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도매가격 연이은 폭락...농가들 '한숨'
돼지 도매가격 연이은 폭락...농가들 '한숨'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0.02.0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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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평균 kg당 2923원…평년 대비 27% 하락
소비자가는 그대로, 소비량 변함없어

(한국농업신문= 이은혜 기자)날이 갈수록 한돈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돈가가 지난 연말부터 꾸준히 하락해 도매가격이 반 토막 나는 폭락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달 31일 돼지고기 1마리 가격은 19만원에 불과해 정부발표 생산비 32만원도 못 건지는 상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원장 장승진)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전국(제주 제외)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등외 제외)은 kg당 2923원을 기록했다. 이는 평년가격(2015~2019)인 4030원과 비교하면 27% 하락, 지난달 평균 가격인 3241원 대비 9.8% 하락한 가격이다. 

반면, 돼지고기의 소비자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 평균 소비자 가격을 살펴보면 삼겹살(국산 냉장)은 kg당 1만6900원으로 평년 평균 가격 1만8270원 대비 7.4%, 전년 평균 가격 17230원 대비 1.9% 소폭 하락에 그쳤다.

실제로 돼지 농가가 판매하는 돼지고기 산지 도매가격과 소비자가격의 차이는 매년 증가했다. 2017년 4.5배였던 가격 차이는 매년 증가해 지난달 기준 5.8배를 기록했다.

이처럼 도매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중이지만 시중 음식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정육점 등에서 돼지고기 최종소비자의 지불 비용은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돼있다보니, 돈가 폭락이 소비 증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어려운 한돈 농가의 실정에 대해 공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돼지고기 소비 부진까지 이어지자 한돈 농가 경영에는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돈가 하락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외식 소비가 둔화하는 상황 속에서 ASF가 발병해 돼지고기 소비 심리는 경직돼 있다. 연말연시는 물론 설 명절 특수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하태식)는 한돈 농가를 살리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운영하며 소비촉진 전방위 대책을 펼쳐 가격 안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앞으로 한돈건강밥상 기획전과 한돈인증점 할인행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은 “연일 이어지는 돈가 하락으로 인해 한돈 농가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다”며 “외식과 외출이 적을 때일수록 국민 밥상 주재료인 돼지고기 요리를 즐기고, 국민들이 나서서 한돈 소비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