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안전하게 먹으려면...제초제분석기 구입해야
우리나라에서 안전하게 먹으려면...제초제분석기 구입해야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10.28 1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먹거리 안전성 대국민 심포지움 열려
심상정 의원.13개 시민단체 공동 주최
2급 발암물질 '글리포세이트' 위해성 환기

제초제 성분 '글리포세이트', GMO 작물에 다량 함유

GMO 작물 1위 수입국 한국, GMO 표시제는 '불완전'

따라서 '글리포세이트' 함량 여부 확인하려면

민간이 분석기 구입해서 각자 '식탁안전' 지켜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1970년대 1만명 중 1명꼴로 있던 자폐아가 2011년 38명 중 1명꼴로 늘어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2032년 태어나는 아이들 절반이 자폐아가 된다는 얘기다.”

먹거리 안전성과 관련해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13개 먹거리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잔류 글리포세이트 분석기 구입을 위한 범시민위원회(가칭)’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심포지움을 열고 글리포세이트와 질병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13개 먹거리 시민단체와 심상정 의원은 지난 18일 글리포세이트의 위험성을 환기시키고 GMO 수입국1위인 우리나라에서 식탁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잔류 글리포세이트 분석기 구입의 필요성을 알리는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13개 먹거리 시민단체와 심상정 의원은 지난 18일 글리포세이트의 위험성을 환기시키고 GMO 수입국1위인 우리나라에서 식탁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잔류 글리포세이트 분석기 구입의 필요성을 알리는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김지훈 박사(미국뇌기능신경학전문의, 밸런스브레인 목동센터 원장)는 ‘글리포세이트가 몸에 들어가면 무엇이 해로운가’ 주제발표에서 과학자 내니 스완슨의 2014년 발표 논문을 인용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로 사망한 데이터를 보면 1970년대 중반부터 증가하다가 90년대 후반에 급격히 사망률이 점프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때 GMO 옥수수와 콩이 심어진 양을 나타내는 그래프도 같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고혈압 비만 당뇨 루마티스관절염 불면증 파킨슨병 크론병 과민성대장증후군 갑상선암 간암 등 질환들이 GMO와 90% 이상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자폐와 치매의 연관성은 99%에 달했다.

김 박사는 이같은 질병과 글리포세이트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 “1996년 글리포세이트에 저항성 있는 GMO옥수수와 콩이 출시된 그 해부터 제초제를 비행기로 마구잡이로 뿌리게 됐다. 1996년을 터닝포인트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1996년 이전에는 글리포세이트를 농산물과 잡초를 구분해 뿌려야 했지만 이후부터는 글리포세이트에 죽지 않는 GMO 농산물이 개발됐기 때문에 제초제를 대량 살포함으로써 땅에 뿌려진 글리포세이트 함량이 50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밀가루는 GMO 작물이 아니지만 수확 직전에 빠삭 말려야 수확이 가능한 특성이 있다. 이때 글리포세이트를 뿌려 작물을 죽인 후 수확한다. 이 밀가루와 함께 옥수수가 대표적인 사료작물이라는 데서 먹거리 안전성이 위협받는다. 글리포세이트가 다량 뿌려진 사료작물을 먹고 자란 닭, 돼지가 치킨, 돈가스로 인체에 섭취되기 때문이다.

이광조 한국채식영양연구소 박사도 “글리포세이트는 에너지 생성 효소들과 결합해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게 한다”며 “뇌에 있는 세포와 결합하면 뇌세포 기능이 약해지고 췌장에 있는 세포와 결합하면 당뇨가 된다. 관절 세포와 결합하면 관절염이, 피부 세포와 결합하면 피부질환, 간 세포와 결합하면 간 질환이 된다. 거의 모든 질환은 글리포세이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이어 “유럽뿐 아니라 동남아국들도 글리포세이트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GMO 작물을 계속 수입하고 개인이 조사해 발표하는 것조차 법으로 금지해 놨다. 사회에 혼란을 준다는 이유지만 GMO 작물엔 100프로 글리포세이트가 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수배수관 뚫는 세재로 개발

글리포세이트는 1950년 스위스에서 하수배관을 뚫는 청소 세재로 개발됐다. 이를 함유한 제초제의 효과가 탁월하자 농가들이 잡초에만 선택적으로 사용했었다. 그러다 글로벌 농산기업이 글리포세이트 제초제가 닿아도 죽지 않는 GMO 콩과 옥수수를 개발했고 이후부터 글리포세이트 살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GMO 수입국 1위인 한국은 당연히 먹거리 안전성이 위협받게 됐고 따라서 글리포세이트 분석기를 구입해 각자 식탁안전을 지키자는 것이 이번 심포지움을 기획한 동기가 됐다. 국제암연구소는 2015년 글리포세이트를 2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심상정 의원이 축사하고 있다.
심상정 의원이 축사하고 있다.

 

심상정 의원은 축사에서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안전성을 이유로 GMO 작물 재배와 반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GMO에 대한 정보 표기조차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한 사람당 40kg 가량의 GMO를 섭취하는 와중에도 유명무실한 GMO 표시제로 인해 어느 제품에 글리포세이트가 함유됐는지 소비자가 알 길이 없다”며 “민간에서라도 잔류 글리포세이트 분석기를 구입한다면 우리 먹거리 안전성 확보를 위한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협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부천시원미구갑)은 “우리나라는 1년에 220만톤의 GMO작물을 수입한다. 농약에도 많은 글리포세이트가 함유돼 있다. 농약사용 1위국인 한국은 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외국 번역 서적 'GMO 허위와 진실' 출판 기념회

이날 심포지움에선 토론을 통해 글리포세이트 분석기 구입을 위한 시민운동 단체의 이름과 분석기 구입을 위한 모금활동 방안, 분석 연구실 설립 방안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외국 책자를 번역한 'GMO 허위와 진실' 출판 기념회도 진행됐다. 이유미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이사장이자 (사)생물다양성협회 이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얼마 전 손녀를 봤는데 손이 제대로 달렸는지 일일이 확인해 봤다. GMO는 대를 끊는 종자다"며 "그 종자를 키우기 위해 뿌려지는 독성 제초제가 글리포세이트다. 둘이 협작해서 우리의 미래를 망가뜨린다”고 글리포세이트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GMO 허위와 진실' 책자는 교보문고에서 구입할 수 있다.

권용덕 GMO없는바른먹거리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외국 과학자들이 GMO에 대해 잘 분석해 놓은 것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번역해 놓은 책이다"며 "책 구입을 통해 GMO에 대해 바로 알고 먹거리 안전에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