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⓶ 쌀산업 활로를 찾는다] "쌀 가공업체 어려움, 협회 문 두드려 달라"
[특집⓶ 쌀산업 활로를 찾는다] "쌀 가공업체 어려움, 협회 문 두드려 달라"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9.10.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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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이사
국내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쌀 가공식품
수출길, 기술 개발에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이성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이사

 

(한국농업신문=박우경 기자)"쌀가공업체가 겪는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 협회의 문을 두드려 달라" 쌀산업 활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성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이사에게 가공산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쌀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소비자의 트렌드를 겨냥하고 있는 제품은 무엇인지.

과거 전통적인 쌀 가공제품은 떡류가 대표적이었다. 이외에도 과자로써는 한과, 음료로서는 식혜, 술, 조청이 대표적인 쌀 가공식품인데 지금은 산업 분류상으로도 전체 35개 분야로 다양해졌다.

이렇게 쌀 가공식품이 다양해진 배경은 우리나라가 쌀을 자급한 이후인 1991년, 정부가 쌀 막걸리 제조를 허가한 것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어 정부가 쌀을 밀가루와 경쟁할 수 있도록 공급해주면서 더욱 활성화될 수 있었다. 현재 쌀 가공식품은 특정분야에 한정해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방면에 약진하고 있다.

과거에는 막걸리가 쌀 가공식품의 대표 효자노릇을 했는데 지금은 떡, 면, 즉석밥, 주류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떡 면류와 가공 밥 종류가 전체적인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해외에서 글루텐 프리(gluten free) 식품으로 알려진 쌀 가공식품에 관심이 높다.

외국에서는 글루텐프리 식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밀가루에 의해 생기는 병 ‘셀리악병’(Celiac disease) 때문이다. 셀리악 환자가 유럽인구의 1~4%을 차지하는데, 가족 구성원에 셀리악 환자가 있을 경우 그 파급효과가 가족구성원에 까지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 때문에 가족 구성원도 대부분 글루텐프리 식품을 찾는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유럽 같은 경우 글루텐프리 전문 박람회가 별도로 열린다. 또 프리프롬 박람회도 열린다. 글루텐 프리프롬 박람회는 글루텐 프리 식품만을 위한 박람회이지만,  프리프롬 박람회는 락토스(Lactose), 비건전문(Vegan) Non-GMO Non-sugar 등이 총망라된 박람회이다.

우리 쌀 가공 제품은 글루텐과 슈거 쪽에서 다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설탕 대신에 조청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제품군은 조청과 누룽지다.

조청은 쌀을 발효시켜 만들어 슈거를 대체할 수 있는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굉장한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리미니 피에라에서 열린 글루텐프리 박람회에서 유통업자가 아닌 순수 구매자에 해당하는 당뇨예방협회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법을 찾아볼 정도로 관심을 가졌다.

미국도 글루텐프리 시장이 굉장히 크다. 아직 전문 박람회는 열리지 않았지만 글루텐프리 시장점유율은 어림잡아 30% 정도이다. 이러한 건강한 먹거리 트렌드를 따라 협회는 동남아는 물론이고 캐나다, 러시아로도 시장을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의무수입 물량, 쌀 가공산업 기반 다진 후
국산 쌀 프리미엄 제품 소비자 겨냥 ‘큰 그림’

-협회가 ‘의제매입세액 공제율 상향 조정’ 건을 국회에 건의했다. 조정 건이 의결된다면 가공업체에 어떤 효과가 있나.

의제매입세액 공제율 상향 조정의 건은 우리 쌀가공식품협회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가공업체도 기초 농산물을 활용해서 제품을 만든 경우 정부에서 세금을 환급해 준다. 그동안 가공업체들은 104분의 4%의 공제율을 적용받고 있었다. 음식점 같은 경우에는 더욱 높은 108분에 8%이다.

그래서 협회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을 음식점과 같은 수준인 108분의 8%로 올려 달라고 요청해왔다.
그것이 일부만 반영돼 즉석 떡 제조가공업체에 대해서만 106분의 6%로 일부 반영이 됐다.

하지만 우리 회원사인 쌀 가공식품업체가 즉석 떡 가공업체만 있는 것은 아니고 그보다 훨씬 다양하고 중기업 수준인 기업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해당하는 가공업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건의를 하게 된 것이다.

가공식품업체가 수출계약 의사가 있어도, 냉동 유통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난관이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업체가 많다.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협회는 가공업체가 해외 바이어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앞으로 가공업체가 수출 다변화를 할 수 있도록 더욱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영세 가공업체는 정보, 해외 마케팅, 인력, 장비 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중점적인 수출지원 계획으로 수출 협의회를 구성하려고 한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함께 쌀 가공업체 분야별 수출에 관심을 가진 업체를 대상으로 협의회를 구성해, 협회 주도로 운영을 해가려고 한다.

그래서 어려움, 애로사항 등을 공동으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수출을 위한 냉동 유통시스템 구축은 농촌진흥청에서도 개발 중에서 있다. 하지만 아직 수출 현장에 맞춰 투입하기엔 이른 단계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현장 투입 가능한 냉장 유통시스템이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 협회에서도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굴하고 진흥청과 함께 지속적인 연구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가공업체는 특색 있는 쌀 가공식품 개발에도 불구하고 홍보‧마케팅 비용이 부족해 납품이 어렵거나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아쉽게도 쌀 가공식품 기술을 개발하시는 분들이 창구를 잘 모르는 부분도 있다. 기술 개발을 하기 위한 연구 필요성과 내용을 협회 쪽으로 건의를 해주시면 의견을 수렴해서 정부의 연구 개발비를 따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에 쌀 가공식품 개발자분들도 수시로 현장에서 필요한 연구기술개발의 수요조사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고 응답을 바라는 바이다. 현장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개진돼야 쌀 가공산업의 전체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회원사에서는 자신의 노하우가 일반화되는 경우를 우려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개별적으로 하는 개별연구를 지원해 줄 수 있다.

그런 쪽의 판로도 있으니 기술 오픈에 대해 두려워 말고 개발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협회와 상의했으면 한다. 협회도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혹은 정부에 기술개발 신청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쌀 가공식품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쌀을 원료로 한다. 국내 쌀 소비를 확대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는가.

쌀을 다른 품목과 다르게 일반 수입업자가 사고 싶어서 사는 물건이 아니다. 쌀은 계획된 의무수입량(TRQ)이 있다. 또 국가는 의무수입물량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쌀 가공산업은 이 의무수입물량을 사용하는 것과 동시에, 국내 쌀 소비를 독려해 쌀 가격을 안정시켜야 하는 상반된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쌀 가공산업은 수입쌀 소비라는 특수성을 가진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수입이 자유화돼있는 다른 물건과는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또 국산 쌀만 가지고 쌀 가공식품을 만든다고 하면 지금처럼 소비하기 어렵다. 가격경쟁력이 워낙 높다 보니 밀가루와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업이라는 것은 소비자에게 어필하려면 맛, 품질, 건강성,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가격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수입쌀이 초반 부흥하고 있는 쌀 가공산업의 기초를 튼튼히 하며, 쌀 가공산업에 진입하는 업체를 확산하는데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이 기반을 토대로 쌀 가공산업이 더욱 확산되면 수입쌀로 만든 제품과 국산 쌀로 만든 프리미엄 제품이 향후 경쟁하면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