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강풍에 산불 위험 ‘매우 높음’
주말 강풍에 산불 위험 ‘매우 높음’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0.04.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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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으로 산불확산 최대 78배 빨라져
비화 현상에 불똥 2km까지 날아가기도
산림인접지역 소각행위 근절 당부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식목일, 청명·한식이 이어지는 오는 4~6일은 건조주의보와 강풍특보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어 대형산불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강원·경북 동해안 일부 지역의 산불위험지수가 ‘매우 높음(심각)’ 단계에 접어드는 등 산불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에서는 산불확산에 바람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수평풍동실험장치’ 및 ‘비화 생성 장치’를 개발해 실험에 들어갔다. 

산림과학원은 실험 결과, 강풍에 의해 산불의 확산속도가 최대 78배까지 빨라질 수 있으며, 불똥이 날아가 산불이 다른 곳에 옮겨붙는 비화(도깨비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0년 동해안, 2005년 양양, 2019년 고성·강릉 산불 등 피해면적이 넓은 대형 산불은 대부분 건조한 날씨와 강하게 부는 편서풍의 영향을 받아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발생했던 고성·강릉 산불 당시, 순간 최대풍속은 ‘나무가 뽑힐 정도’인 초속 35.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과학원의 ‘수평풍동실험장치’ 실험결과, 무풍·무경사 조건에서 발화된 불은 분당 약 0.19m의 느린 속도로 이동했으나, 풍속 6㎧ 및 경사 30° 조건에서 불의 이동속도는 분당 최대 15m로 약 78배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화 생성 장치’를 통해 불똥을 생성해 날리는 실험에서 풍속 5㎧의 바람이 불 때 불씨가 7~8m가량 날아가 떨어진 곳에도 불이 옮겨붙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해 비화 현상으로 고성·강릉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의 불똥이 산과 하천을 뛰어넘어 2km까지 날아가는 것이 관측되기도 했다.

서경원 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박사는 “강한 편서풍이 불면 사소한 불씨로도 대형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산림인접 지역에서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거나 산소 주변의 쓰레기를 태우는 것은 정말 위험한 행위”라 전하면서 “한순간의 실수로 인명·재산 피해는 물론, 오랜 시간 가꾸어온 산림이 잿더미로 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불 비화 실험(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