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계도의 문제...가락시장도 5년간 43건 적발
'전대' 계도의 문제...가락시장도 5년간 43건 적발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0.04.06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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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매인 출하대금 미납사건 여파 지속
도매시장 내 관행 '전대' 행위 따른 부작용
그럼에도 시장도매인 제도의 문제마냥 '매도'
사건의 본질 외면한 '마녀사냥' 없어야

2018년 서울농수산식품공사 강서지사 전수조사

강서시장 내 불법전대 업체 7개 적발

가락시장도 최근 5년간 중도매인 43건 적발

상인사이에서 전대는 '관행'으로 인식

계도.홍보 지속하며 제도 개선책 찾아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임대받은 상가 점포를 다시 세놓는 ‘불법 전대’로 인해 발생한 시장도매인 출하대금 미납 사건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 강서지사(지사장 노계호)는 5월 15일 완료를 목표로 이달 1일부터 강서시장 내 유통실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강서지사 전 직원들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시장도매인 60개 법인 및 3개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등 강서시장 내 모든 유통인들의 영업실태를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 불법전대 여부와 출하대금 미정산, 물량탈루, 이탈영업 등을 확인한다.

특히 도매시장법인에 대해선 농산물을 정상적으로 수집해 중도매인한테 분산시키는지 여부와 중도매인이 경매장에서 영업(이탈영업)하는 경우는 없는지를 집중해서 들여다볼 계획이다.

지사 관계자는 “조사에서 위반행위가 적발되면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도매인 출하대금 미납 사건’은 해당 점포의 상호를 사용해 영업을 하던 불법전대인과 출하자간 개인간 거래에서 촉발됐다. 전대는 임대받은 상가 점포를 다시 세놓는 행위로 '허가권 대여'도 전대로 분류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2018년 제보를 기반으로 강서시장 전수조사를 벌여 불법전대 업체 7개를 적발했었다. 그 중에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시장도매인법인 주인농산도 포함됐다. 공사는 행정처분을 내렸고 불법전대인 이 모씨는 그해 10월말까지 근무하고 주인농산을 떠났다. 모든 게 끝난 것 같았지만, 느닷없이 이듬해 5월 출하자가 못 받은 대금 3억5000만원을 달라며 주인농산 대표에게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정홍기 대표는 소송으로 가려보자며 이씨와 출하자 강씨에 대한 민사소송을 즉시 제기했다.

정 대표는 불법전대가 적발되기 이전인 2018년 2월 출하자 강씨에게 미납 대금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돈을 송금하며 “앞으로 못 받은 대금이 있으면 대표인 내게 연락달라”고 당부했다. 이 때도 강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는 게 정 대표 주장이다.

정 대표는 “난 돈을 주려고 최선을 다했다”며 “아무런 말도 없다가 갑자기 돈 못 받았다고 내용증명을 보냈다. 둘(이모씨와 강씨) 사이에 자료도 없이 거래한 내역을 내가 어떻게 알겠나”고 토로했다.

공사와 시장도매인연합회 등은 문제 해결에 나서 강씨와 이씨 사이에 있었던 일을 조사하고 있다. 법적으로 따지고 들면 이씨는 횡령죄와 배임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보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하지만 시장도매인업체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출하 대금 미납분을 어떻게든 보전해 주기로 한 것이다.

실제 한 농민단체는 지난달 24일 ‘시장도매인제’가 반농민적 거래제도임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라며 공정성 결여, 불투명한 대금정산 문제 등 과거 위탁상 제도와 유사한 형태의 피해 사례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미 시장도매인제는 반대파인 일부 농민단체와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들한테 ‘뭇매’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경매제로 움직이는 가락시장엔 불법전대가 없을까.

공사는 지난해 전수조사에서 가락시장 내 중도매인 전대행위(허가권 대여 포함) 9건을 적발했다. 청과부류와 수산부류 모두 조사한 결과로 최근 5년간(2015~2019년) 적발건수는 43건이다. 이 가운데 최다 적발건수(19건)를 기록한 2016년에는 적발된 중도매인들이 업무정지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공사는 인력을 보강해 대처했다.

강서시장의 시장도매인은 물건의 수집.분산을 혼자 다하는데, 가락시장의 도매법인 역할과 중도매인 역할을 모두 한다고 보면 된다. 가락시장의 도매법인은 물건을 수집해 경매에 부쳐주고 상장수수료를 얻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실제 하는 일이 비슷한 중도매인과 비교해야 한다.

주인농산 정 대표는 “시장도매인제 정착을 위해 내 한몸 희생하며 공사와 협력해 나름 열심히 해 왔다고 자부했는데 명예심에 상처를 입어 밤잠을 못 자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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