한명도 없고 여성 관리자 비율이 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 전형적인 방탄유리천장임을 입증했다. 이양수 의원(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제시된 여성 고위직 비율 증가에 농업계 대표 공공기관인 aT가 역행하고 있다”며 여성 고위직 채용.승진에 솔선수범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