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완 전남 단일화 성공...농협중앙회장 선거 3파전 압축
문병완 전남 단일화 성공...농협중앙회장 선거 3파전 압축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0.01.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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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일 정식후보 등록 전 여론조사 결과 토대로 합의
강호동, 유남영, 문병완 3강 구도...호남권 단일화가 판도 가를 듯
직전 선거 출마 전력 이성희.최덕규, 예상 엎고 현장선 피로감 감지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후보로 나선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과 강성채 순천농협 조합장이 정식 후보등록 하루를 남겨놓고 단일화 협상에 성공했다.

16일 지역농협 및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병완 후보는 전남의 모 지역농협 조합장 주선으로 전날(15일) 이뤄진 물밑 협상 끝에 전남 지역에서 단일 후보로 나서게 됐다.

협상 테이블에선 앞서 13~14일 시행한 전국 대의원 농협조합장(60%)과 광주.전남지역 전농협 조합장(40%) 대상 선호도 조사 결과가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장 선거 구도는 3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우선 예비후보 시절부터 유력한 인물로 거론된 5명은 16~17일 정식후보로 등록할 전망이다.

유력 후보 5인은 문병완, 이성희, 최덕규, 강호동, 유남영 등이다.

문병완 보성농협조합장(5선)
문병완 보성농협조합장(5선)
강호동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4선)
강호동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4선)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6선)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6선)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과 최덕규 전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은 직전 선거인 제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김병원 전 회장과 겨뤘던 전적이 이번 선거에서도 뒷심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많았다.

이 후보는 직전 선거 때 1차 투표에서 김병원 전 회장보다 많은 표를 얻었던 전력이, 최 후보는 막판 투표에서 김 전 회장을 밀었다가 위탁선거법에 걸려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15일 경남과 호남 등 타 지역의 조합장들 사이에서 오가는 하마평을 종합하면 두 후보의 '화려한' 전적에 어울리는 큰 바람은 일으키지 못하는 걸로 전해진다.

각각 3선, 7선의 오랜 조합장 경력이 지지기반에 힘을 더하는 듯했으나 직전 선거 때 여파로 다소 피로감을 느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후보의 경우 이같은 현장의 반응은 최근 모 일간매체의 여론조사 결과와는 상반된 것이다. 이 매체는 지난 14일 전문 여론조사기관을 통한 조사결과 이성희 후보가 14.3%의 선호도를 보여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 후보는 경남지역의 또 다른 후보인 강호동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과 한 차례 단일화 회동을 했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강호동 후보는 4선에다 현 농협중앙회 이사로 대의원을 접촉할 기회가 많아 선거 초기부터 유력하게 거론된 인물이다.

충청권에선 김병국 전 서충주 조합장과 이주선 아산 송악농협 조합장이 표심을 다지고 있다. 현직이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했는지 이 후보 쪽으로 표심이 쏠리는 경향이다.

하지만 지역 내 지지율이 전국으로 확산돼야만 중앙회장 당선을 노릴 수 있다.

결국 오는 31일 치러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문병완, 강호동, 유남영 등이 경합하는 3파전으로 치러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병완 후보는 농협RPC운영전국협의회장으로서(3선) 20년 전으로 추락한 쌀값을 회복시킨 공로를 인정받는 모양새다. WTO 개도국 지위 포기로 인한 농정 혼란 속에서 농업을 지킬 적임자로도 평가된다. 최근 쌀 자동시장 격리제를 담은 양곡관리법의 국회 통과에도 기여한 걸로 알려졌다.

보성농협 5선인 문 후보는 20년 동안 투명하고 공정한 일처리로 지역 농가들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도 얻고 있다. 특히 농민단체 중 최다 회원을 보유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출신이라는 점도 막강한 지지기반이다.

호남권에서 양대 산맥인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과의 단일화 조율이 중앙회장에 다다를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1996년부터 6선째인 유남영 후보는 농협중앙회 이사를 오랜 기간(2004~2007년) 역임했다가 2016년부터 농협금융지주 이사를 맡고 있다. 특히 김병원 전 중앙회장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문 후보와 유 후보는 단일화를 거치지 않고 31일 본선에서 경합을 치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농협 관계자는 “대의원 조합장은 이번 선거에서 과연 누가 농업을 이끌 적임자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여느 때처럼 지역 중심으로 이끌리면 농협은 앞으로도 쭉 ‘개혁 대상’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