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쌀값 하강곡선...농협 신곡 가격 지지 총력
산지쌀값 하강곡선...농협 신곡 가격 지지 총력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10.2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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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된 구곡이 수확기 가격 영향
산지 벼 매입가 끌어올려 쌀값 수호 나서
농협, 우선지급금 작년보다 7천원 올린 6만원 지급
무이자 벼 매입자금 1조9천억원 지원도 열흘 앞당겨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수확기 산지쌀값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10월 5일자 수확기 첫 조사가격은 80kg 한 가마당 19만1912원으로 전달 18만원대에서 뛰어올랐지만 15일자에 다시 18만원대(18만8796원)로 회귀했다.

21일 농협 및 산지 유통업계에 따르면 10월 5일자 쌀값은 쌀 생산량이 모자라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발표 이후 수확기 첫 쌀값 치고는 생각보다 낮은 가격이다.

농협 관계자는 “산지의 미곡종합처리장과 DSC(벼 건조저장시설)에 남아있는 구곡이 신곡 수확기로 이월되면서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재고가 소진되는 수확기 내내 쌀값이 하락할 것임을 시사했다.

15일엔 올해 쌀 생산량이 39년만에 최소치이자 수요량 대비 2만톤 부족한 378만톤으로 전망된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왔다. 이날 산지쌀값은 18만원대로 떨어졌다.

쌀값의 회귀가 현실화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본격적인 수매가 시작되기 전인 9월 산지 유통업체들을 찾아다니며 농가 벼 매입가격을 일정 수준 맞춰줌으로써 수확기 가격이 19만원대를 유지하도록 협조를 독려했었다. 수확기 19만5000원 정도를 유지하다가 내년 단경기(7~9월)에 20만원까지 올려 계절진폭(팔 때 이윤을 남기는 것)이 나오도록 수급관리를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었다.

미곡종합처리장에 농가에서 매입한 벼 포대가 쌓여 있다.
미곡종합처리장에 농가에서 매입한 벼 포대가 쌓여 있다.

어쨌거나 현재로선 쌀값을 유지하는 방법은 산지 RPC들이 벼 매입가를 끌어올려주는 것이 최선이다.

이에 따라 농협(회장 김병원)이 신곡 가격 지지에 발 벗고 나서기로 했다. 농협은 우선 전국 150개 미곡종합처리장(RPC) 및 산지농협을 통해 농가 희망물량을 전량 매입할 계획이다.

또 중간 정산금인 ‘벼 우선지급금’을 지난해보다 7000원 높은 6만원 수준으로 지급한다. 이를 위해 산지농협에 주는 무이자 자금 1조9000억원을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앞당겨 지원하기로 했다.

농협은 벼 수매기간 중에 농가에 우선지급금을 지급하고 신곡 생산량과 수급 상황이 명확해지는 연도말에 벼 수매 최종가격을 결정해 차액을 지급하는 사후정산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수매를 막 시작하기 전엔 우선지급금을 5만~5만5000원 수준으로 정했으나 쌀값이 하락 추세를 보이자 가격 지지를 위해 6만원으로 높인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중인 태풍 피해벼의 시장격리에 적극 협력해 산물벼 형태의 매입으로 농가에 편의를 제공하고 피해벼의 시장유통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김원석 농협 농업경제대표는 “농가의 절반 이상이 쌀 생산농업인이다”며 “농가소득과 농촌경제 활력을 위해 농협의 역량을 총동원해 올해산 쌀값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