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쌀과 마스크, 그리고 식량자급률
[사설] 쌀과 마스크, 그리고 식량자급률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0.03.1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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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코로나 19가 확산되자 보건당국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라며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국민에게 당부했다. 대구에서 대규모 감염이 일어나자 마스크는 품귀현상을 보이며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다.

정부는 마스크를 공급하기 위해 수출물량을 줄이고, 공적 마스크라는 이름을 붙여가며 정부가 직접 시민들에게 배급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많은 오류를 겪어야 했고 시민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몇 시간을 기다려 줄을 섰지만,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기 일쑤였다.

쌀은 구하기 쉬웠다. 소비자들은 인터넷 쇼핑이나 대형할인점에서 손쉽게 쌀을 구할 수 있었고 사재기할 필요도 없었다. 그동안 무겁고 양이 많다고 외면받던 20kg짜리 쌀도 판매가 늘었다. 마스크보다 더 생명에 필요한 건 쌀이지만 오히려 마스크가 대란을 일으켰다.

한국인이라면 매일 먹는 쌀의 자급률은 100%를 상회한다. 쌀을 수입하지 않아도 우리 국민이 먹을 쌀은 100% 공급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공공비축미로 70만톤이 저장돼 있다. 공공비축미는 전쟁, 자연재해 등 유사시에 국민이 2개월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양의 쌀을 정부가 비축해 놓는 제도이다. 즉 우리는 2개월치 쌀도 가지고 있다.

쌀 자급률 100%는 하루 이틀 만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1970년대 식량증산의 시대를 거쳐 쌀 전업화를 통해 이룩한 자랑스러운 업적이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쌀을 살 수가 있었다. 쌀 자급률이 100%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같은 전세계적 위기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쌀을 공급할 수 있을지 되돌아봐야 한다. 공적 마스크가 주는 교훈을 쌀에서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