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마스크가 쌀이었다면
[데스크칼럼] 마스크가 쌀이었다면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0.03.2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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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유은영 부국장) 새해 벽두부터 이어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서 모두가 주목하는 화제의 주인공은 코로나가 아닌 ‘마스크’가 아닐까 한다.

2월 20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04명을 기록하고 최초로 1명이 사망했다. 그로부터 나흘만인 24일 누적 확진자 수가 833명으로 폭증하자 정부는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마스크 대란이 본격화된 건 이 때부터다.

1년 전 100장에 5만원이 채 안 되었던 KF94 마스크는 무려 40만원으로 8배나 뛰었다. 대형마트고 편의점이고 약국이고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었다. 마스크를 사러 새벽부터 마트 앞에, 약국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최초 확진자는 30대 중국인 여성으로 1월 20일 발생했다. 중국에서 감염병이 최초 발생한 때는 지난해 12월이지만 이때부터라도 신속히 마스크 대란에 대비했다면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앞다퉈 줄을 서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정부가 마스크 수출을 금지하고 공적 수급을 시작한 건 그로부터 한 달도 더 지난 2월 26일부터다. 또 경찰서에 전담팀을 꾸리고 전국이 합동으로 마스크 사재기 특별단속에 나선 건 그로부터 이틀 뒤인 2월 28일이다.

마스크 공적 판매에 이어 이달 9일부터는 생년에 따른 요일별 구매와 1인당 구매 매수를 2매로 제한하는 ‘마스크 5부제’ 시행을 시작했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처가 해외 각국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 68%가 현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칭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54.8%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마스크는 구하기 어렵고 공적 수급용 외에 6~8배 폭등한 가격도 그대로다. 사재기와 매점매석으로 적발된 마스크 업자와 일부 시민들에 관한 뉴스도 연일 보도되고 있다. 24일엔 부산에서 옛 직장 비품창고에 있던 방역마스크 3000개를 훔쳐 판 일당이 검거됐다는 소식도 전파를 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조치 때문이다. 마스크가 국민의 주식인 쌀이었다면, 전국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급진적인 비유 같아도 코로나19가 돌 줄 누구도 예상 못했듯 생산이 줄고 수입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곡물값이 100배, 200배로 뛰는 곡물파동이 다시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 때는 생년 끝자리 기준으로 지정된 요일에만 쌀 2홉씩만 사게 하는 '쌀 5부제'를 시행할 건가?

정부는 벼 재배면적 줄이기와 직불제의 개편 등 쌀 생산량 축소를 위한 각종 정책을 펴고 있다. 비상시에 대비한 장기적인 안목을 담아 추진하는 정책이라면 염려 없겠지만, 후속조치에 불과한 코로나19 대응방식을 보면 그럴 것 같지 않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찬사를 보내는 건 미국과 캐나다, 이태리, 일본 등 선진국들이다. 누가 보아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처에 신속한 대응이라며 찬사를 보낸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선진국의 기준에 대해 검토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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