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면적 줄여 수급조절 어려워…생산 맞춤형 등 새롭게 접근해야”
[인터뷰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면적 줄여 수급조절 어려워…생산 맞춤형 등 새롭게 접근해야”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0.02.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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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타작물재배 효과 없어, 농가 혼란 가중
올해 쌀전업농 참여 미지수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면적 줄여 생산량을 조절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필요하다고 해 우리 쌀전업농이 앞서 2년 적극참여해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타작물재배 자체가 수급조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시켜 주었는지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올해 역시 목표면적 및 예산을 축소한 가운데 다시 타작물재배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작물재배사업을 두고 쌀 재배 농가들은 사업의 필요성 및 효과에 의문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타작물재배사업의 시행을 앞두고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을 만나 올해 진행될 타작물재배사업을 살펴봤다.

-올해도 타작물재배사업이 진행될 예정인데 성공할까.
결론적으로 볼 때 총 3년에 걸쳐 진행된 타작물재배사업의 효과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작물재배사업으로 인해 쌀 생산량이 줄었다는 부분은 인정한다. 하지만 예상한 만큼의 성과를 얻은 것인지, 사업 진행에 있어 농가 손해는 없었는지 등을 고려했을 때 결론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농정책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올해의 경우 목표면적과 예산이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야 많겠지만 쌀 생산자 입장에서 볼 때 지속성 없는 사업을 통해 오히려 농민들만 혼란스럽고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년, 3년이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장기적 정책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당장만 급급한 정책을 운용하다 보니 결국 농가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결국 농민 의견 수렴 없는 타작물재배사업은 올해 역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생각한다.

-타작물재배사업을 평가한다면.
실패한 농업정책이라고 본다. 농가의 호응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강제성만 가지고는 안된다. 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은 쌀 산업 발전을 위해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참여했다.

벼를 심었을 때 소득과 타작물재배 시 농가에서 체감하는 이득은 없다. 오히려 손해만 있을 뿐이다. 단순히 면적을 줄여 생산량을 줄여나가는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고품질쌀로 유도하고 더불어 밭작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농기계 정책 등이 함께 이뤄졌어야 한다.

2년 한시적으로 정책을 진행하다 보니 함께 진행되는 사업들도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정책이 단기적이라서 미래를 보고 참여하는 농가가 없었다.

-올해 타작물재배사업 목표면적·예산이 대폭 줄었는데.
지난해 쌀 수급은 타작물재배사업 보다는 태풍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쌀 수급불안정 문제는 단순히 생산량의 문제가 아니다. 수입쌀부터 소비량 감소 등 다양한 문제가 섞여 있다고 봐야 한다.

문제들을 하나 하나 풀어나가지 않고 단순히 생산량만을 문제로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올해도 결국 타작물재배사업은 초라한 성적표는 물론 예산만 낭비하는 정책이 될 것이다.

-타작물재배사업 어떠한 부분이 보완돼야 하나.
타작물재배사업을 통한 수급조절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타작물재배사업이 아닌 생산 맞춤형으로 가야 한다. 고품질쌀 생산을 통해 생산량은 자연스럽게 줄이 돼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한 타작물재배사업으로는 이제 한계가 있다. 생산 맞춤형과 동시에 쌀이 갖는 가치를 알리고, 가치를 인정받을수 있다면 그것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 이와 더불어 기존의 수매제도가 아닌 새로운 다양성을 갖는 수매제도를 도입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역시 타작물재배사업 참여를 독려할 계획인지.
우리 쌀전업농은 그간 정부의 농정책을 믿고 따라왔다. 하지만 그 결과 쌀전업농의 참여 노력에 비해 정책 수립 과정에서 쌀전업농의 의견 수렴에는 정부가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정부 정책에 맞춰 가야할지 고민을 해봐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쌀 목표값 설정, 공익직불제, 개도국지위포기 등 우리 농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수렴하고 들으려 했는지 궁금하다.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정책이라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우리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움직일 계획이다. 타작물재배사업도 마찬가지다 쌀전업농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이라면 과거처럼 무조건적으로 따라가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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