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맹탕 아니면 홀대
[사설] 맹탕 아니면 홀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19.10.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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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매년 가을이면 국회는 국정감사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낸다. 올해 역시 사람도 많고 바쁘게 보이지만 국정감사 자체는 맹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매년 치러지는 국정감사가 맹탕이라는 평가를 받은 건 하루 이틀이 아니다.

과거에는 국회의원이 가장 하이라이트, 즉 언론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시기가 국감이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신문과 SNS의 등장으로 일상적으로 대중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국감 자체가 국회의원에게 큰 장점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감사 역시 국회의원들이 많은 질문을 쏟아내지만, 이미 언론에 다 노출되거나 SNS를 통해 전파된 내용이 많아지다 보니 국정감사는 맹탕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강화된 건지 아니면 약화된 건지는 알 수 없다. 예전처럼 국감 스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의원은 없다는 사실만이 남아있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있었다.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농업에 관해 딱 한 마디를 언급했다. 바로 농업소득보전법이다. 내용도 없이 국회에 계류 중인 법률안 중의 하나로만 언급했다.

대통령의 농업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일까. 아니면 국내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아서 농업에 대해 짧게 언급했을까. 문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이후 농업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이야기는 농업홀대이다. 쌀 목표가격과 공익형 직불금이 모두 농업소득보전법에 명시돼 있고 이를 개정해야만 하는 사안인 것은 많지만 농민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단어 한마디로 넘어갈 사안은 아니다. 수확기가 훨씬 지나서도 못 정하고 있는 쌀목표가격, 처리가 불투명한 공익형 직불제를 대통령이 너무 쉽게 여긴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수확기에 연이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들은 대통령의 따듯한 말 한마디와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