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은 옛것? 옛것에 새로움을 더해 성장하는 쌀 가공식품
떡은 옛것? 옛것에 새로움을 더해 성장하는 쌀 가공식품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19.10.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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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맛 그리워”…쌀도 뉴트로 열풍
쌀 소비량은 올해도 감소…성장하는 쌀 가공식품 시장 소비층 맞춤으로 접근해야
소비트렌드‧소비 취향 등 고려한 홍보‧마케팅 필요

④ ‘옛것의 재해석‘ 뉴트로 입은 쌀 가공식품

(한국농업신문-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쌀 소비량은 매년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지만, 가공용 쌀 소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 쌀 소비를 촉진할 유일한 방안으로 쌀 가공식품이 주목받는 이유다. 본지는 쌀 소비를 견인하고 있는 쌀가공식품의 트렌드를 소개하며 쌀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혼밥도 맛있게…대세는 ‘가정간편식’
② 차세대 먹거리 ‘실버‧케어푸드’ 뜬다
③ 다양화‧차별화로 엄마들 지갑 연다
④ ‘옛것의 재해석‘ 뉴트로 입은 쌀 가공식품
⑤ 쌀국수, 쌀과자…유럽 소비자 사로잡은 비결은?
⑥ 쌀 가공식품, 쌀의 미래를 엿보다

쌀 소비감소 지속…가공용 쌀 소비량은↑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2018년 기준 쌀 산업 구조 변화’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0㎏으로, 최고치인 1970년 136.4㎏ 대비 무려 75.4㎏(-55.3%) 줄었다.

쌀소비가 1980년(132.4㎏)부터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걷기 시작해 지난 30년(1989-2018년) 동안 연평균 2.3%씩 감소한 것이다.
반면 2000년대 이후 제품 원료로 쓰이는 가공용 쌀의 소비량은 연평균 8.5% 늘었다. 쌀 소비가 많은 업종을 살펴보면 떡류제조업, 도시락·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 탁주 및 약주 제조업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공용 쌀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제는 각 소비층에 맞는 맞춤형 쌀 가공식품 시장이 크게 활성화 될 것이며 얼마나 완성도 높고 안전성을 갖추어 소비자의 눈길을 잡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현재 쌀 가공식품 시장은 확장 중이며, 이로 인해 쌀 소비량 감소, 쌀 과잉 등 다양한 문제 역시 해결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 쌀 가공식품을 대표하는 식품은 떡이었다. 하지만 맞벌이 가족, 1인 가족 등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즉석밥, 가정 간편식 등이 쌀 가공식품의 대표 식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트렌드에 맞춰 젊은 층을 공략해 떡을 대표 쌀 가공식품으로 이끌고 있는 업체들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추억의 맛 그리워”…쌀도 뉴트로 열풍
특히 최근에는 과거 제품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뉴트로(Newtro : 새로운 것을 뜻하는 ’New’와 복고라는 의미의 ‘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함) 트렌드가 식품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전통적인 쌀을 재료로 한 쌀 가공식품업계도 뉴트로 열풍에 합류하는 추세다. 다양한 뉴트로 쌀 가공식품들이 과거 향수를 그리워하는 중장년층부터 새로운 흥미를 추구하는 젊은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공감대를 형성해 폭넓게 인기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

떡류 등의 디저트 제품은 뉴트로 트렌드를 가장 발빠르게 받아들인 쌀 가공품 분야다. 지난달 22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의 ‘2019 쌀가공식품 품평회’에서 TOP10에 선정된 모던밀 주식회사(대표 이소연)의 ‘모던떡스틱’, ㈜영의정의 ‘티라미슈크림떡’ 등은 일반적인 떡에 피자, 크림, 버터, 치즈 등 이색적인 맛을 가미했다. 이들 제품은 뉴트로 열풍과 함께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면서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보다 정확한 소비층을 공략하고 맛과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시장에서 성공 포인트라고 강조한 이소연 대표는 “밀가루로 만든 케이크는 비싼 값을 주고 먹는데, 왜 쌀은 디저트가 안 될까. 하는 생각에서 쌀 디저트를 만들게 됐다”면서 “다른 식품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좋은 쌀로 만들면서 기존의 것과 다른 새로운 맛과 기능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떡과 빵을 조합한 신제품의 등장과 젊은층 사이에 건강 간식으로 떠오른 모나카의 인기도 빼놓을 수 없다. SPC는 1980년대 인기 제품이었던 ‘떡방아빵’을 재출시해 같은 기간 다른 신제품 대비 2배가량 높은 판매 수치를 올렸다. 떡방아빵은 빵 속에 찹쌀떡을 넣어 더욱 쫀득한 맛을 살린 제품으로 떡 함량이 절반에 달한다. 

국민 간식 떡볶이도 뉴트로 흐름에 합류했다. 삼양은 편의점 CU와 손잡고 ‘뽀빠이 간장 떡볶이“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올해로 48주년을 맞은 장수 과자 ‘별뽀빠이’ 특유의 매콤하고 짭짤한 간장소스로 양념한 간장떡볶이다. 상품포장에 별뽀빠이 출시 초기의 디자인과 색을 그대로 사용해 소비자들의 추억을 소환했다.

전통적인 식재료인 쌀을 사용하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우리 식탁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은 쌀가공식품. 뉴트로 등 변화하는 식품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기존 소비자와 새로운 소비자를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쌀이라는 우리 식문화의 정통성을 살리면서도 밀레니얼 소비자들을 끌어안으며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쌀 가공식품 시장 성공 위해선 소비트렌드‧소비자 취향 고려해야
현재 떡류(떡볶이떡, 떡국떡, 밀떡, 츄러스), 간편조리식품(간편떡국, 양파즉석떡국, 국물떡볶이, 라볶이, 마라떢볶이) 등 약 100여 가지의 식품을 선보이고, 기존의 것에 마라떡볶이, 기름떡볶이 등으로 새로움을 더하고 있는 우리농산(대표 이아름)의 쌀 가공식품들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증가하는 간편조리식품의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신제품과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는 이아름 대표는 중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쌀 가공식품 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선 기존의 것이 아닌 현재 혹은 앞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아름 대표는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국내 쌀 가공식품 시장 역시 커지고 있다”면서 “성장하는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소비트렌드와 소비자 취향 등을 고려한 제품 개발과 더불어 홍보‧마케팅 측면에서도 부단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