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생물 지정 위기 처한 ‘왕우렁이’
생태계 교란생물 지정 위기 처한 ‘왕우렁이’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9.10.31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부 왕성한 번식력으로 생태계 교란 지적
친농연 “피해보다 장점 많아 탁상행정 규탄”

(한국농업신문=박우경 기자)최근 정부가 친환경 쌀 재배에 쓰이는 왕우렁이를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하려는 고시 개정안 계정을 예고하면서 전국 친환경 농업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왕우렁이를 포함해 리버쿠터·중국줄무늬목거북·갈색날개매미충·미국선녀벌레·마늘냉이 등 생물 6종을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하는 내용의 고시를 이달 1일부터 입법예고 중이라고 밝혔다.

왕우렁이
왕우렁이

 

왕우렁이를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한 이유는 왕성한 번식력으로 토착종과 경쟁을 벌이고, 하천변 등의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이유에서다. 

친환경 농업인들의 입장은 다르다.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지난 21일 왕우렁이 생태계 교란생물 지정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친농연은 성명서에서 “왕우렁이가 1992년 제초용 친환경 농업에 처음 도입된 이래 30여년 가까이 농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제초의 어려움을 해결해줬으며, 화학 제초제 사용을 대체해 생태계 파괴를 방지 하는 등 친환경 농업 확대와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고 반박했다.

또한 외래 수입종인 황소개구리나, 큰입배스 등은 천적이 없어 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는 것은 맞지만 왕우렁이는 조류, 야생동물 등 육식성 포유동물 등 천적이 많아 황소개구리와 같은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부터 대두된 왕우렁이의 생태계 교란 지적에 대해 “2009년 중부지방의 왕우렁이 월동 조사, 2010년 충남북 왕우렁이 생태 연구, 2016년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환경농업단체 민관 합동 월동 조사 등을 통해 왕우렁이로 인한 생태계 피해보다 농업과 환경에 기여하는 장점이 많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일부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왕우렁이 관리요령을 만들어 적정한 관리를 하기로 결론을 낸 바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친환경 농업단체들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왕우렁이를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하려는 고시 개정안은, 소통을 중시하는 문재인정부의 국정철학에도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농업 현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