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관측팀장
[인터뷰]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관측팀장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0.04.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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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식품 많이 먹지만 양곡소비량에 포함 안돼”

소비자 입맛 변해 쌀 소비 주는 건 대책 없어
등교시간 조정·아침급식…제도적 보완 필요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쌀 소비가 주는 데에는 햇반 같은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의 소비량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원인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학계와 정부, 현장을 취재한 결과 꼭 쌀밥이 아닌 다른 대체식품을 먹어도 끼니를 해결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인식 변화가 쌀 소비량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확인했다.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위원은 이와 함께 대체식품, 특히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의 소비량이 양곡소비량 조사에서 통계로 잡히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때문에 유통업체의 가공식품 매출로 그 소비량을 짐작할 뿐이다.

CJ제일제당의 햇반 판매 매출은 2015년 2220억원에서 2018년 4200억원, 2019년 4860억원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햇반컵반은 190억원에서 1110억원, 비비고죽은 2018년 60억원에서 지난해 670억원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쌀 소비량이 감소하는 가장 큰 원인은.

식문화 변화가 크다. 일본이나 대만도 국민소득이 올라가면서 쌀 소비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우리도 그 패턴을 따라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아침결식의 증가와 통계의 한계를 꼽을 수 있다.

햇반 같은 즉석 가공식품은 양곡소비량 조사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외식 소비량도 통계에 정확히 포함시키지 못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쌀을 먹고 있는데 쌀 소비량 통계에는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밥을 지어먹지 않고 햇반만 소비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통계로 잡을 수 없어 쌀 소비 감소폭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축산물과 쌀 소비량과의 관계는.

고기를 많이 먹더라도 고기가 쌀 소비를 온전히 대체하진 못한다. 고기와 쌀은 보완관계다. 고기 소비가 늘면 쌀 소비도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 고기를 위주로 한 서구식 식생활이 쌀 소비량을 감소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축산물 소비가 늘어 쌀 소비가 줄었냐는 질문에 대해선 100% 맞다고 볼 순 없다.

-쌀 소비량의 지속 하락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쌀 소비량 감소와 함께 식량작물 재배 또한 함께 줄어들거나 변해야 하는데 쌀 소비량 감소율에 비해 농지면적이 줄어드는 폭은 더뎌 수요와 공급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재고물량이 남으면 농가소득에도 문제가 되고,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쌀 소비 감소폭이 현상 유지 또는 완만하게 커지는 형태로 가야 할 것이다.

-대책이 있다면.

소비자 입맛이 변해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 대책이 없다. 그렇지만 쌀을 먹고는 싶은데 환경이 그렇지 못하다면 그 부분은 바꿔줘야 한다. 예를 들어 중고등학생의 등교시간이 일러 아침을 먹고 싶어도 못 먹는 경우가 있고 직장인 또한 그럴 수 있다. 이럴 때 등교시간을 조정해 주거나 아침 급식을 시행하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해 줘야 한다.

소비패턴의 변화를 시장도 맞춰가야 한다. 간편식, 가공식 위주의 소비가 이뤄진다면 쌀 소비도 이런 시장의 변화를 따라 생산이나 가공과정이 변화해야 하고 이를 위한 제도 정비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