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주년 특집] 4차 산업 혁명 속 농업 어디까지 왔나④GSP 7년 쌀 종자 수출 실적 ‘0원’
[창간7주년 특집] 4차 산업 혁명 속 농업 어디까지 왔나④GSP 7년 쌀 종자 수출 실적 ‘0원’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9.10.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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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감자 수출 실적 154% 달성
주식 작목 ‘쌀’ 연구·종자도 많지만
관계자 “주식 작물은 수출 종자 등록 까다로워”
종자업계 관계자 “주식 쌀 자부심은 어디 갔나”

(한국농업신문=박우경 기자)골든시드프로젝트(GSP Golden seed project)성과 중 식량종자사업단의 벼 수출 실적이 눈에 띄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0원’이다.

골든시드프로젝트는 원예·채소·식량·수산·종축 사업단이 나눠져 사업이 추진 중이다. 지난2012년 기획 준비를 거쳐 2013~16년 1단계, 2017~2021년 2단계가 진행되고 있다. 총 사업비 4911억원(정부 3985억, 민간 926억원)을 투입해 20개 전략 품목을 육성하고 2021년까지 수출 2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7년차에 접어든 골든시드프로젝트 수출실적은 2013~2016년 3057.9만달러, 2017년 2447만달러, 2018년 3873만달러로 당초 수출 목표 대비 약 50%로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 그중에서도 식량종자사업 중 하나인 벼의 수출액은 목표달성 대비 0원을 기록하면서 성과가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옥수수, 감자는 수출액 초과로 호황

식량종자사업단은 벼, 옥수수, 감자 3개 작물을 대상으로 2021년까지 식량 종자 수출 2600만달러 달성을 목표로 했다. 작목별로 벼는 500만달러, 옥수수 1500만달러, 감자 600만달러가 목표다. 옥수수와 감자 종자는 목표대비 수출액을 초과 달성하면서 순조로운 항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식량종자사업단이 제출한 2단계 사업결과에 따르면 옥수수와 감자는 품종개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당해 연도 목표를 수출액을 초과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옥수수 종자 수출액은 50만달러가 목표였으나, 7월 말 기준 121.5만달러(옥수수 64만7000달러, 감자 56만8000달러)를 수출하면서 이미 목표치를 2.4배가량 초과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식량작물인 ‘벼’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지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종회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농진청이 담당하는 감자와 옥수수 같은 식량종자는 수출 목표액 대비 154%의 초과 달성률을 보였지만 국가 주식으로 가장 오랫동안 연구한 벼 수출실적은 ‘0원’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수출 절차 까다롭고 경제성 낮아 외면

식량종자사업단에 따르면 벼 종자 수출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타 종자와 달리 벼는 주식작물로 식량 안보와 밀접해있어 종자 등록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는 설명이다.

정진철 식량종자사업단 국립식량과학원 연구관은 “종자를 수입하고자하는 나라에서 우리가 개발한 벼 품종을 등록을 해야 수출이 가능한데 이게 쉽지가 않다. 등록절차가 까다롭고,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벼 종자를 쉽게 등록하거나 수입하지 않는 것처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벼가 주식인 국가에서 좀처럼 수출 종자 등록의 문을 열어 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타 종자와 달리 벼가 현재까지 전무후무한 ‘0원’의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도 품종 등록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관은 “현재까지 종자등록을 마치고 수출한 벼 종자는 2만달러 정도 되지만 수출국가가 파종을 한 후, 우리에게 종자금액을 지불 하는 체계”라며 “지난 5~6월 달에 판매한 벼 종자 2만 달러는 10월말이나 돼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0원으로 잡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종자업계 관계자는 “국가 주식으로 가장 많은 기간 동안 연구한 쌀 종자 수출 실적이 초라하다”며 “그 동안 수백 품종의 쌀을 개발했다고 홍보하던 농촌진흥청에서도 깊이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타 종자에 비해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벼 종자 수출사업. 하지만 7년차에 접어든 연구에 비해 결과가 초라하다는 지적 섞인 의견도 나온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2만달러의 성과를 거뒀다 해도 우리 돈으로 따지면 2000만원인데, 연구 개발비용과 수출비용을 따지면 오히려 손해를 본 연구”라며 “수출 등록 현황과 투자 상황 등 전반적인 종자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시작한 연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