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농가경제 직격탄…농산물 소비 감소로 채소 가격 폭락
코로나바이러스 농가경제 직격탄…농산물 소비 감소로 채소 가격 폭락
  • 연승우/유은영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0.02.1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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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등 행사 취소 화훼농가 울상
돼지고기 소비 위축...농촌인력 수급 차질

(한국농업신문= 연승우/유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산하면서 농가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화훼소비가 가장 많은 졸업식 등 행사가 취소되면서 화훼농가들은 울상이다. 여기에 외식마저 감소하면서 농산물 소비도 줄어 겨울채소 가격이 폭락 수준에 이르렀다.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회사 내에서도 회식하지 않고 직장인들이 일찍 귀가하면서 외식 산업이 어려움을 겪자 농산물 소비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비부진으로 인해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무는 평년 대비 34.5% 하락했고, 양파 10.6%, 건고추 13.8%, 깐마늘 40.3%, 대파 38.6%, 시금치 53.2%, 청상추 63.5% 등 하락폭이 매우 크다.

국내산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자 수입농산물도 자취를 감췄다. 이광영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코로나 때문에 범람하던 수입 채소가 자취를 감췄다”며 “하지만 전반적으로 채소 소비가 줄어 큰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행사 취소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농가는 화훼농가들이다. 졸업식과 입학식이 열리는 2월부터 5월까지가 대목인 화훼농가들은 졸업식과 입학식은 물론 민·관·기업이 준비해온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며 덩달아 꽃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장미가격은 지난해 설 이후 네 번째(2월 15일) 열린 절화 경매에서 평균가격이 1만원대였지만, 올해 설 이후 네 번째(2월 5일) 경매에서는 4000원대까지 폭락했다.

유통기한이 짧은 화훼는 경매가격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판매할 곳도 없고 저장할 수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미를 폐기하는 농가도 나오고 있다. 경매에서 유찰되면 다른 채널을 통해 판매하지 않고 곧바로 폐기하는 것이다.

돼지고기 가격도 폭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로 인해 돼지고기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바이러스까지 확산되면서 당분간 가격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농촌 인력수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제도 운영을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계절근로 비자인 C-4, 체류기간이 최대 5개월까지인 E-8 비자 발급이 중단되면서 농촌에서는 일손 구하기가 한층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아직은 축산농가 등에서만 일손이 필요하지만 3월 이후 영농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농촌에서는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장관이 지난 6일 충남 아산시 소재 외식업소 및 연세유업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중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애로와 건의를 청취하고 있다.
김현수 장관이 지난 6일 충남 아산시 소재 외식업소 및 연세유업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중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애로와 건의를 청취하고 있다.

한편, 외식업계 소비가 감소하자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6일 충남 아산 소재 음식점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응한 위생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영업 손실 상황과 외식산업의 어려움에 대해 청취했다.

김현수 장관은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식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상황을 심각하게 판단하고 있으므로 업계의 피해 상황을 지속 점검하면서,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외식업계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외식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매장과 조리시설 등 전반에 대한 위생환경 개선에 더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같은 날 중국 수출기업인 연세유업을 방문해, 수출 우유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애로와 건의를 청취했다.

김 장관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서 신종 CV 발생으로 인해 우리 경제, 특히 수출기업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며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8면>

연승우, 유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