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쌀, 남해군만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
“보물섬쌀, 남해군만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0.02.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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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쌀전업농-남해농협RPC, 고품질쌀 생산 총력
오랜 연구 끝 최고의 밥맛 비율 적용, 멥쌀과 찹쌀 8:2
관내 식당 보급, 소비자 반응 살펴...맛.품질 검증
남해군농협RPC, 조곡 전량 수매로 생산자 유통부담 절감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오직 남해군만이 만들어내는 쌀, 그리고 맛있는 쌀. 이 두 가지가 쌀 출시하게 된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3년간의 긴 노력 끝에 남해군만의 쌀인 ‘보물섬쌀’이 야심차게 출시됐다. (사)한국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회장 류창봉)는 남해군만의 브랜드 쌀인 ‘보물섬쌀’을 최근 출시했다. 남해군연합회에서 자신 있게 선보인 보물섬쌀은 지난 3년간의 수많은 시도와 검증을 거쳐 탄생한 군의 고품질 쌀이다. 

새롭게 출시된 '보물섬쌀'
새롭게 출시된 '보물섬쌀'

멥쌀과 찹쌀을 8:2로 혼합=밥맛의 비결
보물섬쌀은 멥쌀과 찹쌀을 8:2의 비율로 혼합해서 만든 쌀이다. 이때 멥쌀과 찹쌀은 각각 새일미와 백옥찰이라는 품종을 사용하고, 이 혼합비율은 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에서 오랜 연구 끝에 밝혀낸 밥맛이 가장 좋은 비율이다. 

새일미는 밥쌀용 고품질 쌀로써 밥맛이 양호하고, 남해군을 포함한 영호남 지역에서 수량이 준수한 멥쌀이다. 또 백옥찰도 영호남 지역에서 재배 가능하고 찹쌀의 품질이 양호한 품종이다. 이 두 품종은 모두 중만생종으로 키가 비슷하기 때문에 동시에 수확할 때 용이한 점이 있다. 연합회에서는 이런 품종별 특징까지 모두 고려해 혼합에 들어갔다.

일반적인 혼합미와 다르게 보물섬쌀은 재배 과정 중 이앙 단계에서 혼합이 이뤄진다. 멥쌀과 찹쌀을 각각 재배·수확해 도정을 거쳐 혼합하는 게 아니라 이앙 단계에서부터 일정한 재배 간격과 수량을 정해 혼합이 이뤄진 채로 함께 재배되는 것이다. 이에 수확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혼합이 되고, 이후 도정과 포장까지 혼합된 채로 진행된다. 

이러한 혼합방식은 자가용으로 생산되는 쌀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농가에서 밥맛이 좋은 쌀을 얻기 위해 일정 비율로 혼합·재배하는 방식을 보고 이를 고품질 쌀을 재배하는 방식에 적용했는데, 이앙 단계에서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 방식으로 재배했을 때 밥맛이 가장 좋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8:2의 비율을 정한 것은 아니었다. 시식회를 열거나 관내 식당에 보급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폈고 관광객들의 선호도까지 조사해, 맛과 품질에 대한 검증을 실시했다. 다양한 비율로 검증을 실시한 결과, 멥쌀과 찹쌀의 8:2 비율을 선택하게 됐다.  

생산 까다로운 만큼 자부심 커
연합회와 더불어 남해군농협RPC(미곡종합처리장)의 역할도 보물섬쌀을 만드는데 크게 일조했다. 남해군농협RPC는 보물섬쌀을 만드는 조곡을 전량 계약재배로 수매해 생산농가의 유통 부담을 덜어줘 농가가 생산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군에서 지원해주는 비용과 함께 RPC에서도 매입장려금을 지원해 농가의 소득을 보완했다.

이광이 남해군농협RPC 지점장은 “RPC에서는 원가적인 측면에서 손실이 있지만, 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와 함께 남해군을 대표하는 브랜드 쌀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사명감이 커 당장의 손해는 감수할 수 있으며, 앞으로 인터넷 판매와 더불어 전국에 유통하고 더불어 쌀전업농은 생산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창봉 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장은 보물섬쌀을 출시하게 된 목적으로 두 가지를 언급했다. 바로 남해군에서만 생산되는 대표 고품질쌀 브랜드 확보와 남해 쌀의 미질이 좋지 못하다는 인식을 개선하고 밥맛이 좋은 쌀을 만드는 것이다. 

류 회장은 “남해군에서 생산되는 쌀은 벼와 마늘의 이모작으로 미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를 바로잡고, 남해군 쌀도 충분히 맛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보물섬쌀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창봉 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장이 '보물섬쌀'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류창봉 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장이 '보물섬쌀'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보물섬쌀을 재배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이앙이다. 다른 혼합미와 다르게 이앙 단계부터 두 품종을 혼합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 두 품종 중 백옥찰의 수량이 새일미보다 적기 때문에 단일미로 재배·수확 했을 때보다 수확량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류 회장은 “재배 과정의 번거로움이나 수확량 부족 등 보물섬쌀 생산에 단점이 있지만 이러한 점은 남해군의 대표 고품질쌀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기초작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고품질 쌀을 생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고, 남해군 쌀이 맛도 좋다는 인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남해군의 보물섬쌀은 지난 설 명절을 전후로 시중에 유통됐다가 잠시 중단된 상황이며, 오는 7~8월 남해군을 찾는 관광객을 상대로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보물섬쌀의 시중 판매가는 5만3000원이다.

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에서는 100여명의 회원들이 보물섬쌀 생산에 동참하고 있으며, 올해는 더 많은 농가가 참여를 희망하고 있어 앞으로 생산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