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주년 특집]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쌀은 가장 소중한 농산물, 가치·경쟁력 강화해야 해”
[창간7주년 특집]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쌀은 가장 소중한 농산물, 가치·경쟁력 강화해야 해”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19.10.23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업 재정립 필요성 느껴…현장 소통 통해 새로운 경영비전 제시 등 총력

기후변화 대응하기 위해 농어촌용수 관리 패러다임 변화 필요해
농지은행사업 등 농가 필요한 다양한 사업 진행할 것
쌀 산업 성장 위해선 정책적 노력 수반되야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본지 7주년을 맞아 오랜 시간 국내 농업 기반 조성 사업을 통해 현재의 농업을 이끈 주역인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장을 만나 현재의 농업과 더불어 기상이변 등 앞으로의 과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농업 기반 조성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올해를 돌아보자면.
올해 3월 취임 후 전국 현장을 방문해 쌀전업농을 비롯해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며 국민의 관점에서 사업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며, 이에 현장 중심의 경영체계를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비전을 발표하며 달라진 농어촌공사를 보여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시간이었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같은 가뭄은 없었지만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많은 태풍이 한반도를 덮치며 농가들의 피해가 컸다. 수확기를 앞두고 참담했을 농업인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농업 생산기반 조성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대목으로, 가뭄・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에도 농업인들이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농어촌을 만들어나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어려움 속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국적으로 벼 베기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공사는 올해 수확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내년 농사도 대비할 것이다.

-심화되는 기후변화에 농업용수 관리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기후변화로 갈수록 심해지는 가뭄, 집중호우, 지진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어촌용수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계 단위로 관리하던 농어촌용수를 지역 단위로 관리하고 IoT(사물인터넷)을 활용해 과학적 용수관리로 추진해 나간다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사는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선 지역별 물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물관리를 추진하고 있으며, 자동 수위 계측 등 ICT 계측 정보 기반의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더욱 과학적인 물관리로 효율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아울러 공사에서 수행 중인 농업・농촌분야 기후변화 실태조사도 체계적으로 추진해 지역별 가뭄・홍수 등 영향을 재평가하고, 생산기반시설물 관리와 수자원 관리에 적용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대책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공사는 논 농업 유지와 농업인 정착에 크게 기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공사는 농업에 필요한 물과 땅을 관리하는 전문기관으로, 지난해까지 7조6106억원을 투입해 10만5천㏊ 개발 완료 상습 가뭄지역에 저수지, 양‧배수장, 수로 등을 조성하는 농촌용수개발사업으로 물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기반 마련했다.

또 물을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배수시설을 확충해 집중호우에도 물이 넘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을 통해 농업인의 성장단계에 따라 농지 매매・임대 등 지원 등의 농지종합관리기구인 농지은행을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운영해 농가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에서 쌀이 가지는 의미와 농업 철학이 있다면.
대한민국 농업은 쌀을 중심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으며, 쌀은 우리의 주식이자 우리 민족의 식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농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 식생활 다변화로 쌀 소비가 줄고, 쌀 자급률 100%를 달성하며 쌀이 남는다고 하지만 불과 1970년대까지도 쌀이 부족해 매년 수십만 톤을 외국에서 수입했음을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쌀이 풍족하다고 소중함을 외면한다면, 식량부족사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쌀은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자원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일례로 미국산 오렌지, 체리 등 수입 농산물이 당장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도, 식량자급이 안 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서 영역이 확보되면 언제 가격을 올릴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태다.

이처럼 농업은 쌀을 비롯하여 인간 생존과 직결된 식량 생산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식량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에 공사는 농업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공익형 직불제, 쌀 목표가설정 등 쌀 산업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쌀 산업에 필요한 정책적 지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공익형 직불제가 도입되면 기존 쌀 중심의 직불금이 모든 재배작물에 동일하게 지급되고 중·소농을 배려하는 단가체계로 전환돼 쌀 수급불균형 해소와 중소농가에 대한 소득재분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규모 농가 중심에서 중소농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쌀 산업이 위축될 수 있는 만큼, 쌀 산업의 유지와 성장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쌀의 고품질화를 통해 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품질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는 밑바탕은 바로 깨끗한 물, 공사는 깨끗한 농업용수를 필요한 시기에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 쌀 그 자체 품질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품질에 맞는 가치와 가격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 체계적 홍보와 엄격한 품질보증・관리, 유통체계 개선 등을 위한 정책 지원과 농업인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더불어 쌀 값 안정을 위한 ‘논 타작물 재배 지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쌀 소비는 감소하는 상황에서 쌀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 타작물재배 전환’이 필요하다. 이에 공사 역시 논에서 타작물 재배가 가능토록 하는 ‘농지범용화’사업을 시범 추진하고 현재 사업성과 분석 중이며 향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후계농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후계농 육성에 있어 공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의 후계인력이 절실한 상황에 직면했다. 공사에서도 농업의 미래이자 후계인력인 청년농을 육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공사는 현재 농지은행을 통해 청년농이 가장 어려워하는 농지를 임대해주고 매매자금을 지원해 청년농이 농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을 통해 확보한 농지를 장기로 임대해주거나, 연 1%의 저리로 매매자금을 지원해주고 있음. 지난해까지 20~30대 청년 2만580여명에게 농지를 지원했다. 

또 지자체에서 새롭게 선정하는 ‘청년창업농’의 안정적 영농정착을 위해 공사는 농지 지원을 담당하고 있으며, 작년에만 청년 창업농 457명에게 479ha의 농지를 지원했다.

사업 참여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농지은행 포털도 개편하는 등 이용자를 위한 사업도 진행해 성과를 얻었다.
공사는 앞으로도 청년농이 농촌에 굳건히 자리 잡고 농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농어촌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쌀전업농의 노고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최근 공사는 ‘농어민과 함께 농어촌을 위해!’라는 경영 슬로건을 확정하고 농어민과 가장 가까운 곁에서 항상 함께하며, 농어촌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임직원 모두 끊임없이 혁신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공사의 경영활동으로 이뤄낸 모든 사업성과가 현장의 농어업인과 국민께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