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증가세…안전성 강화한 영유아식 뜬다
맞벌이 부부 증가세…안전성 강화한 영유아식 뜬다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19.10.23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③ 다양화‧차별화로 엄마들 지갑 연다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한국농업신문-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쌀 소비량은 매년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지만, 가공용 쌀 소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양곡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공용 쌀 소비량은 56만8000톤에 달한다. 쌀 소비를 촉진할 유일한 방안으로 쌀 가공식품이 주목받는 이유다. 본지는 쌀 소비를 견인하고 있는 쌀가공식품의 트렌드를 소개하며 쌀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혼밥도 맛있게…대세는 ‘가정간편식’
② 차세대 먹거리 ‘실버‧케어푸드’ 뜬다
③ 다양화‧차별화로 엄마들 지갑 연다
④ ‘옛것의 재해석‘ 뉴트로 입은 쌀 가공식품
⑤ 쌀국수, 쌀과자…유럽 소비자 사로잡은 비결은?
⑥ 쌀 가공식품, 쌀의 미래를 엿보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최근 쌀을 재료로 하는 다양한 먹거리가 시장에 소개되고 있다. 

맞벌이 부부 증가…영유아 시장 확대
특히 맞벌이 부부들이 늘어남에 따라 다른 시장보다 영유아식 시장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선보였던 쌀 가공식품들이 특정 소비계층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미음과 죽, 유아과자, 음료 등 기타 영유아식의 국내 판매액은 2017년 기준 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인 2016년 646억원 대비 45%나 급증한 규모다. 1년이라는 단기간 내에 1000억원 규모 시장으로 성장한 셈이다. 

인천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최 모씨(30세)는 “부부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퇴근 후 아이에게 뭔가 챙겨 먹일 수 있는 여유가 없어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서 “최근 쌀로 만들어진 죽, 이유식 등이 다양하고 맛도 좋아 아이도 잘 먹어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엇보다 쌀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다른 유아식보다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것 같다”면서 “과거에는 쌀로 만든 제품들이 종류도 한정적이고, 맛도 별로였지만 최근 접한 제품들은 일단 종류에서도 다양하고, 맛도 아이가 좋아할 수 있는 그런 맛에 안전성까지 믿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유식 업체들은 아기의 월령에 따라 이유식 단계를 세분화해 죽과 밥의 묽기를 다르게 하고 가정에서 손질하기 힘든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이며 ‘엄마표 이유식’ 못지 않은 밥맛으로 엄마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아기들의 치아와 근육 발달에 도움을 주는 떡뻥과 쌀 스틱 등의 영유아 간식들은 국내산 쌀과 함께 단호박, 고구마, 시금치, 브로콜리, 사과, 당근 등 각종 채소와 과일을 함유해 풍미를 더한 새로운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아기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의 ‘2019 쌀가공품 품평회’에서 ‘TOP 10’으로 선정된 청오건강 농업회사법인(주)의 ‘유기농 팝짱 자색고구마’는 국내산 쌀의 고소한 풍미와 자색고구마의 단맛이 어우러져 부드럽게 녹는 유기농 스낵으로, 전통 방식으로 퍼핑해 튀기지 않고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키즈 전용 시리얼까지 출시되는 등 영유아식 시장이 날로 확장되고 있다.

씨알푸드의 ‘씨알로 우리아이 우리쌀링’은 국내산 쌀과 곡물, 야채를 사용하고 설탕 대신 벌꿀과 사탕수수로 단맛을 구현해 아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시리얼로 아이들의 영양과 건강을 위해 국산 감초와 황기, 홍삼을 가미한 점이 특징이다. 이 제품도 ‘2019 쌀가공품 품평회’에서 ‘TOP 10’으로 선정된 바 있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쌀 가공식품 시장이 크게 확장되면서 그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 바로 영유아식 시장”이라 설명하며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사회적 시스템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영유아식 시장은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현황’을 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유배우 가구는 1천224만 5천 가구로 이 가운데 맞벌이가 구는 567만 5천 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1만 9천 가구(4.0%) 증가한 규모로 맞벌이 가구 비중은 1년 새 1.7%포인트 올라 46.3%에 달했다.

믿고 먹는 ‘쌀’, 안전성 강화한 기업 늘어
일각에서는 영유아식 시장의 확장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안전성 문제의 해결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과거 불량식품 등의 영향으로 영유아 식품안전에 민감하여 국내산 제품과 유기농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수의 영유아식 제품이 국내산 쌀과 식재료를 사용하고 과학적이고 위생적인 시스템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등 깐깐한 엄마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까다로운 심사로 알려진 농림축산식품부의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획득하면서 안전성을 공식적으로 입증받고 있는 제품들도 늘고 있다.

영유아식 업체 관계자는 “수많은 음식 중 가장 안전성에 예민한 시장이 바로 영유아 시장”이라며 “최근 많은 가공업체들이 까다롭고 다양한 조리시스템을 도입해 안전성을 보완하면서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다른 무엇보다 쌀이라는 식재료에 대한 믿음이 시장 확장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쌀이 가지는 긍정적 인식과 더불어 쌀이 가지는 기능성을 살린 제품들이 특히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유아식 시장의 확대를 위해 정부의 기업 지원 등 다양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