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대형마트 찾아다니며 "쌀값 올려달라" 호소
농협, 대형마트 찾아다니며 "쌀값 올려달라" 호소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11.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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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 MD 만나 수급현황 브리핑..."올려 팔아도 된다" 설득
'공급량 6만톤 부족' 농식품부 발표 설명하며 쌀값 지지 '안간힘'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협(회장 김병원)이 수확기 쌀값 지지에 온힘을 다하고 있다.

 

14일 농협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협 직원들은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마트 쌀 구매 담당자들을 찾아다니며 가격 인상을 요청하고 있다. 올해 작황이며 생산량 추이 등을 설명하며 쌀 소매가격을 1000원이라도 올려달라고 사정하고 있는 것.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2019년산 쌀 생산량이 전년대비 약 12만톤 감소한 374만톤이고 수요량보다 6만톤이 모자란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엔 5만톤 공급부족이 예상된다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다.

농협 직원들은 이런 상황을 대형마트 양곡 MD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이같은 농협의 행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본격적인 수확기가 도래하기 전인 9월부터 전국 미곡종합처리장(RPC)들을 방문해 농가로부터 제값을 주고 쌀을 살 것을 요청하고 다녔다.

산지 쌀값을 웬만큼 붙들어 수확기 동안 19만5000원(80kg 한 가마)을 만들어 놓고 내년 단경기(7~9월) 때 20만원대로 올려놓기 위해서였다.

이번엔 소비지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쌀값 지지 활동을 펼치는 건 산지 유통업체들의 경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산지 벼값만 높여놓고 정작 소비지에서 쌀 소매가격이 올라가지 않으면 벼를 비싸게 사서 쌀로 싸게 팔게 되는 산지 유통업체들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식품부 쌀 수급담당 관계자들과 농협 직원들이 팀을 이뤄 대형마트 MD들을 만나고 있다"며 "농협 RPC에도 올해 쌀 공급이 모자란다는 정부 발표를 믿고 벼를 비싸게 사 달라고 독려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확기 쌀값 19만5000원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11월 5일자 산지쌀값은 20kg 정곡 한포대에 4만7382원으로 한 가마에 18만9528원이다.

이 관계자는 "10월 쌀값이 워낙 낮아서 19만 중반대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12월에 20만원이 넘어야 평균 쌀값이 그리 나온다"면서도 "19만~19만5000원은 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11월 5일 기준 산지 농협에 남아있는 구곡은 2만3000톤으로 이달 내 소진될 전망이다. 구곡 물량이 수확기 초입 가격에 영향을 줬지만, 태풍 영향으로 쌀 생산량 부족이 확실시 됨에 따라 업계는 쌀값의 점진적인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