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60억원 쓰고도 1인당 쌀 소비 역대 최저
연간 60억원 쓰고도 1인당 쌀 소비 역대 최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0.04.0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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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긍정인식률 매년 2~4% 증가…소비량 감소율 최대
자조금 조성으로 쌀 소비촉진 실질적 홍보 필요

(한국농업신문 특별취재팀)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한해 쓰는 예산은 60억원이다. 최근 6년간 2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사용하고도 쌀 소비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10년 1인당 연간 72.8kg의 쌀을 소비했지만, 9년만에 60kg이 무너져 지난해에는 59.2kg으로 뚝 떨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매년 ‘쌀 소비 활성화 사업’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쌀에 대한 긍정인식 확산으로 쌀 중심의 식습관을 유도하고, 쌀 소비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농정원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약 5년 동안 이 사업에만 139억2000만원을 집행했다. 여기에 쌀 중심식습관 교육 학교 운영사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쌀 소비 활성화 홍보는 크게 ▲긍정 인식 확산 및 사회적 분위기 조성 사업 ▲쌀 섭취를 위한 식습관 형성 ▲쌀 가공식품 산업화 지원 등 3개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쌀중심식습관 교육 학교 운영사업까지 쌀 소비 촉진사업으로 볼 수 있다.

이 활성화 홍보 사업은 주로 언론과 학교 지원이 주요한 사업 내용이다. 쌀 소비 관련 광고, 다큐멘터리 캠페인 제작, 언론 기획기사 등이 홍보사업의 주를 이룬다. 농정원이 2019년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TV, 라디오, 디지털 등 8편의 방송을 송출하고, 42회의 공동기획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농식품부가 2017년 제작한 쌀 소비촉진 캠페인용 동영상 한장면
농식품부가 2017년 제작한 쌀 소비촉진 캠페인용 동영상 한장면

여기에 소셜네트워크(SNS) 콘텐츠 760건을 제작해 확산했다고 농정원 국감 자료로 제출했다. 어린이 놀이 콘텐츠 제작, 천원의 아침밥 캠페인, 쌀 미라클 프로젝트 등을 추진했고, 지난해 초등학교 218개 학교를 대상으로 쌀 중심 식습관 교육을 진행했다.

이런 사업을 토대로 홍보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농정원 ‘쌀 소비 관련 국민인식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나 개별면접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쌀 및 쌀 가공식품 긍정 인식률’은 2015년 91.6%, 2016년 93.1%, 2017년에는 94.2%를 기록했고, ‘쌀 및 쌀 가공식품 구매 의향률’은 2015년 80.9%, 2016년 83.2%, 2017년에는 85.4%를 나타내 매년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 결과라 할 수 있는 쌀 소비는 매년 감소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쌀 소비 홍보를 정부가 주도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 국내산 쌀의 우수성 등을 홍보하기 어렵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식습관 교육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관계자는 “쌀 소비는 우리 국산쌀의 우수성부터 맛과 품질을 중심으로 홍보해야 하는데 현재 정부는 소비촉진이라기 보다는 식습관 중심이라 현실성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쌀 자조금을 하루빨리 설립해 쌀농가 차원의 소비촉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