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시세 절반, 생협 배추값...비결은 '기금' 적립
시중 시세 절반, 생협 배추값...비결은 '기금' 적립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11.07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살림, 두레, 아이쿱 등 포기당 2500~2800원
조합비 일부 적립해 수급.가격 조절 목적 투입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김장 시즌이 도래함에 따라 높아진 배추값이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0월 25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5680원으로 1년 전(3533원)보다 60%가량 올랐다.

배추, 무 등 김장 재료가 되는 농산물의 생육시기에 세 차례나 태풍이 불었던 탓이다.

땅에 수분이 많아 뿌리가 자라지 못하거나 잎 시듦 현상이 나타나는 등 김장철에 맞춰 제대로 여물지 못했다.

지난 2010년에는 포기당 1만2000원을 넘었었다.

이런 가운데 생협 농산물 가격은 시중 소매가격 절반 수준을 유지해 눈길을 끈다.

10월 30일 기준 한살림, 두레, 행복중심, 아이쿱 등 주요 생협의 배추가격은 포기당 2500원 ~ 2800원 수준으로 시중 소매가격의 절반수준이다.

아이쿱 관계자는 '직거래식 유통구조'에 의해 불필요한 마진이 붙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쿱생협의 경우 무농약 사양 이상의 유기농, 무농약 배추를 공급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배경에는 '가격안정 및 재해기금' 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합원들이 내는 조합비 일부를 가격안정 및 재해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적립해 천재지변으로 인한 농산물 수급 불안정, 가격 폭등, 폭락 때 투입헌다.

아이쿱생협 배추공급 담당인 아이쿱농산 엽채양채팀의 김광현 대리는 “아이쿱과 생산자들의 계약생산을 통해 다른 판로를 신경쓰지 않고도 충분한 가격보장을 받는 한편 안정적인 판로까지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며 "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더라도 배추를 비롯한 여타 농산물들을 소비자(조합원)들이 안정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고 전했다.

다른 생협들도 같은 성격의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한살림은 각 회원생협들이 공급액의 0.1%에 해당하는 기금을 적립하고 그 금액만큼 한살림생산자연합회도 함께 적립해 기금을 조성한다. 이 기금은 생산안정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재해를 겪더라도 농업인의 실질소득이 평년 수익의 50% 이상 되도록 하고 있으며 생산자와 농업규모, 작물의 특성 등을 고려해 최대 70%까지 지원한다.

아이쿱생협은 지난해 약 53억여원의 가격안정 및 재해기금을 조성해 2억9000만원을 투입했다. 올해는 배추 농산물 기준 2억10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