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덕분에 달라진 농촌이야기 
드론 덕분에 달라진 농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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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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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줄 잡으며 고된 농약 살포는 옛이야기…드론으로 해결

4차산업혁명과 함께 국내에 도입된 ‘드론’. 농사용드론을 통해 우리 농촌에서 농작업 모습이 크게 바뀌고 있다. 농촌에서 부부싸움을 제일 많이 한다는 경운기를 이용해 논에 농약을 살포하는 작업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또한, 수십시간 걸리던 농약방제 시간도 드론으로 절약할 수 있으며 예전에 경운기를 사주어야 효자소리를 들었지만, 이제는 드론 정도는 돼야 마을에서 행세를 할 수 있을 정도다. 

이젠 약줄 때문에 부부싸움 안해요

"줄 더 풀어?" 
"너무 풀었어. 댕겨~"
"이그 몰라! 당신 맘대로 해! "

매년 논에 약을 뿌릴 때면 줄잡고 씨름하고, 때론 부부싸움까지 했던 K씨 부부는 올해 아세아텍에서 공급한 농업용드론 MG-1S(FPV 카메라 부착형)를 구입하곤 부부싸움을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줄을 잡던 아내는 이제 드론을 조종하는 남편 옆에서 약뿌리며 달아다니는 드론을 지켜본다. 약을 다 뿌린 드론이 돌아오면 충전된 배터리를 건네주거나 남은 약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남편을 거들어 주는 게 전부다. 모니터가 달린 조종기에는 배터리가 없거나 농약이 부족하면 음성으로 친절하게 안내해주기에 미리미리 남편 하는 일을 도울 수 있다. 

올 여름 서천에서 만난 K씨는 드론 덕분에 예전처럼 약줄 때문에 하던 부분싸움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약을 칠 때도 마음 편하게 이런 얘기~저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편하게 일한다. 결혼 초에 '즐겁게 인생 살아가자'는 약속을 이제는 지킬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농업용드론, 아들이 사줬어요

한 집에 같이 살지는 않지만 L씨의 아들은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유명한 자린고비다. 작은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아들 눈치를 봐야할 정도다. 그런데 올해 L씨 집안에는 카메라와 레이더까지 포함해 첨단 기능을 갖춘 농업용드론을 들여놓았다. 

'첨단 농업용 드론이면 아주 비쌀텐데 어떻게 샀을까?" 
짠돌이 아들이 드론을 사줬다는 바람에 동네 사람들은 더 의아해 했다. 

올해 초, L씨는 아들에게 넌지시 농업용드론 구매에 대해 물어봤다. 
"우리도 약치는 드론 하나 사면 어떨까? 요즘 드론으로 약치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저도 얘기 많이 들었어요. 얼른 구입하세요!"

아들의 반응에 오히려 L씨가 놀랐다. 
"얘야. 그런데 내가 돈이 조금밖에 없어서..."
"제가 보태드릴게요."

구두쇠 아들이 돈까지 보태준다고 하는 사람이 L씨는 두번째 놀라면서 이렇게 물었다. 
"아니! 네가 웬일이냐?"
"저도 이젠 약줄 잡기 싫어요." 

이번 여름, L씨는 아들이 사준 농업용드론 덕분에 편하게 약을 칠 수 있었다. 주말이면 내려오는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드론으로 약을 뿌렸다. 줄 잡고 약 뿌릴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정말 쉽고 편했다. L씨에게 동네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은 덤으로 주어지는 행복감이었다. 

 

어라! 조종사 따로, 드론 따로 일하네

지난 7월 말, 전남 함평의 이름 아침. 드넓은 논에 농업용드론이 2m의 높이를 유지한 채 차분히 약을 뿌리며 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드론 가까이에 조종하는 사람이 없다. 

"어라! 드론이 혼자 일하고 있네?"
주위를 둘러보니 2필지 건너쯤 1톤 트럭 근처에 두 사람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가히 희한한 광경이다. 조종기 들고 있는 사람은 가끔 조종기에 내장된 모니터만 쳐다본다. 함께 있는 사람은 친환경 농약을 준비하고, 충전기와 배터리 상태만 확인할 정도다. 

저 멀리서 스스로 일하던 드론이 가까이 다가와 착륙하자. 농약을 보충하고 배터리를 교환한 뒤 조종기 화면 몇 번을 터치하니 다시 드론이 혼자서 다른 논으로 날아가 약을 뿌리기 시작한다. 조종사는 아까처럼 가끔 모니터만 들여다보다가, 이내 짐을 챙겨 다른 논으로 이동한다. 

옆 논에 도착한 두 사람은 농약과 배터리를 점검한다. 가만히 보니 다음 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근처에 드론이 착륙하자 다시 배터리를 갈고 약을 보충한 뒤 비행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는 3필지 옆에 있는 다른 논으로 이동한다. 여전히 드론은 혼자 일을 한다. 

이렇게 드론이 혼자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약을 뿌려야 할 논을 미리 측량하고 저장해 두었다가 언제든 불러와 즉시 일을 시킬 수 있는 기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 제품은 액체 분사장치를 입제 살포장치로 교체해 사용할 수 있다. 

 

그저 카메라 하나 달았을 뿐인데...엄청난 차이

동네 친구 사이는 L씨와 M씨는 올해 농업용드론으로 각각 구입했다. 한 사람은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저가형 조립제품은, 한 사람은 기왕 살 바에 카메라까지 내장된 제품이 좋다는 아세아텍 대리점의 추천으로 최신 MG-1S(FPV 카메라 부착형)를 샀다. 

처음에는 그냥 약만 잘 뿌리면 되지 카메라가 무슨 차이가 있을까 했지만, 실제로 작업 효율부터 편의성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차이가 생겼다. 보통 논 끝까지의 거리는 100m. 카메라 없는 평범한 드론을 사용하는 L씨는 신경을 곤두세워 논 끝지점을 확인하는 반면, 카메라 달린 드론을 사용하는 M씨는 약을 뿌릴 때 논의 끝지점에서 거의 정확하게 정지시켜 다른 논에는 침범하지 않는다. 

이 드론은 조종 교육시험장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격 시험에는 직선으로 50m를 날아가 정해진 범위 내에 정지해야 하는 과정이 있는데, 어떤 시험응시자가 이 드론으로 시험을 보다가 평가관으로부터 조종기 모니터를 보지 말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카메라 있고 없고가 얼마나 큰 차이인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카메라 없는 드론을 사용하던 L씨는 최근 인터넷을 뒤져가며 농업용드론에 카메라 부착 방법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한다. 
 

부르는 이름 달라도 형식명은 같다
MG-1S vs MG-1P

올해 농업용 드론 시장에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제품은 역시 DJI MG 시리즈다. 비행안정성이나 분사 능력 등 성능 대부분이 우수해서다. 그런데 이름(형식명) 때문에 한때 혼란이 있었다. MG-1S와 MG-1P는 동일한 제품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했다. 

잠깐 DJI MG 시리즈에 대해 알아보자. MG 시리즈는 2016년부터 한국 시장에 소개되었다. DJI 최초의 농업용드론 MG-1은 2016년, MG-1S는 2017년부터 국내에 판매되었다. 2018년에는 MG-1S A(Advanced, 이하 MG-1S A), 그리고 2019년부터는 MG-1P가 한국에 공식 공급되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MG-1P를 MG-1S 또는 MG-1S A로 판매해야 한다. 정부지원(융자) 대상 농업기계의 종합검정 기관인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MG-1P가 기존의 MG-1S나 MG-1S A와 동일형식이므로 형식명을 바꾸지 못하고 같은 형식명을 사용해야 한다는 해석이 나와서다. 농업용드론의 제품 형식에서 중요한 것은 카메라나 레이더 등의 부착 여부와는 무관하게 분사 장치에 기준을 두기 때문이다. 

농약 잘 뿌리는데 이름은 아무 의미가 없지만, 형식명 논란도 이젠 정리가 된 상태다. 일명 MG-1P로 불리던 카메라 달린 제품을 한국에서 농업용 드론으로 공급하려면 MG-1S 또는 MG-1S A로 판매해야 한다. 

제품 자체를 구분하는 방법은 이렇다. 같은 MG-1S라는 형식명을 사용하더라도 최신형은 키(578mm)가 더 크고, 드론의 왼쪽 다리에 회색의 원형 레이더가 있으며, 앞부분 상단에는 카메라 렌즈가 부착되어 있는 게 외형상 다르다. 

드론으로 방제를 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부러워하는 이 제품은 세계 드론 1위 기업인 DJI에서 만들고, 현재 한국에서는 아세아텍을 포함해 3곳의 공식 딜러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 1945년 창업한 주식회사 아세아텍은 분무기의 제조, 판매를 시작으로 관리기로 명성을 얻었고, 승용관리기와 SS기, MF 트랙터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기능과 성능에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는 종합형 농업기계 전문회사로 성장했다. 농업용 드론의 경우 세계 최고의 드론 전문회사인 DJI와 공식 총판 계약 후 올해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땅에서 하늘까지 방제기 분야의 전통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