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만평은 농사 져야 시골서 먹고 살아”
“3~4만평은 농사 져야 시골서 먹고 살아”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0.01.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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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전업농전남-농公 장성지사장 간담회
농지 매입단가 등 지원규모 현실화 요청

(한국농업신문= 유은영 기자) “시골에서 농사지어 그냥저냥 먹고 살려면 3~4만평은 가져야 해요.”

지난 10일 한국쌀전업농전남도연합회(회장 이재갑) 임원진과 한국농어촌공사 장성지사 간 가진 간담회에선 예전과 달라진 농업 규모 얘기가 주를 이뤘다.

이날 간담회는 쌀전업농전남도연합회 제24대 정기총회에 앞서 상호간 협력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쌀전업농측에선 이재갑 전남도연합회장, 박광은 해남군연합회장, 이은만 중앙회장, 양동산 중앙회 수석부회장, 서정배 전 중앙회 감사, 구재상 전 장성군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쌀전업농전남도연합회(회장 이재갑) 임원진과 한국농어촌공사 장성지사 윤영일 지사장 간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쌀전업농전남도연합회(회장 이재갑) 임원진과 한국농어촌공사 장성지사 윤영일 지사장 간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은만 중앙회장은 “예전엔 6~7000평 농사지으면 부자 소리 들었는데 지금은 3~4만평은 져야 생활이 가능하다”며 “젊은이들이 2~3년 일하다 가버리지 않고 남아 있게 하려면 그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동산 수석부회장도 “부자의 기준이 옛날하고 많이 달라졌다. 농기계가 엄청 비싼데 농업법인이나 보조를 받을 수 있다”며 “부부가 먹고 살려면 15ha(4만5000평)는 져야 한다”고 동조했다.

양 부회장은 이어 “2030(청년농)한테 축산, 원예, 특수작을 6000평 지원하는데 지난 번 얘기 들으니 아버지가 안 도와줘 연봉이 안 된다고 하더라. 반면 노가다 하루 일당 15만원이면 거의 쌀 한 가마값이다”며 청년농업인의 실태를 전했다.

농어촌공사의 후계농 및 창업농에 대한 지원 규모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영일 장성지사장도 “예전에도 벼농사 500평 지어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쌀 한가마 남는다는 말이 있었다”고 일정부분 수긍했다.

그러면서 윤 지사장은 “광주 인근 땅값이 매년 올라 장성군내에 농지연금을 300씩 받는 사람도 있다. 280만원 수령인도 네 명이다”며 “농민들은 땅 가지고 연금 받아 살면 된다고 내가 얘기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의 각종 지원제도를 잘 활용할 것을 권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광은 해남군연합회장은 “지가는 올랐는데 농지 매입시 공사의 지원금은 3만5000원 그대로다. 적어도 5만원 이상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지사장은 “제도 도입이나 정책 변경시 그런 부분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 장성지사는 새해 ‘농지은행’ 사업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도 군내 이장들 모임에서 홍보 전단지를 배포하고 간단한 설명회까지 열었다. 홍보 전단지는 제도 이해가 어렵다는 민원을 반영해 직원들이 고심한 끝에 사업내용을 5가지로 압축한 것이다.

윤 지사장은 “쌀전업농과 협력해 청년농, 후계농 육성의 발전적인 대안 모색 등 지속가능한 농촌 만들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장성지사(지사장 윤영일)가 농업인이 알기 쉽게 만든 '농지은행 사업' 홍보 전단지.
농어촌공사 장성지사(지사장 윤영일)가 농업인이 알기 쉽게 만든 '농지은행 사업' 홍보 전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