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먹거리정책] 국가 푸드플랜…민·관 협치 플랫폼 구성해야
[기획-먹거리정책] 국가 푸드플랜…민·관 협치 플랫폼 구성해야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0.02.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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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먹거리연대 “먹거리 공공화·사회화에 머리 맞대야”
‘지자체 먹거리정책 추진현황과 향후 과제’ 토론회 개최

농식품부, 하반기에 ‘국가 먹거리 종합전략’ 발표

지역 먹거리 생산-유통-소비 활동 하나로 묶어

농민은 판로 확보,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 공급

건강 복지 주거 교육 문화 등 통합적 생태계 구축

 

민간 참여하는 ‘커뮤니티 푸드시스템’ 도입

주민자치 ‘사회적경제’ 활성화로 고용창출

취약계층 돌봄까지 생활 전반에 선순환 체계

“모두에게 안전 먹거리 공공조달체계 구축을”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전국 먹거리 종합정책인 ‘푸드플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선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의 영역에서 통합적인 정책 수립이 앞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헌중 지역재단 상임이사는 지난 19일 ‘지자체 먹거리정책 추진현황과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먹거리정책 관련 여러 부처와 부서간 업무가 분산돼 시행되다보니 전국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정책을 세우기 어렵고, 따라서 푸드플랜 추진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 생산과 진흥을, 해양수산부는 수산물 생산 및 유통을, 식약처는 식품안전, 보건복지부는 건강.영양 관리를, 교육부는 학교급식, 국방부는 군대급식 관리 등 같은 먹거리에 대해서도 책임 영역이 달라 업무의 중복 뿐 아니라 혼선이 빚어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허 이사는 “모두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보장하는 공공조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민.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플랫폼 구축과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역공동체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것이 먹거리 정책의 선진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시사점이라고 강조했다.

‘푸드플랜’은 지역 먹거리의 생산과 유통, 소비와 관련된 활동을 하나의 선순환 체계로 묶어 지역 주민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식품을 공급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환경보호를 유도하자는 취지의 종합적 먹거리 관리 시스템으로 대통령 공약사항이다. 로컬푸드 직매장, 지방정부·공기업 구내식당, 학교급식 등을 중심으로 신선하고 안전한 지역농산물을 공급·소비하는 것이 푸드플랜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역단위 먹거리 선순환체계를 구축하는 '푸드플랜' 선도 모델로서 공공기관.군대 급식을 중심으로 로컬푸드 확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11월 나주 혁신도시 공공기관 및 강원 화천, 경기 포천 등 접경지와 로컬푸드 공급 확대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일 전남 나주의 한국농어촌공사 구내식당에서 ‘로컬푸드 데이’가 열리는 장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역단위 먹거리 선순환체계를 구축하는 '푸드플랜' 선도 모델로서 공공기관.군대 급식을 중심으로 로컬푸드 확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11월 나주 혁신도시 공공기관 및 강원 화천, 경기 포천 등 접경지와 로컬푸드 공급 확대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일 전남 나주의 한국농어촌공사 구내식당에서 ‘로컬푸드 데이’가 열리는 장면.

 

농식품부는 우선 지역단위 푸드플랜 활성화에 이어 국가단위 푸드플랜 활성화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푸드플랜 수립에 나서고 있다.

구미시와 고창군, 괴산군, 부안군 등은 각각 이달 초 연구용역 보고회를 갖고 푸드플랜 수립에 속도를 냈다.

전북도는 농식품부가 국비 1억원을 지원하는 ‘지역단위 푸드플랜 구축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도는 푸드플랜 수립에 필요한 지역 먹거리 실태조사와 지역 푸드플랜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 오는 12월까지 먹거리 정책 마스터 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시와 경기도, 대전시, 충남도, 경남도, 제주도가 연구용역을 완료했다.

이날 토론회는 푸드플랜 추진현황과 시민사회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전국먹거리연대 주관으로 정의당 국민안전먹거리특별위원회, 녹색당 농업먹거리특별위원회, 민중당 등 국회와 공동개최했다.

조완석 전국먹거리연대 상임공동대표(한살림연합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현재 전국 곳곳에서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보장하는 푸드플랜을 수립중에 있으며 농식품부에서도 먹거리 종합 실행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푸드플랜과 연계해 전국먹거리연대와 함께 먹거리정책에 대한 종합적 접근과 방향을 제시해 민.관이 연대하는 플랫폼 구축이 매우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건강한 먹거리는 국민 모두가 보편적으로 함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로 먹거리의 공공화와 사회화는 이미 시대적 과제가 됐다. 도시와 농촌, 생산자와 소비자는 물론 민과 관, 정치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농업단체, 급식운동단체, 한살림을 비롯한 생협단체 등 20여 단체가 참여하는 전국먹거리연대는 지난해 11월 20일 출범했다.

농식품부와 지자체가 유통 중심적 사고에 기반한 먹거리종합전략 수립에서 탈피해 먹거리의 생산 가공 유통 소비 처리 순환 단계를 포괄하는 체계를 담아내도록 푸드플랜 관련 정책 개발 및 제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 정책과 민간 커뮤니티 연결해야

이날 토론회에선 주민 참여와 지역재생 운동이 뒤따르는 민.관 협치 플랫폼의 구축이 시민사회 과제로 제시됐다. 지자체가 짜는 지역 먹거리정책과 해당 지역의 민간 커뮤니티를 연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커뮤니티 푸드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지역의 모든 자원을 모아 연결해 민간이 주도하는 지역플랫폼 형성을 지원한다. 이어 시민 간 소통과 공감, 신뢰를 활성화해 플랫폼의 참여조직을 확대하고 연대를 강화한다. 그러면 주민자치의 다양한 먹거리공동체가 육성되고 이를 민.관 거버넌스와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조직화하면 순환과 공생의 지역공동체가 실현된다는 것이다.

허헌중 이사는 “시민자치와 민.관협치에 의한 푸드플랜이 실행되면 농업인은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고 소비자는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받아 지속가능한 농업의 토대가 마련된다”며 “도농상생은 물론, 급식 생협 농민 등 공동체 중심의 사회적경제 활성화로 인한 고용창출과 유지, 건강 복지 주거 교육 문화 등 주민의 생활 전반에 걸쳐 통합적인 선순환 체계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광역지자체 푸드플랜이 확산되면서 광역 먹거리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역 푸드플랜 빠르게 확산...중앙부처간 협력, 인프라 확충, 법제도 정비 지연

국가 푸드플랜 관련한 기초연구는 2017년 이후 3건 정도 진행됐지만 본격적인 국가 푸드플랜 수립은 올해 진행된다. 농식품부는 하반기 농특위 주관으로 국가 먹거리 종합전략을 수립, 발표할 예정이다.

로컬푸드와 공공급식 중심의 지역 푸드플랜은 정책적 뒷받침에 의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앙부처간 협력, 인프라 확충, 법제도 정비 등은 지체되는 것으로 지적된다.

김종안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이사장은 “통합적 먹거리정책이 국가적 과제로 설정되고 단기간 내 전국으로 확산된 것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기후변화와 양극화, 남북협력 등 국가적 과제를 반영한 중앙정부 차원의 통합적 먹거리정책과 추진체계 마련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성과로는 학교급식, 공공급식, 군납 등에 로컬푸드 공급 확대와 국민적 소비 확산, 중소가족농 정책 강화로 농업정책의 사각지대 해소, 먹거리관련 시민사회 연대 강화 등이 꼽힌다.

 

도농상생 위한 급식법 등 제정 서둘러야

유엔식량농업기구는 2015년부터 지난 4년 동안 지구촌의 기근이 증가하고 있다며, 그 주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2030년까지 세계 인구가 83억명으로 늘어 식량 수요는 약 50% 증가할 것이지만 기후 위기 심화로 식량생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엔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제로로 만들어야 지구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위기를 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 일환으로 농업 또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관행농법에서 탈피해 유기농업과 농생태학에 기반을 둔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2017년 세계 187개 도시가 참여한 밀라노 협약 회의에선 ▲먹거리 불평등 해소 ▲먹거리 접근성 강화 ▲먹거리 불안 해소 ▲먹거리 사슬 강화 및 촉진 ▲지구생태 기여 등이 주요 도시들이 각각 추진하는 먹거리정책의 주요 목표로 제시됐다.

배옥병 더불어민주당 먹거리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같은 국제적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 먹거리 정책도 기후위기와 에너지위기, 먹거리위기에 대응한 범국민적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 누구나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는 국민먹거리보장기본법 제정과 가공식품까지 non-GMO로 공급할 수 있는 학교급식법 전면 개정, 1700만 공공급식에 로컬푸드 중심 조달체계 구축을 위한 도농상생 공공급식지원법 제정을 입법과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520만명으로 추산되는 취약계층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는 국민영양지원, 1~2인 가구의 먹거리를 돌보는 밥상공동체 조성 지원, GMO완전표시제와 건강한 먹거리 공급을 위한 공공급식 최저가입찰 폐지 등과 관련한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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