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과 쌀이 친숙해지는 ‘라이스 브릿지’
어린이들과 쌀이 친숙해지는 ‘라이스 브릿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19.12.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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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쌀 간식데이 운영 우수사례 대상 ‘누리봄 어린이집’
학부모들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밥과 쌀 인식 개선

가정간편식(HMR), 편의점 도시락 등이 유행하면서 밥을 하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다. 어른들의 식문화 변화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쌀을 낯설어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기존의 식생활 개선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쌀’을 친숙하게 만들고 쌀로 만든 간식과 밥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어린이집이 있다. 지난달 28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원장 신명식)의 ‘2019 쌀 간식데이 운영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구립 누리봄 어린이집이다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최근 쌀가공식품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쌀로 만든 간식이 넘쳐난다. 이런 간식을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건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쌀’을 익숙하게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집에서 밥을 자주 해 먹지 않는 세대의 아이들에게는 쌀을 볼 기회도 별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쌀을 좋아하게 만들까 고민 끝에 나온 것이 식생활 개선프로그램인 푸드브릿지의 활용이다.

김미희 구립 누리봄 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들이 쌀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친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쌀로 간식을 먹이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 푸드브릿지를 활용해 쌀에 익숙해지도록 라이스브릿지를 고안했다”라고 말했다. 푸드브릿지는 아이들이 싫어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를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익숙하게 만들어 주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서울시 양천구 소재 누리봄 어린이집은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총 17회에 걸쳐 라이스브릿지를 진행했다. 라이스브릿지는 ‘누리와 봄이의 놀이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진행했다.

‘쌀로 간식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부모님과 함께 만드는 쌀 베이킹

누리봄 어린이집 김미희 원장은 푸드브릿지의 4단계 과정을 쌀에 접목했다. 김미희 원장은 단계별로 ▲Art노리 ▲Eco 노리 ▲Book노리 ▲Food노리 4개의 놀이 과정을 만들어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고 아이들에게 환경과 건강, 배려를 함께 교육하는 시너지 효과도 생겼다.

누리봄 어린이집 라이스 브릿지 1단계는 탐색하기 과정은 쌀가루를 활용한 놀이였다. 1주차 Art 노리에서는 오색 米로 정원을 꾸미며 아이들이 쌀과 친숙해지게 만들었다. 2주차에서는 쌀겨를 활용해 싹을 틔우는 친환경적 교육이 Eco 노리-쌀겨 싹 틔우기를 진행했다.

3주차에는 Book노리-’아이 맛있어’라는 쌀을 소재로 한 책을 읽는 활동을 벌였고 4주차에는 엄마와 함께하는 Food노리를 통해 라이스 쿠키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보고, 느끼고, 만지고, 먹어보고, 들어보면서 오감을 통해 쌀과 친숙하게 만들었다.

8월부터 시행한 라이스 브릿지 2단계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간접적 노출 단계로 누리봄 어린이집은 쌀 튀밥을 활용해 아이들이 쌀이 무엇인지 알게 했다. 첫 주 Art 노리에서는 쌀 튀밥으로 집을 만드는 라이스하우스 꾸미기를 통해 아이들이 쌀 간식을 갖고 놀게 했다.

누리봄 어린이집에서 티밥으로 집을 만드는 노리를 하고 있다.
누리봄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티밥으로 집을 만드는 노리를 하고 있다.

쌀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2주차 Eco 노리에서는 쌀 박물관 견학을 진행해 우리나라의 벼농사와 쌀을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3주차 Book 노리는 아이들에게 ‘아가야, 밥 먹자’라는 책을 읽게 하고 이와 함께 액자만들기를 병행했고 마지막 주에는 부모님을 대상을 쌀 베이킹 교육을 실시했다. 부모님과 함께 튀밥을 활용한 수박바 강정을 만들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쌀 간식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했다.

쌀 수박바 베이킹 교육은 쌀 튀밥을 만져보고 맛보며 아이들이 탐핵하게 한 뒤 학부모들은 물엿을 끓이고 튀밥에 색을 입혀준 뒤 아이들과 함께 삼각형 모양의 틀에 물엿을 넣고 튀밥을 넣어 수박바 모양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수박바에 쵸코칩을 박아 수박씨까지 넣은 알록달록한 수박바 강정을 맛있게 먹게 해 친숙하게 만들었다.

3단계는 쌀 간식에 익숙해지는 소극적 노출 단계로 라이스 페이퍼를 활용했다. 1주차 Art 노리에서는 라이스 페이퍼로 동물을 만드는 신비한 동물나라 꾸미기를 진행했고 2주차 Eco 노리에서 마스크 팩을 라이스 페이퍼로 만들어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3주차 Book 노리에서는 지난 단계와 마찬가지로 쌀을 주제로 한 책인 ‘냠냠짭짭’을 읽고 사후 활동으로 얼굴 그림을 라이스 페이퍼에 그리는 활동을 진행했다. 4주 Food 노리에서는 라이스 페이퍼로 스낵을 만드는 쌀 베이킹 교육을 부모님과 함께했다.

마지막 단계인 적극적 노출 단계에서는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햇반을 활용했다. 햇반을 가지고 케이크를 만드는 Art 노리를 진행한 뒤 2주차 Eco 노리에서는 쌀 캐릭터 만들기 활동을, Book노리에서는 ‘모두 함께 김밥’이라는 책을 읽고 김밥만들기 놀이도 했다. 마지막 4주차 Food노리에서는 햇반으로 바람떡을 만드는 쌀 베이킹 부모교육도 진행했다.

집에서 밥먹는 횟수 늘어 ... 학부모 호응도 높아

누리봄 어린이집의 라이스브릿지는 4단계에서 끝나지 않고 5단계 가정과 연계해서 “누리와 봄이의 놀이밥상” 사진전을 개최했다. 집에서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쌀 간식을 만드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전시함으로써 부모와의 연계성을 높였다.

라이스브릿지 진행 후 누리봄 어린이집에서 시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아이들이 쌀에 친숙해지면서 쌀(밥)을 먹는 횟수가 늘었다. 기존 1일 2회 먹는 가정이 대부분이었으나 1일 3회 먹는다고 답한 가정이 증가했으며 쌀(밥)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부모들이 적극 공감했다.

라이스브릿지를 통해 아이들은 Food, Book 노리를 통해 다양한 감각활동을 경험하면서 오감을 자극해 사회성과 신체적 발달을 할 수 있었다. 또한 Eco노리를 통해 쌀 탐색, 유통과정, 호기심 유발시켜 한식문화를 경험하고 바람직한 식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됐다.

이번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food, Book노리를 부모와 함께함으로써 다양한 놀이와 쌀간식만들기로 인해 가정과 연계할 수 있었고 부모와 함께 활동하도록 유도해 가정과 바른 식습관 형성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